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스타트업 지원기관과 방송학계가 손잡고 디지털 사업자들의 국제 시장 진출이 가져오는 경제·문화적 파급효과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소재 행사장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을 단순히 콘텐츠 유통 창구로만 인식하던 기존 시각을 전환하고, 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과 창작 환경 개선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을 재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계 관계자는 개회사를 통해 한류 콘텐츠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해온 성과를 넘어, 이제는 디지털 서비스 인프라 자체가 국가 위상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국내 온라인 기업들이 단순 중개자가 아닌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산업 구조와 문화 영역 전반에 어떤 전환을 가져올지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원기관 책임자는 환영 발언에서 온라인 서비스 사업의 특성상 초기 구축 단계에서 상당한 자본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최근 투자 자금이 인공지능 분야로 집중되면서 신생 디지털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성장해 소상공인과 창작자 기반을 확보하고 해외로 뻗어나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 인식을 공유했다. 이번 학술 모임이 국내 디지털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일 발표에서는 온라인 서비스 산업의 국제화가 전통적인 제조 부문보다 훨씬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문화 영역에서도 지속 가능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실증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업의 해외 사업 확장을 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기존의 제한 중심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육성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첫 발표자로 나선 대학 교수는 미국과 한국 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서비스 분야의 국제화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 디지털 서비스 업계는 제조 분야에 비해 해외 확장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반의 무형자산 중심 비즈니스 특성상 물리적 제약 없이 글로벌 시장 접근이 용이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신속하게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디지털 기업의 해외 투자는 단기적 수익 창출보다는 자산 운용 효율성 개선과 시가총액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지출이 총자산 대비 회전율과 자기자본 활용도를 높여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 분야를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 역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국내 투자자들도 이제 구글과 같은 세계적 규모의 디지털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회사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웹툰 서비스를 중심으로 온라인 창작 공간의 국제화 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발표자는 디지털 만화 유통망이 단순히 작품을 전달하는 경로를 넘어 창작 생태계 전체를 재구성하는 문화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형 웹툰 서비스가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현지 창작 시장의 관행과 규칙을 바꾸고 있으며, 창작 도구와 기술 지원 체계로 작동할 뿐 아니라 그 영향이 역으로 국내 웹툰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만화 서비스의 국제 확장이 다양한 국가 출신 창작자들의 유입을 촉진하고 지역별 콘텐츠 다양성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 차원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지식재산권 확장과 실험이 온라인 공간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국가 간 생태계가 서로 보완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표자는 디지털 서비스를 규제 대상이 아닌 글로벌 경쟁에서 전략적 주체로 바라보는 진보적 관점이 필요하며, 생태계 구축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문화적 토대를 포함하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종합 토론 시간에는 여러 대학 교수들과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한 토론자는 두 발표가 국내 디지털 서비스 산업의 국제화가 가진 시장 가치를 실증적으로 입증했다는 점, 그리고 해외 진출의 문화적 가치를 다각도로 이론화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토론자는 그동안 온라인 서비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었으나, 이번 연구 발표를 통해 경제적·문화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부정적 측면은 경계하되, 긍정적 측면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제는 부작용 해소 노력을 넘어 지식과 산업, 문화의 민주화 기여 등 글로벌 서비스 기업과 국내 기업 국제화의 긍정적 면모를 찾아내고 이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 도입과 국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웹툰 분야 전문가는 디지털 만화 서비스가 자발적 참여를 통해 혁신적 재능을 가진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대등한 사업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온라인 공간의 국제화는 단순한 작품 수출을 넘어 협력과 상생이 가능한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하면서도, 긍정적 가능성이 지속되려면 산업 고도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초기의 혁신 성과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산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는 한국이 제작하지만 수익과 영향력은 아마존, 구글 같은 해외 대형 기업으로 흘러가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제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한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산업과 문화의 성장 기반 시설로 재정의해야 하며, K-컬처가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면 한국 디지털 기업이 그 길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가 아닌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한국의 기술력과 콘텐츠 경쟁력이 글로벌 확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장을 맡은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국제 시장 진출은 막대한 투자와 시행착오를 동반하는 만큼, 그 도전의 가치를 조명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장기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디지털 서비스의 글로벌 성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