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유리 깨지는 일은 이제 안녕

▲최근 벤 게스킨이 금이 간 애플의 999달러짜리 최신 아이폰13 프로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웨이보/트위터)

휴대폰을 떨어뜨려 유리가 깨질까 노심초사 하는 일은 이제 안녕!

일반 유리보다 5배나 더 파손에 강한 새로운 형태의 유리가 개발돼 마침내 깨지는 휴대폰 스크린 유리를 사라지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인공은 캐나다 토론대 맥길대 과학자들이다.

이들이 개발한 아크릴과 유리를 섞은 합성재료는 단단하면서도 플라스틱에 가까운 내구성을 제공한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소재는 전복 껍질 안쪽의 무지갯 빛 내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는데 “일반 유리보다 3배나 강하다고 파괴 저항력은 5배나 강하다”고 한다. 동시에 투명성까지 갖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이 개발해 공개한 굴절률을 변화시키기 전후의 합성 유리모습. (A)왼쪽 합성 원형 유리는 불투명하지만 오른쪽 합성 원형 유리는 뚜렷한 글자를 보이면서 스마트폰 화면에 대한 투명성과 적합성을 보여준다. (B) ‘유리+아크릴’ 합성재료의 미세 구조 (C) 붉은 전복 껍데기의 진주층(자개)의 모습 (D)전복 진주층의 미세 구조 (사진=맥길대 앨런 에를리허)

전복 안쪽의 무지갯빛 자개층 구조에서 영감을 얻다

전복의 껍질은 약 95%가 분필같은 연한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순수한 형태로는 매우 부서지기 쉽다. 그러나 껍데기 안쪽을 덮고 있는 자개로 불리는 진주층은 작은 레고 블록과도 비슷한 미세하고 딱딱한 평평한 판으로 이뤄져 있어 아주 튼튼하고 질기다. 이것은 매우 유연해서 껍질이 깨지지 않고 충격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

이 합성 소재가 대량 생산돼 시장에 나온다면 고급 스마트폰을 떨어뜨려도 더 이상 스크린 유리가 부서지지 않게 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A)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의 유리+아크릴 합성재의 미세구조 (B)전복 진주층의 미세구조. 진주층 표면의 벽돌벽을 닮은 구성이 눈에 띈다. (사진=맥길대)

앨런 에를리허 캐나다 맥길대 생명공학부 부교수는 “놀랍게도, 자개는 단단한 재료의 강성과 부드러운 재료의 내구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두 세계 모두에서 최고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은 디자인의 달인이다. 생물학적 물질의 구조를 연구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새로운 물질을 만들기 위한 영감을 주고 때로는 청사진을 제공한다. 이 구조물은 그것을 구성하는 물질보다 3000배나 더 단단해지면서 예외적인 강도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휴대폰에 사용되는 표준 유리를 강화하는 데 담금질과 박판 씌우기(라미네이팅)같은 기술도 도움이 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일단 표면이 손상되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광학적 투명성까지 갖춘 데다 저렴한 양산 능력까지

전복 조개 안쪽의 진주층은 탄산칼슘의 한 형태인 아라고나이트(aragonite)의 작은 육각형 또는 정사각형판으로 구성돼 있는데 벽돌벽처럼 배열돼 있다.

맥길대 과학자들은 조개 안쪽에 있는 진주층 구조를 가져다가 유리 조각과 아크릴 층을 합성해 복제함으로써 쉽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예외적으로 강력한 불투명 물질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아크릴 재료의 굴절률을 변화시킴으로써 이 합성물을 광학적으로 투명하게 만들었다. 굴절률은 빛이 서로 다른 매질 사이를 이동할 때 빛의 속도 변화율이다.

이 팀은 다음 단계는 유리가 색상, 역학 및 전도도 같은 특성을 변경할 수 있도록 스마트 기술을 통합해 깨지지 않는 유리를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진주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전복의 진주층(자개)은 연체동물인 조개(전복)의 안쪽 층으로 서 아름다운 무지개 층이다. (사진=심플리셸스)

주 저자인 알리 아미니 맥길대 박사후 연구원은 “우리는 아크릴의 굴절률을 조정함으로써 아크릴과 유리가 완벽하게 혼합된 진정으로 투명한 합성재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 팀은 세계적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유리는 예외적인 투명성과 경도 때문에 많은 응용분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금이 가고, 충격 저항성과 기계적 신뢰성이 떨어지면 적용 범위가 제한된다. 이 합성재는 제작 방법은 견고하고 확장 가능하며 이 합성재는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유리를 대체할 대안으로 입증된다”고 말했다.

맥길대 연구진은 제조법에 대해 “우리의 복합체는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연속 식각(에칭) 대신 원심분리를 통해 대량으로 제조된다. 이는 저렴하게 양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몇 년전 애플이 인조다이아몬드를 만든다고 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가 무위로 돌아간 일이 있다. 캐나다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 유리가 저렴하게 양산 가능하다니 기대를 해 본다.

단단한 유리를 만들려는 노력은 지난 8월 중국 대학의 연구진에 의해 소개된 바도 있다. 물론 이는 휴대폰용은 아니지만 참고로 소개한다.

중국 옌산대, “다이아몬드보다 강한 유리 만들었다”

가장 단단한 물질인 다이아몬드는 일반적으로 유리를 다른 모양으로 자를 때 쓰이지만 탄소로 만든 새로운 형태의 유리는 이 귀중한 보석보다 두 배나 단단하다.

중국 허베이 칭다오 소재 옌산대(燕山大学) 연구진은 최근 AM-3로 불리는 투명하고 노란 색상의 유리를 공개했는데, 이는 다이아몬드에 깊은 흠집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경도가 높다.

▲중국 옌산대 과학자 팀은 최근 다이아몬드에 깊은 흠집을 남길 수 있는 노란빛이 감도는 투명한 AM-3 유리를 공개했다. (사진=옌산대)

온전히 탄소로 만들어진 이 물질은 비커스 경도계 경도 테스트에서 다이아몬드의 2배에 달하는 113기가파스칼(GPa)을 기록했다. 다이아몬드는 보통 50~70 GPa를 보인다.

톈영준 옌산대 교수팀은 내셔널 사이언스리뷰 지에 게재된 연구 발표 논문에서 “결과적으로 우리의 측정 결과는 AM-III 물질이 강도에서 다이아몬드에 비견되며, 알려진 다른 가장 강한 물질들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 물질에 대해 언급했다.

▲완전히 탄소로 만들어진 이 인공유리 재료는 비커스 경도 테스트 결과 113기가파스칼(GPa)을 기록했다. 이는 다이아몬드 경도(50~70GPa)의 두 배에 이른다. 사진은 이 강화유리로 다이아몬드를 긁은 자국이다. (사진=옌산대)

연구원들에 따르면 AM-3는 다이아몬드를 대체물이 아니지만 태양 전지판의 더 강력한 태양 전지, 기존 모델보다 20~100% 더 강력한 방탄 유리창 개발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총격을 받은 보석상의 방탄유리. (사진=위키피디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톈 교수팀은 실험실 챔버 압력을 25기가파스칼(GPa)로, 온도를 1200℃까지 높임으로써 노란색 유리를 개발했다.

온도 가열은 12시간 이상에 걸쳐 점진적으로 천천히 이뤄졌고 이후 재료가 식는 데에도 그만큼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들은 실험실 챔버 안에 축구공 모양의 탄소 동소체인 풀러렌으로 불리는 물질은 넣었다. 풀러렌은 이러한 조건 하에서 다이아몬드로도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점진적 가열과 천천히 냉각함으로써 극도로 단단한 유리를 만들어 냈다.

톈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AM-3는 내부에 결정체를 가진 유리”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종류의 초강력, 초경도, 무정형 반 도전성 물질의 출현은 가장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용도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탁월한 물질 후보가 된다”고 썼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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