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점유율 50% 깨졌다…국내선 제미나이가 흔든다

전 세계 AI 챗봇 시장에서 오픈AI의 챗GPT 점유율이 지난 3월 출시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분석업체 센서타워가 16일 발표한 '2026 AI 현황 보고서(State of AI Report)'에서 챗GPT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올해 1월까지 50%를 웃돌았으나 3월 처음으로 50% 선이 무너졌고, 5월 말 기준 46.4%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구글 제미나이는 27.7%, 앤트로픽 클로드는 10.3%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챗GPT를 추격했다. 그록, 퍼플렉시티, 딥시크, 메타 AI 등 나머지 서비스들은 각각 5% 미만의 점유율에 머물렀다.

AI 챗봇 시장점유율 (출처=센서타워 리포트 캡쳐)

월간 사용자 수 기준으로는 챗GPT가 11억 명 이상으로 여전히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제미나이는 6억 6,200만 명, 클로드는 2억 4,500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챗GPT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월간 이용자 10억 명을 넘어선 애플리케이션으로 기록된 바 있다. 오픈AI는 별도로 주간 활성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난 2월 기준 9억 명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챗GPT 이용자 이탈 가속화…국방부 계약 이후 언인스톨 급증

센서타워는 이용자들이 여러 AI 챗봇 서비스를 오가며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특정 사건이 이용자 이탈을 가속화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2월 오픈AI가 미국 국방부(DoD)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챗GPT 앱 삭제(언인스톨)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기능적 요소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가치 부합 여부도 이용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제미나이의 성장은 구글의 폭넓은 생태계와의 연동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클로드는 업무 생산성 분야에서 평판을 쌓으며 챗GPT에 근접한 이용자 재방문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오픈AI가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첫 단계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여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회사 측은 아직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AI 앱 상반기 지출 42억 달러…성장세는 둔화

센서타워 추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AI 앱 다운로드 건수는 약 23억 건, 관련 지출액은 42억 달러(약 6조 3,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지출액 18억 3,000만 달러(약 2조 7,600억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로, 업계의 초점이 단순 성장에서 수익화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다운로드와 지출 모두 성장률 자체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 시장이 점차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의 올해 1분기 다운로드 건수가 중국과 인도의 감소세에 영향을 받아 3.3% 줄어들며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전체 다운로드 건수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앱 지출액 면에서는 북미·유럽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이용자들이 생산성 작업을 위해 AI 챗봇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프리미엄 기능에 대한 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업계의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이 증가하는 가운데, 앤트로픽의 유료 구독 전환율은 경쟁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서타워는 올해 상반기 AI 앱 이용 시간이 작년 상반기 172억 시간에서 약 360억 시간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으며, 상위 3개 챗봇이 전체 이용 시간의 89%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가 들어간 챗GPT 화면 (출처=오픈AI)

오픈AI, 광고·쇼핑 연계로 수익화 가속

오픈AI는 지난 2월부터 챗GPT 내 광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5월 기준 일일 이용자 중 평균 17%가 광고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고주 비중은 소프트웨어·쇼핑 분야가 가장 크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식음료가 뒤를 이었다. 챗GPT가 쇼핑 연계 기능을 확대하면서 타깃, 월마트, 코스트코 등으로의 추천 트래픽도 늘고 있다. 반면 챗GPT의 웹 크롤러 접근을 차단한 아마존은 관련 트래픽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틈을 타 월마트의 자체 AI 쇼핑 도우미 '스파크'가 입지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현황…제미나이 강세, 토종 서비스도 약진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글로벌 추세보다 한층 가팔라진 구도가 나타났다. 센서타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챗GPT 점유율은 5월 말 기준 40% 안팎까지 낮아져 글로벌 평균(46.4%)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제미나이는 같은 기간 30%에 가까운 점유율까지 올라서며 글로벌 평균(27.7%)을 웃돌아, 국내에서 챗GPT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검색·지메일 등 자사 서비스 전반에 제미나이를 연동해온 효과가 국내에서 특히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로드의 국내 점유율은 5%대로, 글로벌 평균(10.3%)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월간 이용자 수로 보면 챗GPT가 약 2,500만 명으로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제미나이가 약 1,750만 명까지 빠르게 추격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클로드의 국내 월간 이용자는 약 50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 시장은 토종서비스 사용 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출처=센서타워 리포트 캡쳐)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국내 토종 AI 서비스의 약진이다. 센서타워의 국가별 앱 순위 자료에 따르면, 월간 이용자 수 기준 한국 시장 상위 10위 안에 SK텔레콤의 '에이닷'과 국내 AI 스타트업 뤼튼이 각각 3위, 7위로 이름을 올렸다.

다운로드 부문에서도 에이닷이 10위에 진입했으며, 다운로드 성장률 부문에서는 또 다른 국내 챗봇 앱 '보리챗'이 8위를 기록했다. 인앱 매출 성장률 부문에서는 스캐터랩의 AI 캐릭터 챗봇 '제타(Zeta)'가 국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빅테크 일색인 다른 비교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토종 서비스가 상위권에 일정한 자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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