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캡슐로?···암환자 흡수선량 실시간 정밀 모니터링

방사선으로 위암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사진=세인트존스캔서인스티튜트)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사선 치료에서는 건강한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 조직을 표적화하는 정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위장관에서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흡수되는 방사선량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상당한 어렵다. 게다가 수소이온농도지수(pH) 및 온도와 같은 생화학적 지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존의 방법은 방사선 치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부적합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싱가포르 국제 공동연구진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캡슐 모양의 방사선량 모니터링 기기(선량계)를 최초로 개발했다.

신경망 기반 회귀모델 사용···정확도 기존의 5배

실시간 조사 방사선량 모니터링용 캡슐의 기능 모델. (사진=SIAT)

중국과학원(CAS) 산하 선전첨단기술연구원(SIAT), 싱가포르국립대(NUS), 칭화대 공동연구팀은 캡슐 모양의 X선 선량계(지름 5㎜, 두께 0.2㎜)를 개발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 두께는 0.3㎜ 제도용 샤프펜슬 굵기보다도 가늘다.

위암 환자가 방사선으로 암종양을 치료할 때 이 초소형 모니터링 기기를 삼키면 몸안에 흡수되는 방사선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주면서 방사선 조사량을 조절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체 내 임상 선량계는 환자의 피부 바로 위, 또는 그 근처에 배치돼 표적 영역에 흡수된 방사선량을 추정한다. 이런 선량계에는 금속산화물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 FET), 열발광 센서 및 광학적 활기를 띤(여기(勵起)상태의) 필름 등이 사용된다. 이와함께 그동안 방사선 치료 검증을 위해 전자 포털 영상 장치를 사용한 생체 내 선량측정도 연구돼 왔다. 하지만 이또한 비용이 많이 들고 환자에 대한 방사선량을 바꿔버리는 광자 감쇠를 가져온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중국-싱가포르 연구팀이 개발한 최신 방사선량 모니터링 캡슐은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았던 방식을 사용했다. 인공지능(AI) 신경망 기반 회귀 모델을 사용해 방사선 발광과 잔광 강도 및 온도를 기반으로 종양 치료에 사용된 방사선량을 추정토록 한 것이다. 두 나라 연구진은 이 선량계가 표준 선량 측정 방법보다 약 5배 더 정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조그만 기기로 pH와 온도를 측정하는 기능을 통해 위암의 방사선 치료 중 흡수된 방사선량 값을 구할 수 있게 됐고, 캡슐 크기를 좀더 최적화하면 다양한 악성 종양의 치료를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 캡슐형 방사선량계는 X선에 버티는 나노신틸레이터(방사선 충돌로 발광하는 물질)로 캡슐화된 유연한 광섬유, 폴리아닐린 필름 및 소형 무선 발광 판독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향후 전립선암, 비인두암 환자 방사선 치료시 실시간 선량 측정

중국-싱가포르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캡슐 선량계의 3D 모델. 왼쪽부터 캡슐, 안테나, 마이크로 컨트롤러, 방사선 감지 센서, 섬유, 폴리 아닐린 필름, 다채널 유체 공동(空洞), pH센서, 배터리다. (사진=SIAT)

이 연구는 14일자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발표됐다.

교신 저자인 성종하이 선전첨단기술연구소 교수는 “앞으로 이 캡슐을 전립선암 근접치료(brachytherapy)용으로 직장에 넣거나, 비인두암에서 흡수된 방사선 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위해 비강 상부에 배치해 방사선 조사 치료 부위 주변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인두암(nasopharyngeal cancer)은 뇌기저부에서 연구개부까지 이르는 인두의 가장 윗부분(비인두)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근접치료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바늘, 알갱이(seed), 철사(wire), 카테터(catheter) 안에 밀봉하고, 암의 내부 혹은 주변부를 치료하는 내부 방사선치료법이다. 임플란트 방사선치료, 내부 방사선치료로도 불린다.

암치료용 방사선은

캡슐의 구성 요소. ⑴캡슐 캡 ⑵안테나 ⑶마이크로 컨트롤러 ⑷방사선량 감지센서 ⑸폴리아닐린 필름 ⑹나노 크리스털 섬유(NaLu₄:Tb@NaYF₄) ⑺ 멀티 채널 유체 공동(空洞) ⑻pH센서 ⑼배터리. (사진=SIAT)

암환자 방사선 치료시 환자에게 흡수되는 전리방사선은 직접 전리입자(α선, β선, 중양자선, 양자선, 전자선)나 간접 전리입자(X선, 감마(γ)선, 중성자선), 또는 둘의 혼합으로 이루어지는 방사선이다. 이 중에서도 방사선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방사선은 X선, 감마선, 중성자선, 양성자선 등이다.

암환자 방사선 치료시 흡수된 방사선량, 즉 흡수선량(Absorbed dose·吸收線量·TID)은 방사선(전리방사선)에 의해 매질에 축적된 에너지 측정 단위를 사용한다. 즉, kg당 1줄(J)의 에너지가 흡수될 때의 흡수선량을 1그레이(Gy)라 부른다.

전리방사선이 암 치료에 사용될 때, 의사는 일반적으로 그레이로 방사선 치료 처방을 내린다. 이온화 방사선에 의한 위험이 얘기될 때엔 관련 단위인 시버트(sievert)가 사용된다.

다만 흡수선량만으로 방사선량을 판단하는 것은 발생 가능한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1그레이의 알파 방사선(α선)은 똑같은 1그레이의 광자 방사선보다 생물학적으로 훨씬 더 파괴적이다.

똑같은 값의 방사선량을 찾기 위해 다양한 생물학적 영향을 반영한 적절한 가중인자를 적용할 수 있다.

방사선 피폭에 의한 확률적 영향은 방사선 방호를 목적으로 분류한 생물학적 영향의 하나다. 이는 방사선량의 크기가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의 심도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영향이 일어날 확률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낸다. 따라서 확률적 영향에는 문턱 값 선량이 없다. 즉, 선량이 증가함에 따라 영향의 발생 빈도(확률)는 증가한다. 신체적 영향 중에서 발암영향과 유전적 영향이 이에 속한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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