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 항공기 진단 스타트업 위플로가 미국 항공정비 전문업체와 손잡고 글로벌 항공기 점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위플로는 4월 29일 텍사스 소재 항공전자 서비스 기업 L2 에비에이션 솔루션즈(L2 Aviation Solutions)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양측은 자동화된 항공기 점검 시스템 개발에 공동 투자한다.
AI 진단 기술, 항공정비 시장 진출 발판 마련
위플로는 드론과 전기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기기의 상태를 원격으로 파악하는 AI 진단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예측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반면 L2 에비에이션은 1997년 창업 이후 28년간 항공기 전자장비 통합과 긴급 정비 서비스를 제공해온 업계 베테랑이다. 보잉, 에어버스 등 대형 항공기 제조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항공 당국 인증 프로세스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증 노하우 + AI 기술 = 시너지 효과 기대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를 '기술력'과 '현장 경험'의 결합으로 평가한다. 위플로의 비접촉 진단 기술은 빠르고 정확하지만, 까다로운 항공 인증을 통과하려면 수년간의 실증 데이터가 필요하다. L2 에비에이션의 정비 노하우와 인증 경험이 이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의정 위플로 대표는 "항공기 점검 시장은 안전 규제가 엄격해 신기술 도입이 더딘 편"이라며 "검증된 파트너와 협력해 기술 신뢰성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협약 배경을 설명했다.
양사는 우선 중소형 항공기를 대상으로 AI 점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데이터를 축적해 FAA(미국 연방항공청)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에어택시 시대 대비, MRO 시장 선점 전략
위플로의 궁극적 목표는 향후 상용화될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이다. 에어택시가 본격 운행되면 기체 점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항공기 정비는 대부분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측정 장비를 대는 방식이다. 위플로는 드론에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해 자동으로 기체를 스캔하고, AI가 균열·부식·변형 여부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에어택시는 하루 수십 차례 이착륙을 반복하기 때문에 빠른 점검이 생명"이라며 "자동화 없이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항공 MRO 시장, 2030년 150조원 전망
글로벌 항공기 정비·수리·정비(MRO) 시장은 2030년 1,200억 달러(약 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공 수요 증가와 저비용항공사(LCC) 확대가 주요 동력이다.
국내에서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MRO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에 MRO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L2 에비에이션의 토니 베일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정비 인력 부족과 비용 상승이 항공업계의 고민"이라며 "자동화 솔루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규제 장벽 넘어야 상용화 가능
다만 항공 안전 규제가 높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진단 결과를 항공 당국이 공식 점검 기록으로 인정받으려면 수년간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AI가 놓친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규제 당국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보조 점검 도구로 시작해 신뢰를 쌓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위플로는 올해 하반기 미국 내 파트너 공항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2027년까지 상용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