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플랫폼, 언어모델 통합 경쟁...검색광고 수익 모델 재편 신호탄

[AI요약] 크리스마스나 새해를 위한 쇼핑은 즐거울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 연말에는 많은 사람이 선물 아이디어를 찾는 연례행사를 AI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챗GPT에게 선물 아이디어를 묻기 시작하면서, 브랜드들은 AI 챗봇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브랜드들은 AI 챗봇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품을 어필하기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미지=오픈AI)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자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인공지능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전통적 검색엔진 중심 상품 발견 경로가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추천 시스템으로 이동하면서, 리테일 업계는 새로운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한 전략 재설계에 나섰다.

소비자 질의 패턴 변화가 가져온 시장 재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조사에 따르면, 2025년 홀리데이 시즌 쇼퍼의 약 25% 정도가 제품 탐색 단계에서 AI 도구를 활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통적 검색포털이나 SNS 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트래픽 채널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세대별 격차다. KPMG 데이터에서 25~34세 구간은 AI 기반 제품 검색 비율이 30%에 달한 반면, 65세 이상은 1%대에 머물렀다. 향후 10년간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할 밀레니얼·Z세대의 쇼핑 습관이 LLM 인터페이스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키워드 매칭에서 컨텍스트 이해 시대로

과거 이커머스 마케팅의 핵심은 검색엔진 광고 입찰과 SEO 최적화였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겨울 코트'를 검색하면 광고비를 지불한 브랜드가 최상단에 노출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대화형 AI는 '30대 직장인 남성, 출퇴근용, 예산 30만원 이내'처럼 맥락이 포함된 질의를 처리한다.

이는 단순 키워드 매칭이 아닌, 사용자 의도(intent) 파악과 다차원 필터링이 동시에 작동하는 방식이다. LLM은 웹 전체를 크롤링한 데이터와 내장 학습 데이터를 종합해 답변을 생성하며, 특정 소스의 신뢰도를 가중치로 반영한다.

이제 브랜드는 검색광고 예산 대신 '리뷰 평판 관리', '제품 정보 DB 정교화', '재고 실시간 동기화', '레딧 같은 커뮤니티 노출도' 등 다층적 전략이 필요해졌다. 마케터들은 "소비자뿐 아니라 소비자의 AI 에이전트에도 어필해야 한다"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오픈AI·구글·퍼플렉시티의 결제 통합 경쟁

현재 주요 LLM 제공사들은 대화창 내부에서 결제까지 완결하는 'End-to-End 쇼핑 경험'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미국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엣시(Etsy)가 챗GPT에 직접 결제 API를 연동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후 쇼피파이(Shopify) 100만 판매자, 월마트·타겟 등 대형 유통사가 속속 합류했다. 사용자가 "생일 선물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제품 리스트가 나오고, 클릭 한 번으로 외부 이동 없이 결제가 완료된다.

퍼플렉시티는 페이팔(PayPal)과 제휴해 유사 기능을 먼저 론칭했고, 구글 제미나이는 "매주 금요일 우유 배송"처럼 반복 구매를 자동 처리하는 '스마트 오더링' 기능을 테스트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 편의성 향상을 넘어, LLM 기업들의 수익화 모델 다변화를 의미한다. 챗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는 7억 명을 넘어섰지만 유료 구독자 비중은 제한적이다. 거래 수수료는 안정적 캐시플로우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법적 공방과 에이전트 경제의 윤곽

그러나 기술적 가능성과 별개로 법적·윤리적 쟁점도 부상하고 있다. 지난 11월 아마존은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퍼플렉시티의 AI 브라우저 에이전트 '코멧(Comet)'이 사용자 계정에 접근해 대신 구매를 진행하면서, 그 과정을 '사람의 웹브라우징'처럼 위장했다는 주장이다.

아마존은 "제3자 앱이 사용자를 대리할 때는 투명하게 신원을 밝혀야 하며, 플랫폼 제공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퍼플렉시티는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도구이며, 기업이 이를 차단할 권리는 없다"며 맞섰다. 이는 향후 AI 에이전트 경제의 규칙을 정립하는 선례가 될 전망이다.

맥킨지는 2026년 이후 '에이전트형 쇼핑'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사할 때 가구를 구매한다면, AI가 예산·스타일·배송 일정을 고려해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묶어 최적 조합을 제시하고, 가격 협상까지 자동화하는 시나리오다. 심지어 반품 처리도 '구매자 에이전트'와 '판매자 에이전트'가 협상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중소 브랜드의 기회, 대형 업체의 위기감

PwC 영국 디지털 전환 담당 엠마 포드는 "독립 리테일러들이 기민하게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처럼 복잡한 승인 절차 없이 레딧 커뮤니티 관리, 구글 리뷰 답변, 제품 데이터 구조화 등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는 과거 논란이나 부정적 리뷰가 AI의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리스크도 있다. "이제 검색 순위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포드의 지적처럼, 브랜드 평판·전문성·진정성이 AI 추천 알고리즘의 핵심 변수가 됐다.

존 루이스(John Lewis) 백화점의 피터 루이스 전무이사는 "AI는 향후 20년간 리테일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기존 브랜드는 온라인 인프라와 평판을 동시에 관리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AI 챗봇의 제품 추천은 전통적으로 검색 엔진에 광고비를 지불했던 소매업체들에 엄청난 변화다. (이미지=퍼플렉시티)

수익화 경쟁의 향방: 유료 추천 vs. 공정성 논란

업계에서는 향후 챗GPT·구글·아마존이 '유료 추천 슬롯'이나 '프리미엄 배치' 같은 수익화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과거 검색광고와 유사하지만, 사용자가 '중립적 추천'으로 인식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광고가 혼재될 경우 윤리적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잘못된 구매를 했을 때 책임 소재, 대량 봇 트래픽으로 인한 서버 부하, 에이전트 조작 가능성(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에서 확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 편의성과 LLM 기업의 수익 압박이 맞물리면서, 대화형 커머스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2~3년간 누가 표준 프로토콜을 선점하고, 어떤 법적 가이드라인이 정립되느냐가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의 판도를 결정할 전망이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현장] 전력·냉각·보안부터 로봇·바이오까지… KAIST 딥테크 스타트업이 제시한 AI 시대 생존 전략

KAIST 창업원이 주최·주관한 ‘KAIST Startup Scaleup Summit 2026’이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 3층 컨퍼런스홀 E5·E6에서 열렸다. 넥스트라이즈 2026 서울(NextRise 2026, Seoul) 파트너 행사로 마련된 이 행사는 KAIST 스타트업 성장 공동체를 기반으로 투자사와 창업자, 기술 인재가 만나는 스케일업의 장을 표방했다.

"2000조원 메가 프로젝트, 왜 환호 대신 의구심이 먼저인가"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개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청사진은 분명 압도적이었다.

GPT-5.6은 제한 공개, 제미나이는 사용 제한…AI 경쟁은 ‘접근권 전쟁’으로 바뀌었다

생성형 AI 주도권 경쟁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까지 시장의 관심은 누가 더 강력한 모델을 먼저 공개하느냐에 집중됐다. 그러나 최근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Google), 메타(Meta)를 둘러싼 변화는 양상이 다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모델 성능만이 아니다. 누가 최상위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지, 어느 기업이 충분한 컴퓨트(compute)를 배정받을 수 있는지, 또 어떤 조직이 정부와 플랫폼 기업이 요구하는 신뢰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가 AI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 AI가 뉴스를 요약하는 시대, 저널리즘은 무엇으로 살아남나

17일 진행된 ‘AI와 언론(AI & Journalism)’ 세션에서는 뉴스룸과 저널리즘이 AI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는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먼저 이상덕 매일경제신문 기자가 ‘AI 에이전트 시대 뉴스룸의 생존법: 초압축 시대와 브랜드 어피니티’를 주제로 발제했고, 이어 이은주 서울대학교 교수 겸 CTAI 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강정수 블루닷에이아이 연구센터장, 이나연 연세대학교 교수, 박아란 고려대학교 교수와 함께 ‘뉴스룸의 전환: AI 시대와 저널리즘의 미래’를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