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파이낸셜, ‘쿠팡 유니버스’ 문 여는 치트키 될까?

[AI요약] 쿠팡 파이낸셜 출범은 쿠팡의 만성 적자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치트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쿠팡은 자사 핵심 사업인 이커머스, 로캣배송을 비롯해 OTT 부문에서도 모두 경쟁 업계를 상대로 성과 우위를 나타내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쿠팡 파이낸셜이 추가되는 것이다. 쿠팡으로 쇼핑하고 식사와 여가를 즐기며 결제까지 하는 이른 바 ‘쿠팡 유니버스’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쿠팡 파이낸셜은 쿠팡에서 쇼핑하고 식사와 여가를 즐기며 결제까지 하는 쿠팡 유니머스의 문을 여는 치트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쿠팡이 쿠팡페이 자회사인 ‘CFC준비법인’의 사명을 ‘쿠팡 파이낸셜’로 변경한 뒤 이달 초에는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신청하며 올 하반기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실 쿠팡의 금융업 진출은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2015년부터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쿠팡페이를 도입하며 핀테크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이미 2019년 특허청에 ‘쿠팡 파이낸셜’ 상표 등록을 출원한 바 있다. 햇수로 약 3년을 공들인 셈이다.

쿠팡 파이낸셜의 주요 업무는 금융서비스업, 은행 및 보험업, 전자지불업, 모바일 지불 서비스업, 신용할부금융업, 할부판매중개업, 대부업 등이다. 사실상 다른 경쟁사에 비해 상당히 늦은 후발주자라 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쿠팡 각 사업 부문의 이용자와 소상공인들을 고객으로 유치한다면 단기간 예상을 뛰어 넘는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캐피털사로서 쿠팡 파이낸셜의 잇점은?

쿠팡 파이낸셜의 유형은 캐피털사로 분류할 수 있다. 장점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라는 것과 별도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필요하지 않다.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금융사업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쿠팡 파이낸셜은 쿠팡의 다양한 사업 분야와 연계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 등을 통해 자사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향후 쿠팡 역시 초기에는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서 투자, 인프라 구축 등을 이유로 ‘계획된 적자’를 강조해 온 쿠팡이지만 오래도록 이어진 만성적자는 쿠팡의 최대 핸디캡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국내 1위로 손꼽히는 이마트까지 넘어섰지만, 적자 역시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줄지 않고 있다.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조6000억원, 당기순손실은 2700억원이다.

쿠팡 파이낸셜 출범은 이러한 쿠팡의 만성 적자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치트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 전문가 영입, 쿠팡페이와 시너지도 기대

2020년 8월 경인태 대표(좌) 체제로 출범한 쿠팡페이는 최근 페이팔 출신의 금융전문가 비제쉬 아이어(우)를 영입하며 각자 대표 체제로 변화를 맞이했다. (사진=쿠팡, Lend up)

쿠팡 파이낸셜은 쿠팡의 손자회사이자 쿠팡페이의 자회사다. 쿠팡페이는 쿠팡의 핀테크사업부문이 분리된 것으로 쿠팡 플랫폼 거래 과정에서 결제 대행 서비스를 담당한다. 고객들이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한 뒤 결제할 때 지불하는 간편결제 방식으로 지난해 매출만 5689억원을 기록했다.

쿠팡페이는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는 쿠팡의 다른 자회사와 달리 흑자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물론 쿠팡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요한 것은 428%라는 성장 비율이다.

이어 지난 6월 쿠팡페이는 페이팔 출신의 비제쉬 아이어(Vijes Iyer) 각자 대표를 영입했다. 2020년 8월 출범 당시 경인태 단독 대표 체제로 시작해 2년 만에 글로벌 핀테크 기업 출신의 금융 전문가가 가세한 각자 대표 체제로 변화를 꾀한 것이다.

비제쉬 아이어 쿠팡페이 각자 대표는 페이팔 소비자 수익 부문 최고 임원, 미국 금융지주사 캐피탈 원, 핀테크 기업 미션 레인, 온라인 대출 업체 랜드업 COO를 거치는 등 25년을 오롯이 금융분야에 종사한 금융통으로 알려졌다. 비제쉬 아이어 각자 대표 영입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쿠팡 파이낸셜 출범을 앞두고 금융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 탑재한 쿠팡, ‘계획된 적자’ 탈출 로드맵 본격화 될 듯

쿠팡이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 아직 적자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신사업 부문에 이어진 투자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신사업 역시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여기에 금융 사업과의 연계성이 강화되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핵심 사업부문으로 지목되는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이커머스 부문은 1분기 조정 에비타(EBITDA,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 약 37억원을 기록, 첫 흑자를 달성한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 쿠팡이츠,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비롯해 이제 막 출범을 앞둔 파이낸셜 부문은 투자가 지속되며 올 1분기 기준 약 12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단독 중계로 진행된 손흥민의 토트넘 훗스퍼 FC 내한 경기는 와우 멤버십 구독자 3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쿠팡 뉴스룸)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경우 지난 4월 월간 활성사용자(MAU)가 355만명을 넘어서며 무려 418%나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더구나 이달에는 축구선수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훗스퍼 FC 내한 경기 독점 중계로 MAU 373만명을 기록, 그 마저도 넘어섰다.

쿠팡이츠 역시 퀵커머스 부문 후발 주자로 출발했지만, 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2분기부터는 주류 배달까지 추가되며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이츠를 비롯한 신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1분기 매출이 약 2180억원인데, 대부분이 쿠팡이츠에서 발생한 매출로 알려졌다.

이러한 각 사업부문의 호조세는 이와 연계된 와우 멤버십이 지난달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 사용자 이탈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와우 멤버십에 포함된 쿠팡플레이의 성과로 인해 곧 회원수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때 부가서비스 정도로 평가받던 쿠팡플레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종합해 보자면, 쿠팡은 자사 핵심 사업인 이커머스, 로캣배송을 비롯해 OTT 부문에서도 모두 경쟁 업체를 상대로 성과 우위를 나타내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쿠팡 파이낸셜이 추가되는 것이다. 쿠팡으로 쇼핑하고 식사와 여가를 즐기며 결제까지 하는 이른 바 ‘쿠팡 유니버스’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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