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앤트로픽 최상위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수출통제를 발동 18일 만에 풀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상무부로부터 두 모델에 대한 수출통제 해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7월 1일부터 접근 제한을 순차적으로 복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2일 오전부터 두 모델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발단은 6월 9일 두 모델이 출시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존 소속 연구진이 페이블5의 사이버보안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기법을 발견해 이를 보고했고, 미국 정부는 이를 국가안보 사안으로 판단해 6월 12일 두 모델에 대한 수출통제 지침을 발동했다. 정부는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전면 차단하도록 지시했다.
앤트로픽은 실시간 국적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자국민을 포함한 전체 사용자에 대한 접근을 일시 중단했다. 이 기간 차단된 요청은 자사의 다른 모델인 오퍼스 4.8로 우회 처리됐다.
정부는 발견된 우회 기법이 실제 악용될 경우 파급력이 크다고 보고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앤트로픽은 정부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제한적 탈옥 가능성만으로 이미 상용화된 모델의 접근을 전면 회수하는 조치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회사 공동창업자 톰 브라운이 협상을 주도하며 워싱턴 당국과 접촉면을 넓혔고, 지난 6월 26일(현지 시각)에는 미토스5에 한해 신뢰할 수 있는 미국 내 기관 100여 곳에 대한 제한적 접근이 우선 허용됐다. 이 기관들은 앤트로픽이 운영하는 사이버보안 협력 프로그램 '글래스윙'에 속한 곳들로, 방어적 보안 테스트 목적의 접근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면 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번 결정이 앤트로픽 측이 모델 관련 안전 위험을 선제적으로 감지·해결하고, 향후 모델 출시 프로토콜 수립 과정에서 정부와 협력하며, 악의적 활용 사례를 정부에 보고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안전분류기를 재훈련해 해당 우회 기법이 현재는 99% 이상의 사례에서 차단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접근 복원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페이블5는 클로드 플랫폼과 Claude.ai, 클로드 코드, 클로드 코워크 등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가 재개되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파운드리 등 외부 클라우드 경로의 복원도 진행 중이다.
프로·맥스·팀 요금제 및 일부 기업용 요금제 이용자는 오는 7월 7일까지 페이블5 이용량 중 최대 절반을 특별 제공받는다. 미토스5는 글래스윙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파트너 기관으로 접근 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번 사안은 미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을 반도체·방산 장비 수준의 수출통제 대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 2일 발효된 행정명령에 따라 개발사는 모델 출시 30일 전 정부에 사이버보안 사전심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됐으며, 오픈AI 역시 최상위 모델 'GPT-5.6 Sol'을 정부 승인을 받은 소수 파트너에게만 우선 공개하는 유사한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로 앤트로픽이 약 3주간 서비스 공백을 겪는 사이, 중국 오픈소스 AI 진영이 격차를 좁힐 시간을 벌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통제 기간 중 성능은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중국 오픈소스 모델들이 빠르게 부상하는 흐름과 맞물렸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다수의 테크 업계 경영진과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자국 AI 기업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중국 개발사들의 추격을 도운 결과가 됐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정부는 향후 동맹국 정부·기업이 일정 조건 아래 미국 프론티어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체계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AI 모델 수출 규제의 표준 절차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