삼성과의 ‘동맹분열 기운’ 몰고온 구글 ‘픽셀 폴드’

지난달 29일 온라인에 등장한 구글 폴더블폰 ‘픽셀 폴드’의 공식 렌더링 유출 사진. 크기는 139.7 x 78.74 x 12.7 mm로 알려졌다. (사진=에반 블래스, @evleaks)

최근 구글이 삼성을 겨냥한 폴더블폰을 당장 오는 10일 발표하고 다음달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CNBC를 통해서 흘러 나왔다. 지난해 11월부터 구글 픽셀폴드 사진과 렌더링이 줄기차게 나온 가운데 소문 속 픽셀 폴드 등장의 카운트다운만 남았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는 그동안 구글 안드로이드 동맹의 최대 협력자였던 삼성과 구글간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삼성전자가 기존 스마트폰용 검색엔진을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한 것도 어찌보면 이와 무관하다 할 수 업다. 구글 폴더블 ‘픽셀 폴드’ 발표 및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온 만큼 제품 사양, 구글 폴더블폰 등장 관련 파괴력, 이에따른 삼성-구글간 동맹관계 변화조짐 등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CNBC가 확인했다는 구글 픽셀 폴드의 사양, 출시일, 제품 가격, 그리고 나인투파이브구글, GSM아레나 등의 보도와 에반 블래스 등 유명 제품 유출자들이 전한 구글픽셀 사양 및 사진, 미특허청 특허출원 도면도 함께 살펴본다. CNBC의 대부분의 보고서는 앞서 유명 제품정보 정보 유출자들이 이미 전한 소문과도 대부분 맞아 떨어진다.

구글 픽셀 폴드의 사양

지난달 22일 트위터에 등장한 동영상 속의 구글 픽셀 폴더블 도면. 왼쪽부터 펼친 모습과 접힌 모습. (사진=쿠바 보이체호프스키/Kuba Wojciechowski :3@Za_Raczke 캡처)

지난 18일 CNBC는 구글 ‘픽셀 폴드’ 관련 내부 문서와 이미지를 봤고 이를 바탕으로 구글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구체적 사양과 가격, 출시일에 대한 내용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유출 사진과 “카더라” 수준에서 “내부 문서를 직접 봤다”며 그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구글 내부 문서에 따르면 픽셀폴드는 구글 내부에서 펠릭스(Felix)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져 왔다. 구글은 10일 열리는 구글 I/O 행사에서 이 최신 단말기를 발표하고 6월에 출시할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 내용은 지난 3월 나인투파이브구글과 빈 푸투레에 의해 보도된 적이 있다.) 가격은 1,799달러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 픽셀 폴드는 5.8인치 크기의 외부 화면을 가진 포켓크기의 방수형 단말기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CNBC가 본 사진을 보면 삼성 경쟁사와 같은 7.6인치 태블릿 크기의 작은 화면이 책처럼 펼쳐진다. 무게는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 Z 폴드 4보다 약간 무거운 283g이다. 이는 갤럭시 Z 폴드4보다 약 21g 더 무겁다. 문서에 따르면 픽셀 폴드는 구글 ‘텐서 G2’ 칩(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으로 구동된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픽셀 7시리즈폰에 적용된 것과 같은 프로세서다.

하지만 픽셀 폴드는 더 큰 배터리 지속시간을 갖는다. 구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단말기의 배터리 지속시간은 24시간, 저전력 모드에서는 최대 72시간 동안 지속된다. 픽셀폴드는 1700달러 이상에 출시될 예정이며 이는 구글 스마트폰 시리즈 중 최고가 제품이 된다. 구글은 특히 삼성 갤럭시 Z폴드4와 경쟁할 픽셀 폴드가 ‘접을 수 있는 가장 튼튼한 힌지’를 가질 것이며, 단말기 교환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픽셀 폴드 구매자에게 기존 픽셀,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 폰으로 교환할 수 있는 보상을 해주는 내용이다. 또한 자사의 최신 스마트 워치인 픽셀 워치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 대변인은 이같은 픽셀 폴드 발표 내용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지난해 11월부터 구글 픽셀 폴드의 렌더링과 라이브 이미지를 보아왔기 때문에 이미 구글 픽셀 폴드의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이 어떻게 보일지 알고 있다.

구글 픽셀 폴드 이미지 기반의 렌더링은 지난해 11월 프론트 페이지 테크 사이트에서 처음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사진=프론트 페이지 테크)
구글 폴더블폰 픽셀의 다양한 모습. (사진=프론트페이지테크)

하지만 지난달 말 믿을 수 있는 유출자 에반 블래스가 좀더 리얼한 ‘공식적인 것’으로 보이는 접은 모습과 편 모습의 픽셀 폴드 렌더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것 가운데 구글이 조만간 내놓을 단말기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맨 위 사진)

이 이미지들은 픽셀 폴드의 접힌 화면을 보여주지 않지만 이전에 유출된 단말기 디자인과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유출사진-발표 제품 간 일치도가 아주 높은 에반 블래스에게서 나왔기에 제품의 외양이 이렇게 보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구글은 이미 지난 2019년에 폴더블폰 단말기 개발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 2018년 4분기에 미특허청에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했다.

구글이 2018년 4분기에 특허출원한 픽셀 폴더블 도면. (사진=미특허청)

전문가들이 구글의 픽셀 폴드 개발상황을 눈치챈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 12L 소프트웨어(SW)였다. 여기서 발견된 애니메이션이 픽셀 폴드의 가능한 외형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구글의 폴더블폰이 두 개의 화면이 있는 책 스타일의 폴더블폰 형태를 취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구글 폴더블은 당초 종횡비가 22.5:18인 삼성의 갤럭시 Z 폴드 3의 키가 크고 마른 디자인을 닮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나인투파이브구글 등은 펼친 픽셀 폴드는 오포의 폴더블폰인 파인드 N의 사각형 모양을 더 닮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즉 픽셀 폴드 종횡비는 닫히면 18:9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됐다.

하우아이솔브는 지난해 12월 픽셀 폴드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5.79인치이고 내부 디스플레이는 7.69인치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CNBC 보도는 이러한 측정치를 뒷받침하면서 이 장치가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에 방수형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폴더블폰 픽셀의 펼친 뒷 모습. (사진=프론트페이지테크)
구글 폴더블폰 픽셀의 펼친 앞 모습. (사진=프론트페이지테크)
지난달 27일 등장한 구글 픽셀 360도 렌더링의 일부. (사진=하우투아이솔브)

구글 픽셀 폴드 이미지 기반의 렌더링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11월 프론트 페이지 테크의 온라인사이트에서였다. 단말기 렌더링을 보면 링에는 흑요석(검정)과 초크(흰색)의 두 가지 색상이 표시돼 있다. 그러나 최근 유출 사진은 회색 또는 검은색 색조인 ‘카본’과 ‘도자기’ 색상 옵션을 가리키고 있다.

픽셀 폴드의 카메라에 대한 소문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나인투파이브구글은 픽셀 폴드 후면에 1,2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며, 전면과 내부에 800만 화소카메라가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후면 메인 카메라는 픽셀 6 시리즈의 메인 카메라인 5000만 화소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소니의 IMX363 센서를 사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다른 소문에 따르면 픽셀 폴드는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2개의 1200만 화소 카메라, 그리고 800만 화소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개발자 쿠바 보이체호프스키는 픽셀 폴드에 소니 IMX787(6400만 화소) 기본 센서, S5K3J1 (100만 화소)망원 렌즈 및 IMX386(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포함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픽셀 폴드의 내부 전면 카메라는 픽셀 6의 IMX355(500만 화소)일 수 있다.

픽셀 폴드 가격은 최근 CNBC의 보도로 1700~1800달러가 유력한 분위기다. 이 최신 보도에 앞서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픽셀 폴드의 가격이 1,800달러 이하가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는 그간 알려진 1400~1800달러 수준보다 좀더 구체적이다. 한편 지난 3월 BGR은 구글 픽셀폴드가 1800달러짜리 삼성 갤럭시Z폴드4 가격보다 낮은 1,399달러로 낮게 책정됐다고 전했다.

구글 픽셀폴드, 갤럭시 폴드에 위협적일까?

구글 픽셀 폴드에 사용될 텐서 G2 프로세서. (사진=XDA디벨로퍼스)
구글 텐서G2 프로세서 사양. (사진=XDA디벨로퍼스)

사실 그동안 구글의 스마트폰인 구글 픽셀 스마트폰 시리즈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워낙 미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톰스가이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픽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8%에 지나지 않는다. 20%대를 오가는 삼성의 눈높이에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수준이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초기 시장이다. 지난 3월 카운터 포인트는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12% 하락한 12억대로 집계했다. IDC는 올해 이 시장이 1.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IDC는 폴더블폰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출하량이 1420만대에 불과했지만 2022~2027년 기간중 연평균 27.6% 성장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초기시장에서 기선을 잡아야 한다.

구글이 완전히 자체적으로 만든 픽셀폴드 폴더블폰의 파괴력을 보여줄 기회를 제공하리라는 분위기와 전망은 무엇보다도 가격에서 읽힌다.

CNBC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픽셀폴드를 무려 1700달러 이상으로 책정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1800달러 짜리 갤럭시 Z 폴드 4와 직접 경쟁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구글의 픽셀폴드는 어떤 점에서 파괴력을 갖게 될 수 있을까.

CNBC에 따르면 구글은 최소한 지금까지의 여타 중국 경쟁사들과 다른 3가지 정도의 장점을 무기로 삼을 수 있다.

첫째, 구글은 “접을 수 있는 가장 내구성 있는 힌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더버지는 이에 대해 구글은 삼성이 2019년 출시작인 오리지널 갤럭시폴드가 얼마나 화면 실금이 가기로 악명 높은지, 그리고 어떻게 2021년 버전 갤럭시Z 폴드 3 사용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적고 있다.

둘째, 구글은 거의 틀림없이 구글 I/O에서 안드로이드 14를 선보일 것이며, 이는 구글 폴더블폰에 대한 더 나은 지원 기능과 함께 제공될 것이다. (이 운영체제(OS)의 첫 번째 공개 베타는 이미 출시됐다.) 구글은 수년간 다른 제조사의 폴더블폰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지만 다른 픽셀 폰과 마찬가지로 픽셀 폴드에도 독점적 기능상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픽셀 단말기에는 일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전용기능이 있다. 즉, 텐서 프로세서로 구동되는 사진 편집 옵션과 같은 기능이다.

셋째, 픽셀 폴드는 구글의 최신 픽셀 7 시리즈 스마트폰을 구동하는 것과 동일한 칩셋(구글 텐서 G2 SoC)에서 실행된다고 한다. 이는 안드로이드OS와 최적화될 수 있다.

이외에 배터리 사용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결코 만만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구글이 구글 픽셀에 최적화된 OS 기능을 제공하는 등 SW로 장난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구글-삼성, 이미 신경전 돌입···균열까지는 글쎄

지난해 8월 발표된 갤럭시폴드 Z4보다 약간 이른 7월중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 Z폴드5 규격 유출 도면. (사진=더픽셀)
지난달 27일 등장한 구글 픽셀 360도 렌더링의 일부. (사진=하우투아이솔브)

CNBC의 구글 픽셀폴드 발표 및 출시 소식은 구글과 삼성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최근 삼성이 스마트폰용 기본 검색 엔진 공급처를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고, 이어 알파벳 주가가 3.5% 이상 하락했다.

삼성은 그간 구글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연간 30억 달러로 추정되는 돈을 구글에 지불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이에 앞서 빌 게이츠 MS창업자가 이재용 삼성 회장으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갤럭시Z폴드 4를 자랑한 것도 우연치고는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구글은 결국 삼성 갤럭시 Z폴드4, 중국 비보 X폴드, 샤오미 믹스폴드2 등과 경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올해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을 지난해 8월보다 앞당겨 7월에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웨이와 오포와 같은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도 메이트 X3와 핀드 N2 플립 형태의 자체 폴더블폰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 픽셀 폴드 출시가 안드로이드 동맹 균열로까지 극한으로 치닫기는 어려울 것이다.

삼성은 최대 라이벌 애플과도 프레너미, 즉 적이자 친구로 지낼 정도다. 물론 구글에 대한 약한 배신감(?) 정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균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폴더블폰 개척자 삼성전자의 입지는 이 시장이 이제막 시작되니 만큼 일순간에 빼앗기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경쟁자와 파이를 나눠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든 사실이다. 게다가 2025년 애플이 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으로선 더욱더 각고의 기술 혁신에 매진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답은 우리가 경쟁자를 누를 ‘초격차’를 갖는 데 있다. 그리고 경쟁자와 그러한 수준의 격차를 벌릴 토대를 다질 시간도 1~2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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