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플랫폼사, 차세대 저장장치 사업 조기 포석...AI 운영체계로 원가 경쟁력 확보

구독형 태양광 발전소 O&M 플랫폼 ‘솔라온케어’로 운영관리 중인 광면시민전력발전소 7호기. (사진=에이치에너지)

국내 분산에너지 관리 플랫폼 사업자 에이치에너지가 내년 본격 개시되는 대규모 배터리저장장치(BESS) 국가 조달 프로젝트 공략에 나선다. 핵심 전략은 20년 장기계약 구조에서 결정적 변수인 '운영비(OPEX) 경쟁력' 확보다.

정부 주도 BESS 조달, 540MW 규모로 확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26년 착공 기준 540MW 규모의 BESS 구축 물량이 반영됐다. 이는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와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 완화를 목적으로 한 정책 사업이다.

중앙계약시장 방식은 국가가 필요 물량을 미리 확정하고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한 뒤, 20년간 운영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구조다. 2026년 평가 기준은 가격·비가격 요소를 각 50%씩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즉 입찰가격만큼이나 안정적 운영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에이치에너지는 이번 시장에서 EPC(설계·조달·시공) 중심 컨소시엄의 O&M(운영·관리) 파트너로 참여할 계획이다. 직접 설비를 짓는 대신, 운영 소프트웨어와 관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B2B 플랫폼 모델'이다.

AI 예측 엔진과 통합 관제망이 핵심 차별화 요소

회사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두 가지다. 첫째,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가동 중인 AI 기반 발전량 예측 및 이상징후 탐지 시스템이다. 기상 데이터, 설비 상태, 과거 패턴을 학습해 최적 충·방전 전략을 자동 제시한다. 이를 통해 유지보수 인력을 최소화하고 고장 대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 전국 4300여 개 태양광 발전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솔라온케어' 플랫폼 인프라다. 기존에는 소규모 지붕형 태양광 관리가 주 업무였지만, 이를 ESS 분야로 확장한 'ESS온케어' 서비스도 최근 출시했다. 구독형 PMS(전력관리시스템) 구조로 설계돼, 민간 ESS 자원을 빠르게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에이치에너지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운영비를 기존 대비 5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원격 관제로 현장 인력을 줄이고, AI 예측으로 예방정비 빈도를 최적화하며, 대량 발전소 통합 운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논리다.

20년 장기계약 구조, 소프트웨어 역량이 수익성 좌우

BESS 중앙계약시장은 초기 설치비보다 20년간의 운영 성과가 수익을 결정한다. 설비 가동률, 응답 속도, 고장 빈도 등이 모두 정산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적인 EPC 중심 사업 구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에이치에너지는 일본 현지에서 ESS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강조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계통 환경에서도 검증을 마쳤기에, 초기 운영 단계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일한 대표는 "중앙계약시장은 설치보다 '20년 운영'이 핵심"이라며 "소프트웨어 기반 관제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역량이 있는 파트너가 컨소시엄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기술평가 AA등급 획득, 재생E 통합 O&M 포지셔닝 강화

에이치에너지는 최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기술평가 AA등급을 받았다. 이는 금융기관 대출 심사나 정부 지원사업 평가에서 활용되는 공식 등급이다.

회사는 태양광 투자 플랫폼 '모햇(MOHAT)'을 통해 일반 개인이 소액으로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운영 중이며, 이를 ESS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향후 VPP(가상발전소) 시장이 본격화되면 분산자원 통합 관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는 업계 평가다.

다만 아직 대규모 BESS 운영 실적이 없고, 540MW 규모 입찰 경쟁에는 대형 배터리 제조사와 건설사 중심 컨소시엄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실제 수주 성과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AI 운영 시스템의 실증 데이터와 사고 대응 이력이 얼마나 축적됐는지가 평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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