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긴장시킨 ‘장봐주는’ 기업도···50만 긱쇼퍼 대신 로봇 도입 준비

▲인스타카트는 북미최대 식료품 배달 서비스 업체로 성장하며 ‘미니 아마존’으로 불린다. 이제 스포츠용품, 화장품, 텔레비전으로 배달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긱이코노미의 대명사인 이 회사가 물류배송 지원을 위한 로봇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인스타카트)

아마존을 긴장시킨 기업으로 쇼피파이, 그리고 누구에게나 쉽고 빠르게 온라인쇼핑을 대행해 배달해 주는 인스타카트를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사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북미 최대 식료품 배달업체가 됐다. 사람들이 이제 이 회사를 ‘미니 아마존’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의 주문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십만 명의 고용 근로자(긱 노동자)들과 계약을 맺고 소비자들의 쇼핑을 돕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긱 이코노미의 최대 기여자라 할 이 회사가 상품 배송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 로봇 창고 도입방안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확보한 인스타카트 내부 문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문서가 지난해 7월과 12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인스타카트가 거의 1년 가까이 이 계획을 추진해 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인스타카트는 이제 아마존 및 몇몇 신생업체의 식료품 파트너들과도 더 직접적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크로거가 협력사와 함께 미국에 기반을 둔 최초의 자동창고를 열었고 월마트도 파트너들과 자동화된 공급 센터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미니아마존으로 성장한 인스타카트의 성장과 자동화 움직임에 대해 알아본다.

◆아마존을 놀라게 한 기업, 아마존처럼 로봇 도입···비용 25% 절감 목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입수한 인스타카트 내부 문건은 이 회사가 수천 명의 긱 쇼퍼들을 수백 대의 로봇으로 교체하는 것은 물론 미 전역에 물류배송 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는 상점과 독립 실행형 구조에 연결된 센터가 포함된다.

아마존의 자동화된 물류배송센터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인스타카트는 이 조치를 통해 고객들이 긱쇼퍼 서비스를 이용할 때 25% 더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 경쟁 상황에 직면한 대응책이라는 얘기다.

이런 내용은 올해 1월 21일 이 회사가 거의 2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인스타카트는 이러한 계획의 배경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상점들이 소비자들의 주문을 받기 위해 인스타카트 앱을 사용하고 있지만, 각 상점이 인스타카트 인력(긱 쇼퍼) 대신 매장 직원들에게 주문 물품을 직접 배달토록 함으로써 인스타카트의 긱쇼퍼 의존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스타 카트의 자동화는 어떻게?

▲인스타카트는 아마존 물류 IT 개발자였던 인도출신 엔지니어가 지난 2012년 독립해 만든 긱쇼퍼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 회사다. (사진=인스타카트)


보도는 이 회사 문서에 인스타카트가 고객 서비스 비용을 절감하고 슈퍼마켓 체인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동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고 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도 인스타카트 전략에는 미국 전역에 알려지지 않은 수의 자동 물류배송센터를 짓는 것이 포함되며, 일부는 기존 파트너사 식료품점에 딸려 있게 되며, 다른 것들은 몇몇 주변 식료품점에 대한 주문을 완료해 주는 독립적인 시설이 된다고 확인하고 있다.

인스타카트의 이 계획에 따라 향후 인스타카트 물류배송센터에서 로봇은 부패하지 않는 고객 쇼핑 상품을 선별해 모으는 반면, 인간 노동자들은 배송용 농산물과 육류제품을 모으게 된다.

인스타카트 대변인은 “우리는 600개 협력 소매유통 업체들의 요구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그들의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툴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서들은 또한 인스타카트가 지난해 물류배송센터를 시험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고도 밝히고 있다. 또한 이 회사가 아직 슈퍼마켓 체인과 서명하거나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로봇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회사의 모델인 아마존은 지난 2012년 키바 시스템즈(나중에 아마존 로보틱스로 개명)를 7억 7500만 달러(약 8764억원)에 인수해 창고내 물품 이송에 로봇들을 사용해 왔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9년 말 현재 자사 물류배송창고에 20만 대 이상의 로봇을 확보하고 있다.

◆인스타카트 서비스 방식은?

▲인스타카트도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아마존 물류배송센터 창고에서 사용되고 있는 키바 로봇.(사진=키바)

현재 인스타카트는 주문을 받으면 이를 긱 노동자들에게 제공하고 이들이 근처 식료품점으로 이동한 다음 고객 쇼핑 목록에 있는 아이템을 스캔해 쇼핑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모델은 인스타카트의 인기를 크게 끌어올리며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식료품 배달 서비스가 되게 했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물류컨설팅업체인 MWPVL 인터내셔널의 마크 울프라트 사장은 블룸버그에 “배송료와 가격 인상, 팁 추가 등으로 고객이 인스타카트를 통해 주문할 때 최대 25%까지 더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카트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회사가 브릭앤모타르(오프라인) 파트너들을 지원하고 그들 고객의 요구를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파트너들의 사업 확장과 성장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툴과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탐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수 문서에 따르면 인스티카트의 계획이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지만, 독립형 물류배송센터 네트워크는 하루에 3500개 이상의 주문을 완료할 수 있다. 여기에는 700대 이상의 로봇과 160여명의 인간 작업자가 시설 전체에 걸쳐 배송할 물품을 수집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또한 이 회사는 하루에 700개 이상의 주문을 완료하기 위해 협력사 식료품점에 붙는 소규모 물류배송센터들도 고려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150대의 로봇과 40명의 사람들이 각각 일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스타카트가 아마존에 대한 대안을 세우려는 과정에서, 아마존과 비슷한 문제점과 비판에 직면하게 되지는 않을까.

지켜 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아마존과 인스타카트는 모두 근로자 처우에 대해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즉 부적절한 안전 보호 문제에서 생산성 평가를 위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데 이르기까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가 일부 노동자들의 노조 활동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아마존 긴장시킨 인스타카트의 성장

▲인스타카트는 어느새 기업가치 330억달러(약 44조2650 억원)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인스타카트)
▲인스타카트는 아마존 물류 IT 개발 엔지니어였던 인도 출신 캐나다 이민자 아푸바 메타가 지난 2012년 창업한 긱쇼퍼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 회사다. (사진=아푸바 메타 트위터)

인스타카트는 블랙베리, 퀄컴을 거쳐 아마존의 물류IT 엔지니어였던 인도계 청년 아푸바 메타가 지난 2012년에 세운 기업이다.

이 회사는 수천 명의 긱쇼퍼를 활용함으로써 긱 이코노미를 이끈 업체다. 장보기가 힘든 고객과 배달대행이 가능한 개인 긱 쇼퍼를 연결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들의 쇼핑주문을 받으면 긱(Gig·임시직)쇼퍼들이 대신 쇼핑해 배달해 주는 참신한 발상으로 급성장했다. 아마존은 어느 새 아마존 프레시를 누르고 북미 최대 식료품 배달 서비스 업체가 됐다.

고객입장에서는 최소 3.99달러의 배달 비용과 5% 정도(물품가격 35달러까지)의 팁을 주게 된다.

그러나 “당신의 2시간을 절약했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 5500개 이상의 도시 40000개 이상의 상점과 제휴해 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확장력으로 중소도시의 자그마한 매장은 물론 대형유통사까지 유입하게 만들었다. 월마트, 세븐일레븐 등 수많은 파트너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안드리센 호로위츠, 세쿼이어 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컴캐스트 벤처스, 쓰라이브 캐피털, 코트 매니지먼트, 밸리언트 캐피털 등 저명 투자자들로부터 2억 71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아 회사 가치를 78억7000만달러로 늘렸다. 지난해 10월 2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회사평가가치는 177억 달러가 됐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안드리센 호로위츠, 세쿼이어, D1 캐피털 파트너스와 피델리티와 T 로위 프라이스같은 기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2억 6500만 달러를 투자받아 회사 가치를 390억달러(약 44조 2650억원)로 올렸다.

최근 인스타카트는 식료품점에서 시작해 스포츠 용품에서 화장품과 텔레비전(지난해 11월 베스트바이와 제휴)으로 배달 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마치 아마존이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해 ‘모든 것을 파는 가게’가 된 것 같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클레이튼 핀시아 통합 체인 신규 브랜딩 ‘카이아(kaia)’ 공개, 탈중앙화금융 강화 통해 아시아 1위 메인넷 로드맵 소개

토종 글로벌 레이어 1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과 핀시아(Finschia)의 통합 블록체인 추진 협의체 ‘프로젝트 드래곤(Project Dragon)’이 30일 신규 브랜딩 ‘카이아(kaia)’를 공개했다.

[생성형 AI 붐 시대②] 양날의 검 AI···활용 성과 및 리스크

AI 활용의 효율성 속에서도 아직 주 사용자인 기업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기업은 AI를 활용하면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고 불안해 하고 있다. 페이크AI의 부작용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에 각국 정부가 AI책임 규범을 만들고 있다.

AI로 ‘한 세대 한번’ 뿐인 기회를 잡은 ‘구글·유튜브’

구글이 지난해 법무부가 기소하면서 시작된 반독점 재판과 기업이 야심차게 출시한 새로운 AI 도구가 사실상 흥행 실패한 가운데, 알파벳은 사상최초로 배당금 700억달러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다양한 악재 속에서도 알파벳은 적극적으로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리소스를 전환하면서 ‘한 세대 한번’ 뿐인 기회를 잡았다.

[생성형 AI 붐 시대①] 생성형 AI 산업 대폭발과 그 주변

AI 인덱스 보고서가 보여주는 AI 분야 경쟁 트렌드와 활용 및 과제 등을 포함하는 주목할 만한 15개 지표는 ▲생성형 AI투자 폭발 ▲폐쇄형 모델이 개방형 모델 성능 능가 ▲이미 매우 비싸진 파운데이션 모델 ▲미국이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에서 선두 국가로 자리매김 ▲구글이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 기업 가운데 독주 ▲AI 경쟁에 따른 무거운 탄소 발자국 발생 부작용 ▲AI 개발자들의 인종적 다양성, 일부 진전 ▲포춘 500 기업 조사결과 최소 1개 사업부가 AI 구현 ▲AI를 사용한 기업들의 비용 축소 및 매출 증가 ▲업계가 새로운 AI 박사 학위자들 채용 ▲기업들의 AI리스크 인식 ▲아직까지 인간을 능가하지 못한 AI ▲잇단 AI 책임 규범 개발 ▲법이 AI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한편으로 제약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AI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