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아마존을 포함한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욱 까다롭게 보고하도록 하는 국제 표준 강화 움직임에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그동안 친환경 경영을 전면에 내세워 온 이들이 실제로는 규제 문턱이 높아지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60여 개 기업은 국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표준인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 측에 새로운 보고 지침을 의무화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강화된 보고 규칙이 시행될 경우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오히려 위축되고, 기업의 운영 비용 상승으로 인해 결국 전기 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측정하는 ‘스코프 2(Scope 2)’ 지침 개정안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은 실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대신, 단순히 재생 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탄소 중립 성과를 포장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새 지침은 단순히 인증서를 사는 것을 넘어, 공장 인근 지역에서 전력 소비 시간에 맞춰 실제로 생산된 청정 에너지를 직접 조달하도록 하는 엄격한 기준을 담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현행 규칙이 기업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으나, 빅테크 기업들은 현실적인 전력 인프라 한계를 이유로 선택적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 배출 성적표는 지금보다 훨씬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