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다'가 배운 카톡 대화 DB는 모두 증거"

[AI 요약] 사용자들의 일상 대화를 활용해 AI 대화 시스템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불법의 영역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개발사가 이용자들에게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출하라고 명령하여, 데이터 수집 과정은 모두 증거로 인정되어, 임의로 파기할 수 없게 된 인공지능 기업의 데이터 활용 문제가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돌입했다.


인공지능(AI) 기업의 데이터 활용 문제가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돌입했다. 사용자들의 일상 대화를 활용해 AI 대화 시스템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이제 불법의 영역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러한 AI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은 앞으로 해당 산업 발전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법원은 AI 챗봇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수집했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개발사가 이용자들에게 수집한 카카오톡 데이터베이스(DB)는 모두 증거로 인정돼, 이를 임의로 파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스캐터랩은 연애 정보 앱 '연애의 과학'을 통해 수집한 실제 연인 카톡 대화 1억 건을 AI 개발에 사용했다.

이 회사가 AI 챗봇을 개발하기 위해서 많은 DB가 필요했다. 그것도 실제 연인들이나 친구랑 이야기 했을 법한 대화체의 말을 모아야 했다.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언어를 구사하는 챗봇을 만들고,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서 진화하는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스캐터랩은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 100억건을 수집했다. 이 중에 많이 쓰이는 말투나 대화 1억건을 골라서 이루다의 DB에 적용했다.

이 탓에 이루다 출시 이후, 스캐터랩의 또다른 서비스 연애의 과학 사용자 300여 명은 스캐터랩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집단 소송을 제기하고 증거 보전을 신청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주장하며 100억건의 카카오톡 원본 DB와 1억건의 이루다 DB 모드 증거로 보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법원은 스캐터랩에 카카오톡 대화 DB와 이를 가공한 DB, AI가 학습을 통해 이뤄진 대화 내용 모두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하정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스캐터랩은 실명 등을 불완전 삭제했다. 또한 성적인 대화, 사상, 신념, 영업 비밀 등이 담긴 대화를 그대로 이루다 DB 학습 용도로 사용했고 이를 공개했다"면서, "확보한 DB로 위법 행위를 밝히고 소송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초기 이루다 베타 테스트 모집 공고(출처: 스캐터랩) 
서비스 초기 이루다 베타 테스트 모집 공고(출처: 스캐터랩)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테크 이지 토크’ 첫 번째 시간… LLM의 미래와 교육의 변화

산업 각 분야에서 초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활용한 기술과 서비스가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과연 LLM의 강점과 한계는 무엇일까? 그리고 여러...

‘챗GPT’ 뉴 버전 ‘섹시한 페르소나’는 마음에 드나요?

스칼렛 요한슨이 디지털 동반자의 목소리를 맡은 영화 이 실제로 구현됐다. 오픈AI는 섹시한 여성 목소리의 인공지능 대규모 언어모델 ‘GPT-4o’를 새롭게 공개했다. 기업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대로 챗GPT는 미래를 건설하고 있는 것일까.

[인터뷰] 매도왕 정철민 대표·임주성 CTO “1년 동안 안 팔렸던 매물, 두 달만에 팔리는 부동산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에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내세운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매수자나 세입자 중심의 서비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한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초 엔틀러 코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신생 스타트업 ‘매도왕’은 그 사명과 같이 매도인 입장에서 부동산 매물이 잘 팔릴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 최원상 에어벌룬 대표 “개인 온라인 비즈니스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 간의 온라인 비즈니스 매매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있다면 어떨까?’ 최원상 에어벌룬 대표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앤틀러 코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화됐고, 단기간에 적잖은 거래량을 발생시키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초 6개월 간의 프로그램 과정을 마치고 ‘3기 INVESTOR DAY: Zero to One’을 통해 IR 발표를 한지 한 달여, 최 대표를 만나 그의 지난 이야기와 에어벌룬 팀이 만들어 내고 있는 성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 물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