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수혁 팀리미티드 대표 “구매 영수증 데이터를 활용해 전환율 25% 이상의 초개인화 타겟 마케팅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잠자고 있던 영수증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타겟팅 프로세스 개발
구매 영수증을 제공한 고객에게 시중보다 저렴한 최저가 가격에 상품 제공 혜택 돌려줘
성별, 나이 등의 코호트 데이터, 온라인 상 행동 데이터를 넘어서 특정 고객군 정밀 타겟팅 가능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 데이터는 필수적인 정보지만,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지=픽사베이)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 데이터는 필수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성별이나 나이, 특정 사이트의 방문 이력이나 제품의 리뷰를 살펴본 행동 데이터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온라인 기준에서 수집이 가능한 데이터들이다. 물론 온라인에서 확보된 데이터 중에는 실제 구매 고객 데이터도 있어 리타겟팅 등 이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하다.

문제는 가장 고품질의 데이터인 구매 데이터를 적정한 수준으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오프라인에서 구매한 소비자의 데이터는 간편결제, 카드사 등의 데이터로 파편화 돼 있고 그 마저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이에 기업들은 파편화된 데이터를 연결·조합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 할 만한’ 타겟 고객을 설정하고 이들에게 광고, 캠페인 등의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한다.

그런데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이 경우 디지털 마케팅 전략 자체에 큰 변화가 생긴다. 예를 들어 A 제품을 실제 구매한 고객이 언제, 어디에서 무엇과 함께 구매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면, 또 그러한 구매 데이터가 차곡차곡 확보된다면 구사할 수 있는 초개인화 타겟팅의 범위는 크게 확장된다. A 제품의 경쟁사인 B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A 제품을 구매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타겟팅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구매가 집중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타겟팅 광고도 가능하다. 특정 제품과 관련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해당 제품을 구매한 고객만을 타겟팅 할 수도 있다.

팀리미티드는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구매 데이터를 ‘구매 영수증’을 통해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초개인화 타겟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구매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자발적으로 영수증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더 놀라운 점은 팀리미티드가 지난 8월 말 앤틀러코리아 배치2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극초기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이들이 일으킬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혁신을 배수혁 팀리미티드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고객과 기업이 Win-Win(윈-윈)하는 전략, 영수증에서 찾았다

팀리미티드가 선보인 초개인화 타겟팅 솔루션 ‘리미티드’에 적용된 방식은 편의점과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가 직접 자신의 구매 영수증을 플랫폼에 업로드하게 하는 것이다. 대신 고객에게는 리미티드가 확보한 상품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베네핏을 제공한다. 그렇게 구매 영수증을 통한 고객 데이터가 쌓이면 초개인화 타겟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온오프라인 실구매 데이터는 각 브랜드사에게 상당한 가치의 마케팅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지난 8월 말 앤틀러코리아 배치2 데모데이 무대에 코파운더인 김효린 CPO, 이우택 COO와 함께 나선 배수혁 대표는 ““서비스 검증 한달이 된 시점에 전용 회원 1만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업로드한 영수증은 2만장을 넘어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성과를 언급했다. 

(왼쪽부터)팀리미티드 배수혁 대표, 이우택 COO, 김효린 CPO. (사진=앤틀러코리아)

“초기 MVP임에도 대형 식품 기업들이 등이 저희와 타겟 마케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모 고객사의 경우는 자사 신제품의 경쟁사 고객 및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타겟 마케팅을 원했고, 샘플 타겟 마케팅의 결과 20%가 넘는 전환율과 1000%~2500%가 넘는 로아스를 확보했습니다. 그 외에도 3개월 이내 요거트를 구매한 2030여성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죠. 이 과정에서 저희는 현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브랜드가 제품을 26%~52% 할인된 최저가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게 했고, 소비자들은 영수증을 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기존에 구매했던 상품의 유사 제품, 혹은 연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강남 패스트파이브에 마련된 팀리미티드 사무실에서 만난 배수혁 대표는 리미티드 솔루션의 MVP버전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오프라인 샘플 마케팅을 대행하는 업체들을 타겟팅해 샘플 마케팅 이후 구매로 전환되는 매체로서 리미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과정에서 첫 고객사가 생겼다는 것이다. 

배수혁 대표는 리미티드 솔루션의 MVP버전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오프라인 샘플 마케팅을 대행하는 업체들을 타겟팅해 샘플 마케팅 이후 구매로 전환되는 매체로서 리미티드가 활용된다는 것이다. (사진=테크42) 

“F&B 제조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마케팅을 할 때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려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죠. 특히 샘플링 이벤트의 경우 젼환율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요. 오프라인 샘플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은 대부분 광고 대행사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커머스채널이 없습니다. 그로 인해 샘플을 가져간 소비자들이 재구매를 할 수 있는 전환매체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리미티드와 함께 하게 되면 향후 오프라인 샘플을 체험한 고객들의 즉각적인 전환 데이터는 물론이고 고객이 영수증을 올렸을 때 지속적으로 구매가 발생하는 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더 크게 보았을 때에 리미티드는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초개인화 된 상품 추천이 가능하게 되는 거예요.”

리미티드가 전환 매체가 된다는 것은 향후 리미티드에 영수증을 올리고 혜택을 받게 되는 고객을 그만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는 팀리미티드가 추구하는 리미티드 고객 확보 전략의 단초로 작용하고 있다. 배 대표는 “현재 중요한 것은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이와 같은 오프라인 샘플 마케팅 협업 사례를 통해 유저를 늘리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오프라인 매장의 영수증은 물론 편의점, 대형 마트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영수증을 받는 소비자만 400만명이 넘습니다. 이 분들이 가볍게 영수증을 찍거나 스크린샷을 해 저희 리미티드 앱에 올리기만 해도 최저가 혜택을 얻어 갈 수 있게 됩니다.”

앤틀러 배치 프로그램에서 이뤄 낸 놀라운 성과

리미티드 솔루션을 바탕으로 타겟 마케팅을 진행한 실제 사례. (이미지=팀리미티드)

이러한 리미티드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성은 최초 앤틀러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됐다. 앤틀러 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팀리미티드로 의기투합한 배 대표와 김효린 CPO, 이우택 COO는 초기에는 ‘영수증’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대시보드를 통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했다.

“전자든 종이든 영수증이 갖고 있는 데이터는 상품 정보는 물론 언제 어디서, 어떤 리테일러에게 구매했고, 할인가는 얼마라는 것, 심지어 하단에는 일부 멤버십 데이터에 신용카드 데이터까지 다양합니다.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죠. 이러한 데이터들을 상품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였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것 만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각자의 경험과 각 제조 브랜드 마케터들의 니즈를 보다 정교하게 담는 서비스를 고민했고, 그러한 고민은 단순한 데이터 제공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과 전환율까지 책임지는 솔루션을 만들자는 목표로 연결됐다.

“고객의 구매 영수증 데이터만 있다면 타겟팅 설계도 가능하고 PB상품 제작에도 반영할 수 있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어요. 어찌됐든 마케터들의 진정한 니즈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초기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며 잡았던 두 가지 가설이 ‘소비자들이 최저가 혜택을 얻기 위해 영수증을 제공할 것인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겟 마케팅이 가능할 것인가’였어요.”

팀리미티드가 MVP 솔루션을 돌린 결과. 단 1개월 만에 1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2만장이 넘는 영수증을 제공했다.
소비자 영수증 데이터를 통해 타겟팅 할 수 있는 데이터들.

결과는 놀라웠다. 단 1개월 만에 1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2만장이 넘는 영수증을 리미티드 앱에 업로드한 것이다. 배 대표는 “제 자신이 평소 영수증을 보관하지 않고 버렸던 사람이기에 이 정도의 유저가 확보될 지는 예상할 수 없었다”며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결과를 털어놨다.

“고객들에게 최저가 혜택을 제공하면 영수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설이 확인된 이후 이 영수증 데이터를 가지고 진행한 초개인화 타겟 마케팅을 통해 전환율이 25%까지 나왔어요. 기존 타겟팅의 2배가 넘는 수치였죠. 로아스(ROAS 광고 지출 대비 수익)도 2500%까지 기록했고요. 저희가 예상한 것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습니다.”

다음 목표는 고도화, 디지털 마케팅 판을 바꾸는 유니콘 될 것

앤틀러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기까지 배 대표를 비롯한 코퍼운더들은 각각의 삶 속에 남다른 경험을 쌓으며 전문성을 키워왔다. 배 대표의 경우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첫 창업을 시도했다.

“영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한국의 ‘에브리타임(전국 단위 대학 커뮤니티 및 시간표 서비스)’ 같은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 영국에서는 선배에게 물어보는 것 외에 학과 정보나 강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었거든요. 한국에서 펀딩을 받고 다시 영국 런던에서 한국 개발자 친구들과 협업해 개발을 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었죠.”

첫 시도였지만 5개의 런던 주요 대학에서 서비스를 론칭하며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 신분에서 초기 멤버의 이탈, 한국 엔지니어와 협업 등이 쉽지는 않았다. 배 대표는 “빠른 실행을 통해 테스팅을 지속하며 진행하고 싶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쉽지 않았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리미티드는 자신의 실제 구매 영수증을 제공하면 획기적인 최저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프로세스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미지=팀리미티드)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 모델 찾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그 상황에서 앤틀러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나름 손해를 보지 않는 엑시트를 결정하며 마무리가 됐죠. 그래도 당시 기억은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어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인 블라인드의 문성욱 대표님의 조언을 얻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찾아가 뵙기도 했고, 핀란드, 두바이, 멕시코 등에 투자자들을 만나러 다니기도 했죠. 결국은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그래도 당시 경험이 지금 팀리미티드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코파운더인 김효린 CPO의 경우는 산업 공학을 전공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F&B 업계에서 전략 컨설팅 업무를 경험했다. 신제품 론칭부터 브랜드 단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을 위한 조사와 분석을 두루 섭렵한 전문가다. 이우택 COO의 경우 GS리테일과 클래스 101, 패스트파이브에서 데이터 분석 및 사업개발을 담당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배 대표에 따르면 이 COO의 리테일 분야 경험과 데이터 전문성이 리미티드 비즈니스 모델 초기 설계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각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팀리미티드는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했고, 그 성과는 이제 본격적인 사업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팀리미티드는 리미티드 솔루션의 고도화를 위한 CTO 영입에 나서고 있다. 지속적으로 영수증을 제공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솔루션 고도화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앤틀러코리아로부터 유치한 프리시드 자금에 이은 후속 투자 유지도 진행 중이다. 인터뷰 말미, 배 대표는 “모든 소비자가 무엇을 샀는지를 다 아는 기업이 되는 것이 팀리미티드의 목표”라며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배 대표는 “모든 소비자가 무엇을 샀는지를 다 아는 기업이 되는 것이 팀리미티드의 목표”라며 "유니콘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테크42)

“현재 리미티드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과정을 신중하게, 또 실행력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데이터 사이언스 차원에서 영수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코호트를 만들 예정이예요. 그 외에 데이터 기술에 대한 고도화도 필요하죠. 또 다른 목표는 1년 안에 1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어떤 상품이 들어와도 최소 5% 정도의 타겟층을 제시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게 팀리미티드는 앞으로도 많은 테스팅과 검증을 통해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겁니다. 팀리미티드의 목표요? 당연히 유니콘이죠!”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창업자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자체 LLM 기반 언어 AI 개발…번역, 글쓰기 이어 음성 번역 서비스도 선보일 것”

26일 딥엘의 창업자인 야렉 쿠틸로브스키 CEO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시장 진출 1년의 성과와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쿠틸로브스키 CEO가 소개한 딥엘 라이트 프로는 딥엘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로 구동되는 첫 서비스로, 기업이 사내외 커뮤니케이션, 계약서 등 기업이 글로벌 비즈니스 상황에서 더 명확하게 소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테크노파크, 2024년 사업재편 지원사업 수혜기업 모집

서울테크노파크는 전국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재편 지원사업’ 수혜기업을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서울테크노파크는 2021년부터 사업재편 파트너십 기관으로써 미래차, 배터리, 탄소중립, IT, 헬스케어,...

몰레큘라이노베이션즈,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2억 투자 유치

기술 창업 기업 몰레큘라이노베이션즈는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2억원 시드투자를 유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몰레큘라이노베이션즈는 서울대 화학부 연구실에서 신물질 레스베라트론의 발견을 기반으로 신약 및...

화이트큐브, 습관 형성 플랫폼 챌린저스로 2023년 첫 연간 흑자 달성

습관 형성 플랫폼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화이트큐브는 2023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화이트큐브는 연평균 두 배 이상 매출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