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기술, ‘펨테크’가 뜨고 있다

[AI요약]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생명공학, 신소재 등의 기술을 활용해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진 상품, 서비스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펨테크 분야는 신기술이 지속적으로 도입되며 다양한 여성 생애주기 별, 상황 별 맞춤형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월경 주기 관리 앱 '헤이문'을 운영하는 '해피문데이' 직원들. 서울대 경영학과·인류학과 출신 김도진 대표와 포항공대 출신 부혜은 개발이사가 설립했다. 해피문데이의 헤이문은 최근 서비스 21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진=해피문데이 홈페이지)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생명공학, 신소재 등의 기술을 활용해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진 상품, 서비스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초기에는 여성들의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서비스의 개념으로 2013년 덴마크 출신 창업가 아이다 팀에 의해 처음 언급된 이후 최근에는 체외 수정, 난자 냉동 등의 재생산 기술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이후 아이다 팀은 2016년 생리 추적 앱 ‘클루’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펨테크는 세계 각국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 활동 확대 등의 영향으로 비중이 날로 커지며, 이른바 쉬코노미(SHEconomy, 여성과 경제의 합성어) 현상을 견인하는 산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펨테크 시장 분석 플랫폼 ‘펨테크 애널리틱스’에 의하면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매년 15% 이상 성장을 거듭하며 2020년 217억달러(약 28조74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601억달러(약 79조6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터부시 됐던 여성 영역, 포괄적 다양성 중시되며 전성기 맞아

여성의 권리 향상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 변화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며 '포괄적 다양성' 가치는 이제 기업 활동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한때 여성 용품과 생리 등의 여성 건강 관련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터부시 됐던 시대가 있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중심의 경제, 사회, 문화 체제가 이어졌던 많은 나라들의 공통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 향상과 영향력 증대는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 미투(#MeToo) 운동, 더 나아가 인종 차별에 대항하는 블랙라이브즈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으로 표출됐다. 또한 이는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커진 아시아 혐오에 대응하는 기재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를 포착한 기업들에게 다양성, 평등성, 포용성 문제는 기업 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주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으로 기업들이 이러한 포괄적 다양성을 중심 가치로 삼는 이유는 이를 통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펨테크 분야는 신기술이 지속적으로 도입되며 다양한 여성 생애주기 별, 상황 별 맞춤형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시대 거스르는 반동, 데이터 보안 문제 대두

낙태 관련 이슈는 미국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해묵은 논쟁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연방대법원이 49년만에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에 대한 위헌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리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미국에서는 변화된 여성의 권리 신장에 걸맞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에 대한 연방 차원의 헌법적 보호를 폐지한 것이다. 이른바 ‘보편적 낙태권’ 폐지다.

이와 동시에 제기된 문제는 앱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펨테크 서비스의 데이터 보안이었다. 여성들이 기록하는 생리 주기와 정확한 예측 모델이 낙태권이 폐지되며 도리어 법적으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제 3자(광고주, 다른 건강 앱)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앱이다. 이 경우 어떤 이유로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 데이터를 해당 앱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다 해도 이미 제3자에게 제공된 데이터까지 없애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향후 낙태죄 혐의를 받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임신·피임을 계획하거나 휴가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생리주기앱 플로, 클루 등을 대상으로 앱 삭제 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이들 생리주기 앱의 사용자는 무려 5500만명 이상에 달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펨테크 앱들의 데이터 보안 문제는 향후 시장을 유지해 나가는 중요한 이슈가 되는 중이다. 특히 여성들의 민감한 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펨테크 서비스의 데이터 보안 문제는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에서 시작해 세계로 확장되는 펨테크, 우리나라는?

국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하게 서비스 되고 있는 펨테크 앱들.

펨테크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펨테크 기업 수는 미국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유럽과 아시아가 잇고 있다. 그 영역도 여성의 생애 주기에 따라 생리, 임신, 난임, 갱년기는 물론 피부미용, 건강까지 확장되며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올해부터 가임력 모니터링을 통해 임신 확률이 높은 시기를 알려주는 디지털 피임약이 판매 승인되며 다양한 방식의 펨테크 앱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법·제도적 정비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서는 월경케어 관련 서비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먼슬리씽’은 ‘우리는 누군가의 어머니, 아내 또는 딸이기 이전에 여성의 위대함을 존중한다’는 것을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AI 기술을 탑재한 여성 헬스케어 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구독 서비스와 결합한 커머스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먼슬리씽은 AI 기술을 탑재한 여성 헬스케어 앱으로 여성과 관련된 건강을 넘어 육아 관련 용품 등을 구독 서비스와 결합해 커머스 비즈니스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미지=먼스리씽)
유기농 순면 재질 여성용품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해피문데이'의 '헤이문' 앱은 자기관리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여성들에게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해피문데이)

NHN에서 2013년에 제작한 ‘핑크다이어리’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식 앱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여성 생리주기 관리 앱으로 피임, 임신 중 관리, 산부인과 무료 상담 등 여성 생애주기 전반에서 필요한 다양한 관리를 지원하는 무료 앱이다.

여성의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성용품이기에 유기농 순면 재질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업체도 있다. 바로 ‘해피문데이’가 서비스하는 월경주기 관리 앱 ‘헤이문’이다. 해피문데이는 서울대 경영학과·인류학과 출신 김도진 대표와 포항공대 출신 부혜은 개발이사가 설립했다.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김효이 대표와 고은비 최고기술경영자(CTO), 박지혜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승민 감사 등 여성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이너시아’의 천연생리대의 경우는 전자빔 기술을 활용해 화학물질 없이 높은 흡수력과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을 위한 성지식 플랫폼을 표방하는 아루의 '자기만의방'은 오직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차별성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미지=아루)

아루가 운영하는 ‘자기만의방’의 경우는 여성을 위한 성지식 플랫폼을 표방하며 주목받고 있다. 오직 여성만이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독특한데 올해 5월 기준 누적 콘텐츠 조회수 38회를 기록하는가 하면 투자유치를 이어가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여성친화형 콘돔을 개발·판매하는 세이브앤코, 여성 질환 비대면 전문의 상담, 병원 찾기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션랩스의 닥터벨라 등이 유망 펨테크 업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닥터나우’ ‘올라케어’ ‘똑닥’ ‘닥터콜’ ‘굿닥’ 등 비대면 진료와 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앱 역시 여성질환 관련 이용자들의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여성가족재단이 디지털 기술 분야 청년여성 테크 개발자 육성 사업 ‘우먼테크 교육플랫폼’의 일환으로 ‘펨테크 챌린지’를 진행한 바 있다. 오는 8월부터 8주 간에 걸쳐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는 ‘스페이스 살림’ 내 사무공간을 제공 받고,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1대1 맞춤형 기술 컨설팅,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 수립 지원, 사업계획 발표 데모데이 등을 하게 된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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