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정윤 트루라이트코리아 대표 “세상에 없었던 웹툰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15년 경력의 콘텐츠 전문가로 카카오엔터 다음웹툰 영상화 사업 총괄, ‘이태원클라쓰’ 등 수십편 판권 계약 주도
대학 시절부터 키운 창업의 꿈 실현, 싱가포르에서 시행착오 후 한국에서 날개 펼쳐
전 세계 유일, 성인물과 동성애물이 없는 웹툰 플랫폼 지향, 두 아이 엄마로서 ‘사회적 가치’ 실천
우리나라의 웹툰은 최근 각 기업들의 IP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다수가 영상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공한 IP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IP(지적재산권) 시장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내세우는 웹툰, 웹소설의 차별적인 경쟁력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을 명실상부한 ‘웹툰 종주국’으로 인식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IP 비즈니스는 과연 대기업만의 전유물일까? 언뜻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이 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식은 고정관념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IP 스타트업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18년 싱가포르, 2021년 다시 한국에서 자사만의 독특한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스타트업, 트루라이트코리아의 행보는 특히 주목을 끈다.

한정윤 트루라이트코리아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다음웹툰 영상화 사업을 총괄하며 ‘이태원클라쓰’ ‘나빌레라’를 비롯해 수십편의 영상 판권 계약을 주도한 바 있다. (사진=테크42)

트루라이트코리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다음웹툰 영상화 사업을 총괄하며 ‘이태원클라쓰’ ‘나빌레라’를 비롯해 수십편의 영상 판권 계약을 주도했던 한정윤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웹툰과 웹소설을 8개국으로 번역·유통, 오리지널 IP 발굴 및 영상화 기획·제작을 비롯해 웹툰과 웹소설의 현지화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웹툰 자동번역 및 편집 플랫폼’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작부터 남다른 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트루라이트코리아의 경쟁력, 창업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한정윤 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IP 개발과 현지화에 총력… ‘시행착오로 얻은 교훈 반영했다”  

트루라이트코리아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웹툰과 웹소설, 영상물 제작이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웹툰 작가들과 오리지널 IP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시작부터 웹툰과 웹소설을 영상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IP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수한 웹소설 IP를 웹툰으로 제작하는 사업도 이에 포함된다. 첫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말 웹툰 ‘오빠 베프와데이트하기’에 이어 ‘발푸르기스의 너머’를 카카오페이지 등에 론칭했고 그 외에도 새로운 작품 6편을 론칭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웹툰과 웹소설을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어, 아랍어, 터키어 등 8개 국어로 번역 및 편집해 현지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현지화 작업이다. 이는 사업 초기인 트루라이트코리아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키며 IP 개발 사업을 뒷받침하는 분야기도 하다.

트루라이트코리아가 최근 웹소설 IP를 활용해 론칭한 웹툰 작품 '오빠 베프와 데이트하기'(왼쪽). 신인 웹툰 작가가 소설 파우스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발푸르기스의 너머'(오른쪽), 이는 트루라이트코리아가 직접 기획제작에 참여한 오리지널 작품이다.

그 외에 자체 제작을 하지 않더라도 좋은 웹소설과 웹툰 작품을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는 사업도 시도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의 유명 웹소설 두 작품을 소싱해 아마존 킨들 등 해외 플랫폼에 론칭했고, 이를 웹툰으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콘텐츠 비즈니스 외에도 AI모델을 적용한 ‘웹툰 자동 번역, 편집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시드 투자를 한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의 추천으로 선정된 TIPS(팁스) 과제로 수행 중이다.

종합해 보면 트루라이트코리아는 창업 만 2년을 갓 넘긴 스타트업 치고 놀라운 정도의 사업 안정화를 이룩한 셈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앞서 한정윤 대표가 거친 다양한 시행착오의 교훈이 반영된 덕분이다. 바로 앞서 살짝 언급된 2018년 싱가포르의 첫 도전이 그것이다. 트루라이트코리아가 만들어 가고 있는 성과를 이야기하던 한정윤 대표는 “창업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시기”라며 당시 이야기를 털어 놨다.

“가족이 잠시 싱가포르로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당시에 한국에서 저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다음웹툰 영상화 총괄로서 일하고 있었죠. 다행히 회사 측의 배려로 한동안은 해외전략실 발령을 받아 싱가포르에서 해외 전략 스텝으로 일을 하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웹툰을 활용한 글로벌 사업들이 막 시작되는 초창기였는데, 그것을 보면서 대학 시절부터 꿈꿨던 창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더군요. 일정 정도 수익이 나기 전까지는 법인세가 없고, 여러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지사가 싱가폴에 위치해 있어 글로벌 사업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고요. 그렇게 덜컥 그동안 모아뒀던 자비 10만달러를 투자해 창업을 했어요. 한국 영화를 소싱해서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었죠.”

싱가포르 트루라이트 시절, 2019 htng 행사에 참석한 한정윤 대표.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로 도전한 창업이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소니와 워너브라더스 자회사 필름뱅크미디어(Filmbank media)와 아시아 컨설팅 계약을 비롯해 미국 애플사와는 영화 콘텐츠 전세계 유통을 위한 컨텐츠 프러바이더(Contents Provider) 계약을 맺기도 했다. 모 웹툰 플랫폼과 현지화(로컬라이징) 계약도 체결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외국인으로서 싱가포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내 재무적인 관리와 경영적인 측면에서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허점이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까지 발생했다. 결국 귀국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 대표의 첫 도전은 그렇게 아쉬움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한 대표는 다시 트루라이트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시도를 이어갔다. 당시를 돌이키던 한 대표는 “법인을 설립하고 첫 해부터 수익을 내는데 굉장히 집중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싱가포르에서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순수하게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어요. 생각해보면 ‘맨땅에 헤딩’을 한 셈이죠(웃음). 한국에서는 계획을 철저하게 세웠어요. 우선 트루라이트코리아 법인을 만들 때는 자본금 200만원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첫 해부터 웹툰 번역을 중심으로 한 현지화 사업을 통해 단기간에 매출을 일으키는데 집중을 했죠. 덕분에 자체 고정비를 해결하면서도 연이어 영업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었어요. 또 서울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교육도 받고, 싱가포르에서 외국 법인이라 조건이 안돼 받지 못했던 한국의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했죠. 그 과정에서 팁스에도 지원할 수 있었고요.”

위기에서 빛을 찾았던 대학시절, 목표를 정하니 길이 보였다   

트루라이트(Trulite)는 해석하면 ‘참 빛’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는 한정윤 대표의 지난 경험과도 관련이 있다. 삶의 와중에 직면한 위기의 순간, 그녀는 절망 대신 도전을 택했고 그렇게 발견한 빛은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외고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고교시절 방송반을 했던 탓에 큰 고민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대학 입학과 함께 급변한 환경은 그때까지 무난했던 그녀의 삶을 흔들기 시작했다.

“대학에 진학해서 1학년 때 굉장히 방황을 많이 했어요.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중·고교를 모두 남녀공학을 다니다가 여자들만의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죠. 이를테면 조금 이기적으로 느껴졌다고 할까요?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고, 여러가지 개인적인 문제들도 겹치며 2학년 1학기까지 거의 학교를 가지 않았어요. 차라리 휴학이라도 하면 됐는데, 수강신청은 다 해 놓고 학교를 안 가니 고등학교 때 전공이었던 일본어 관련 강의만 빼고는 모조리 D를 맞아 학사경고를 거의 면하는 수준이었죠. 나름 고교시절부터 공부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다가 그런 상황이 되니 당시 저로서는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올해 홍콩필름마트에 바이어로 참관한 한정윤 트루라이트코리아 대표.

그런 그녀를 지탱하게 한 것은 그나마 몇 안되는 교포 출신 친구들이었다. 파라과이, 미국, 호주 등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할 때면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 역시 중학생 시절 일본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던 덕분이기도 했고, 그 중에는 비슷한 문제를 겪는 친구도 있었기에 마음을 터 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순간에도 놓지 않았던 신앙 역시 그녀가 정말 원하는 목표를 찾는데 확신을 더해줬다.

“친구들 덕분에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이 역경을 극복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열심히 기도했던 순간도 있었고요. 그 과정을 통해서 콘텐츠, 그 중에서도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겠다는 목표가 생겼죠. 지금은 영화학과 교수인 오빠의 영향도 있었어요. 다만 제게 콘텐츠를 창작할 정도의 재능은 없었다는 거였죠. 대신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많은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선별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면 그 역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문제는 학점이 바닥을 치는 상황이었다는 거예요. 그래도 나름 목표 지향적인 성향이라(웃음) 그때부터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물불을 안 가렸죠. ”

대학 2학년 여름 이후, 그녀는 당시 손꼽히는 영화 제작·유통기업인 ‘씨네클릭아시아(현 화인컷)’에 입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절학기까지 수강하며 부족한 학점을 매웠다. 그렇게 2학년 2학기부터 그녀가 수강하는 모든 강의의 학점은 ‘A’를 기록했고 이는 졸업까지 변치 않았다. 결국 그녀는 목표로한 씨네클릭아시아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씨네클릭아시아에서 보낸 4년의 시간동안 그녀는 한국 영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깐느, 베를린 영화제 기간 열리는 필름마켓에 부스를 차리고 전시를 하며 작품을 소개하는 과정을 A부터 Z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한 대표는 “그때부터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포스터, 영상 등을 준비하며 해외 관객에 맞게 현지화하는 감각을 배웠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한국식이 아닌 그 나라 사람들에게 통할 수 있는 마케팅을 기초부터 제대로 배웠던 시기였어요. 홍보를 위한 글은 어떻게 써야하고 세일즈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바이어와의 미팅, 전시 부스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죠. 당시 씨네클릭아시아는 ‘영화계의 사관학교’라고도 할 정도였으니까요. 당시 습득한 해외 비즈니스 노하우는 지금까지도 제가 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되고 있죠.”

확장적인 경험을 추구한 커리어 이어가

그렇게 목표한 바를 이루며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한 대표의 커리어는 이후 확장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이어졌다. 결혼을 했고, 가정을 꾸리게 되며 다른 업계에서 일어나는 해외 마케팅을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마침 좋은 제안도 받게 됐다.

“유럽과 미국의 식품 브랜드를 한국에 수입해 소개하는 구르메F&B코리아라는 회사의 마케팅 팀장직을 제안 받았어요. 씨네클릭아시아의 일이 좋았지만, 한편으로 다른 분야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즈음이라, 고민 끝에 합류했어요. 그렇게 음료나 잼, 치즈 등의 좋은 유럽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꽤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그 사이 감사하게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기도 했고요(웃음). 그 과정에서 식품 산업 분야에 기업들이 유난히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되는 이유도 깨달을 수 있었죠. 어찌보면 의식주와 관련된 산업은 사람들의 삶의 근간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잖아요. 그래서 콘텐츠 분야와는 정말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시장이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좀 더 스케일이 큰 경험을 할 수 있었고, 프랑스, 미국 등에서 1~2위를 하는 식품 기업들과 직접 마주하며 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죠.”

2023 콘텐츠 도쿄 행사에 일본어 팀 직원들과 함께 참여한 한정윤 대표(왼쪽 세번째).

하지만 콘텐츠, 영화에 대한 미련은 내내 그녀의 마음 한 켠에 자리했다. 이를 알아차린 남편 역시 ‘꿈이 있는데 왜 고민하느냐’며 다시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그렇게 그녀는 해외 스튜디오 영화를 한국에 유통하는 일을 시작했고 2015년 무렵에는 카카오 웹툰 부문 영상화 담당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그때가 ‘미생’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웹툰 기반의 드라마, 영화 콘텐츠가 막 나오는 시기였어요. 콘텐츠 업계에서 사업성 있는 분야를 개발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렇게 성공한 원작을 영상화하는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일을 하면서 살펴보니 당시 한국은 그런 보석 같은 작품들이 수백개가 있었어요. 하지만 알면 알수록 계약 구조가 너무 좋지 않더라고요. 창작자들에게 공유되는 수익이 형편없었어요. 영화 계약 시장에서 저작권 계약을 하던 제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무런 기준이 없이 이뤄지는 상황이었던거죠. 그래서 제대로된 계약 구조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웹툰 IP사업 구조를 카카오 내에서 짜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정말 진지하게 영상화를 하고 싶어하는 제작사 위주로 판권 계약을 진행했어요. 작가님들에게도 일정 정도의 수익이 공유되는 구조도 만들었고요.”

성인·동성애물이 없는, BTS 가치 지닌 웹툰 플랫폼 지향

이후 그녀가 몸담았던 카카오 웹툰 부문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분리가 됐다. 3년여 간 카카오엔터의 다음웹툰 영상화 사업 총괄로서 활약한 그녀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웹툰 수십편의 영상화 판권 계약을 진행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현재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트루라이트코리아를 경영하며 한 대표는 남다른 목표도 설정했다. 우선은 성인물과 동성애물이 없는 웹툰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웹툰 업계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이른바 ‘돈이 되는’ 소재들을 굳이 제외하겠다는 이유는 뭘까?

“물론 어떤 의미에서 매출을 굉장히 많이 발생시키는 콘텐츠죠. 그래서 탑 플랫폼들 중 성인물이나 동성애물 없는 경우가 없고요. 그런 상황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콘텐츠 업계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사람으로서 늘 안타까웠어요. 아무리 연령 제한을 건다고 해도 썸네일이나 포스터는 아이들에게 노출되거든요. 요즘은 8~9세만 돼도 웹툰을 소비하기 시작하고 저희 아이들도 보고 싶어하는데, 선뜻 보라고 하기 어렵더군요. 대신 작품성으로 승부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또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그런 차별적인 플랫폼을 찾는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인터뷰 말미 한정윤 대표는 성인물과 동성애물이 없는, 즉 이제까지 세상에 없던 웹툰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진=테크42)

이어 한 대표가 이야기하는 또 다른 가치는 다름아닌 ‘BTS’다.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한 그 ‘BTS’는 아니니 오해 마시길. 이는 Be Humble(겸손하자)▲Take care of the weak(언어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작가들의 어려운 점을 지원하고 나아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자) ▲Share the values and profits(우리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와 수익을 내부 직원, 주주, 외부 약자와 함께 나누는 것)을 뜻하는 약자다. 각각이 공통적으로 포함하는 가치는 역시 ‘사람’이다. 다양한 경험을 가치면서 또 창업이라는 혹독한 과정을 수행하며 한 대표는 그 무엇보다 사람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창업 이전의 저는 무언가를 나누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내가 욕심을 가지고 잘 할 수 있는 일인데, 누구와 굳이 같이 해야 한다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죠.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처음 창업을 하면서 그 나라의 이방인으로서, 또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어요. 한국에서 감사하게도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고, 또 그간 삶의 각 순간에 인연이 됐던 분들에게 제안했을 때 선뜻 참여해주는 과정을 경험하며 새삼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법인, 아르헨티나, 미국, 독일 등 각 사무소에서 주도적인 리더십을 갖고 함께하는 43명 모두가 그렇죠. 이분들과 제가 지향하는 가치를 함께 실천해 간다면 트루라이트코리아는 당연히 앞으로도 성장할 거라고 믿고 있어요.”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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