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 '솔솔'… 배경과 가능성은?

[AI요약] 택시 중개 플랫폼 분야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하며 국내 1위의 모빌리티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돌연 매각설에 휩싸였다. 카카오 측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매각이 진행되는 여러 징후 들이 포착되며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픽사베이)

택시 중개 플랫폼 분야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하며 국내 1위의 모빌리티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돌연 매각설에 휩싸였다.

매각설이 불거지자 카카오는 15일 조회공시를 통해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소문은 즉각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내부 동요로 이어지며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주말을 앞둔 지난 17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긴급하게 사내 간담회 ‘올핸즈’를 열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류 대표는 ‘올핸즈’를 통해 “결정된 것은 없고, 우린 같은 배를 탔다”면서도 “우리 관리를 침해하는 일에 대해 경영진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어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명확한 해명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류 대표는 간담회 도중 직원 복지와 고용 유지 등 조건이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면 본인부터 매각에 반대하겠다며 눈시울까지 붉혔다는 후문이다.

점차 짙어지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은 처음 투자업계에서 시작됐다. 지난 2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최대 주주인 카카오에 매각을 제안하고 협상까지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수익화 난망, 자금회수 일정 늦어져… 투자사 갈등 때문?

지난해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의 공목상권 침해 논란, 요금 인상에 따른 갑질 논란은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이미지 악화를 불러왔다.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해를 거듭하며 반복되고 있다. 오랜 기간 지속된 택시 업계와의 마찰은 차치하더라도, 지난해 무리한 수익화 시도로 불거진 요금 인상, 골목상권 침해 등이 논란이 됐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 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주식 먹튀 이슈와 맞물리며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이미지 악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예정됐던 기업공개(IPO)는 잠정 보류했고, 올해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나라 시장 침체가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지난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를 진행한 글로벌 4대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캐피털의 투자 계약 문제로 이어졌다고 알려진다. 계약 당시 TPG가 내 건 자금회수 시기가 다름 아닌 올해라는 것이다.

게다가 향후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도 매각설에 힘을 싣는 요인이 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랜 기간 이어진 적자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하지만 주력하고 있는 택시 사업을 비롯해 최근 흑자 전환의 계기가 대리운전 중개업 역시도 업계 반발에 부딪히며 수익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반발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낮은 수수료와 무려 서비스 중심의 정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리운전업은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며 제공이 걸렸다. 앞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꽃배달, 간식서비스, 퀵서비스는 철수한 상황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TPG 입장에서 기존 업계와 소비자 등의 반발로 다양하게 시도했던 수익 강화 노력에 제동이 걸리고, 사실상 자금 회수의 마지막 기회였던 IPO까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추진 마저 물거품이 돼 버리며 사실상 남은 선택지는 ‘매각’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조 강력 반발, “신뢰 무너졌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은 내부 직원들의 동요로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은 매각설이 본격화된 지난 15일 하루만에 140명이 노조에 추가로 가입하며 사측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픽사베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은 노조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공동체 중에서도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한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매각설이 본격화된 15일 하루 만에 140명이 추가로 노조에 가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의 노조 대거 가입은 내부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회사지만 투자 업계에서 나온 매각 협상 소식이 사실로 확인되고, 17일 류 대표조차 ‘고용 승계’까지 언급하며 이미 노조 내부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그간 택시 업계 등의 마찰과 정치권의 갑질 기업 공격에도 묵묵히 국내 1위 모빌리티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매각이라는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류 대표가 ‘고용 승계’를 언급했지만, 매각의 이유가 엑시트(자금 회수)라는 점과 매각 상대자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내부 불신을 더하고 있다. 매각이 공식화될 시 그간 카카오 공동체로서 적용된 처우나 복지가 크게 후퇴되고 사회적 지탄을 받아온 단기적 수익화 시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5일 “카카오모빌리티 광고 마케팅 웨비나”를 개최하고 모빌리티 플랫폼 기반의 멀티미디어·광고 생태계 구축 비전을 공개하며 비즈니스 확장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카카오택시 서비스 출시 이후 ‘카카오 T’ 플랫폼을 중심으로 대리, 내비게이션, 공유 자전거, 택배, 렌터카 등 모빌리티 전 분야를 아우르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가치를 내세웠다. 최근까지도 3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1위 모빌리티 기업으로 ‘온오프 멀티미디어, 광고 생태계 구축’ ‘항공 서비스 오픈’ ‘도심항공교통(UAM)’ 등 사업 확장에 의지를 보여왔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은 카카오가 57.5%를 갖고 있다. 이중 40%가 거래대상이다. 그 외 TPG 컨소시엄(TPG, 한국투자파트너스, 오릭스 등)이 29%, 사모펀드 칼라일이 6.2%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기업가치 8조5000억원이 넘어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이 진행 될 시 그 규모는 6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러 부침이 있어왔지만 그럼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라는 점, 매각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을 들며 실제 매각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보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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