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구글 엔지니어의 메모’에 담긴 불편한 진실

[AI요약] 최근 구글 엔지니어의 메모가 유출되면서 실리콘밸리에 퍼져있었던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중에게 AI기술을 공개하는 오픈소스로 인해 결국 빅테크는 AI 경쟁에서 패배하리라는 것이다. 엄청난 규모의 돈을 투입해 AI 기술을 개발한 빅테크의 딜레마가 시작됐다.

구글의 고위급 엔지니어의 메모가 유출돼 파장이 되고 있다.(사진=위키피디아)

빅테크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로 인해 결국 AI경쟁에서 패배하게 될까.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빅테크의 AI기술과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는 오픈소스의 향방에 대해 더가디언, NBCN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유출된 구글 엔지니어의 메모는 실리콘밸리를 장악하고 있는 대담한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빅테크의 이점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 대변인은 해당 메모가 사실임을 확인했지만, 기업 전체를 대변한 것이 아닌 한 고위 직원의 의견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기술시장분석기업 세미애널리시스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해당 메모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헤커뉴스 게시판과 26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레딧의 한 커뮤니티에 게시되는 등 AI 업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해당 메모에는 “우리는 오픈AI의 어깨너머로 많은 것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우리가 이 군비 경쟁에서 이길 위치에 있지 않으며 이는 오픈AI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라고 적혀있다. 이어 “물론 오픈소스에 대해 이야기다. 간단히 말해서 그들은 우리를 랩핑하고 있다. 우리 모델이 품질 면에서 여전히 약간 우위에 있지만, 격차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위기의식의 시작은 빅테크가 AI를 개발하는 데 수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오픈AI의 챗GPT(ChatGPT)다. 이후 사용자의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성할수 있는 또다른 생성 AI시스템의 인기와 품질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지난 1월 구글의 경쟁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대규모 거래를 발표했으며, 이에 대응해 구글은 바드(Bard)를 서둘러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는 AI를 기존 비즈니스의 많은 부분으로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기업이 기술 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메모에서 구글 직원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작지만 더 효율적인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AI코드와 모델, 즉 오픈소스에 의존하는 프로그래머와 빠르게 성장중인 커뮤니티를 소홀히 해왔다고도 적혀있다.

업계 전문가와 분석가는 해당 메모의 경고에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월에 회사에 다시 합류한 오픈AI 설립자 안드레이 카르파티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기술 대기업과 경쟁하는 소규모 AI 기업의 급증이 업계를 크게 뒤흔들기 시작했다”고 트윗했다. 이어 그는 “생태계는 캄브리아기 폭발의 초기 징후를 경험하고 있다”며 5억년전 생명의 빠르고 다양한 진화로 특징지어지는 지구 역사의 한 시기를 비유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빌드하거나 사용자 정의할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릴리스된 소프트웨어 코드를 말한다. 대부분의 빅테크는 내부 프로그램을 회사 기밀로 철저히 유지하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서로 공유하고 수정하며 협력한다. 인기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에는 파이어폭스(Firefox) 브라우저와 VLC 미디어 플레이어가 포함된다.

오픈소스 AI 커뮤니티는 올해초 무기명의 사용자가 메타의 챗GPT에 해당하는 ‘라마’(LLaMa)를 메시지 보드 포첸(4chan)에 유출하면서 거대하고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다. 당시 라마는 대중에게 공식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유출로 인해 오픈소스 AI 프로그래머는 자신만의 맞춤형 프로젝트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AI는 누구나 가지고 놀수 있기때문에 멈출수 없으며, 가드레일과 모라토리아에 대한 논의는 학문적일 뿐이다”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핵심은 한때 소규모 개발자의 주요 과제로 여겨졌던 AI 시스템을 교육하는데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다. 프로그래머이자 기술 분석가인 사이먼 윌리슨는 “오픈AI의 주력 제품인 챗GPT-4가 여전히 업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모든 AI 제품이 지금까지 있었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될 필요는 없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현재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유용하면서도 ‘작은’ AI 모델 개발을 빠르게 파악중이다. 그러나 개별 프로그래머에게 양도된 AI 이점이 사회이익을 위한 기술 민주화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지만, 악의적인 사용될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크 리들 조지아공과대학교 교수는 “대중은 기업이 독점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도구를 더 많은 사람의 손에 쥐어줌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대중이 새로운 기술을 무엇에 사용할 것인지 질문해야될 시기”라며 “오픈소스는 독성물질을 생성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생성해 가짜뉴스를 만드는 등 모델의 특수 버전을 개발하는데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섭외’보다 ‘성과 구조’가 중요해졌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 이제 브랜드들은 단순 노출을 넘어 실제 영향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콘텐츠 반응을 구매 전환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한 번의 성과를 다음 캠페인에서도 반복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챗GPT가 뭐예요?" 골목상권의 잔인한 현실… AI 대전환 시대, 소상공인만 '섬'에 갇혔다

대기업 회의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보고서를 쓰고, 사무직 직장인의 책상 위에서는 챗GPT가 엑셀 함수를 대신 짜준다. 그런데 지하철 두 정거장만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풍경이 사뭇 다르다. 7평짜리 분식집 사장님은 여전히 손글씨로 매출 장부를 적고, 옆 미용실 원장님은 예약 손님 명단을 머릿속으로 외운다.

[현장] KOBA 2026서 확인했다, 'AI'가 바꾼 방송·미디어 환경

국내 최대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인 ‘KOBA 2026’이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34회를 맞은 KOBA는 방송 장비 중심 전시에서 출발해 디지털 전환, 1인 미디어, OTT, XR, VFX를 거쳐 이제 AI 기반 제작 환경을 전면에 내세우는 산업 전시회로 확장됐다.

[인터뷰] 정우석 츄라이 대표 "망설이다 아는 맛만 사는 식품 이커머스, 공짜 시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츄라이는 시식 전환율 27%대, 시식 지원금 100원당 127원대 수익이라는 초기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 없이 입소문만으로 2개월 만에 사용자 2452명을 확보했다는 점도 초기 검증 사례로 꼽힌다. 츄라이가 공략하는 시장은 단순한 온라인 식품 판매가 아니다. 먹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식품의 불확실성을 온라인 커머스 안에서 줄이는 경험형 유통 시장이다. 이에 테크42는 정우석 츄라이 대표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