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쇼핑 대행하는 시대… 빅테크들의 '커머스 AI' 경쟁 치열

[AI요약] 빅테크들이 소비자가 쇼핑을 위한 마우스 클릭과 전화문의와 같은 ‘귀찮은 절차’들을 AI가 대신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등 기존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자사 플랫폼에 AI 에이전트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며, 오픈AI와 퍼플렉시티와 같은 AI기업들은 자사 기술에 쇼핑 플렛폼을 추가하고 있다. 미래 AI 쇼핑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아마존의 제품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AI 추천을 제공하는 루퍼스. (이미지=아마존)

온라인 쇼핑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검색하고 비교해 구매하던 방식에서, AI가 모든 과정을 대신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구글, 아마존, 오픈AI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AI 기반 쇼핑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며 미래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가 전화 걸고, 결제까지 알아서

구글은 최근 여러 AI 쇼핑 기능을 공개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매장에 전화를 거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찾는 제품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받은 뒤, AI는 인근 매장에 직접 전화해 재고 확인, 가격, 프로모션 정보를 알아본다.

이번 주부터 출시되는 이 기능을 사용하면 검색 결과 아래 '구글에 전화 걸기'라는 버튼이 나타난다. 사용자는 클릭만 하면 AI가 나머지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Gemini)에서도 쇼핑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구글은 사용자 동의 하에 원하는 가격대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구글에 따르면 매일 10억 건 이상의 쇼핑 관련 검색이 자사 플랫폼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마존, AI 추천 강화로 구매 전환율 높여

전자상거래 1위 아마존도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루퍼스(Rufus)'다. 제품 관련 질문에 답하고 개인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는 이 AI 도우미를 사용한 소비자는 실제 구매 완료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지난 10월 실적 발표에서 "루퍼스와 상호작용한 소비자는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며 "챗봇을 사용하는 고객은 구매 완료 가능성이 60% 더 높다"고 밝혔다.

오픈AI, 챗GPT로 쇼핑 영역 확장

AI 기술 기업들도 쇼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미국에서는 챗GPT를 통해 엣시(Etsy)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오픈AI는 10월 월마트와도 유사한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쇼핑 기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AI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코멧(Comet)' 브라우저는 아마존 쇼핑 같은 작업을 AI 에이전트가 처리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에 사용 중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쇼핑, 이미 100조 원대 시장

AI 쇼핑의 영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세일즈포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 전 세계 온라인 매출 약 107조 원 중 22%가 AI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소비자의 챗GPT 질문부터 쇼핑몰 웹사이트의 AI 추천, 고객 서비스 담당자의 추가 판매 제안까지 광범위한 영역이 포함된다. 실제로 AI 에이전트를 통한 트래픽은 올 상반기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챗GPT통해 엣시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미지=오픈AI)

새로운 강자 vs 기존 플랫폼

전문가들은 챗GPT가 하룻밤 사이에 아마존이나 구글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마존 프라임 같은 충성도 높은 서비스 생태계를 단기간에 구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비디아 스리니바산 구글 광고·상거래 부사장은 "AI 기반 쇼핑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런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축적되면서 사람들의 정보 검색과 구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레미 골드먼 이마케터 수석 이사는 "미래 쇼핑의 핵심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빅테크들은 지금 다른 기업의 비전에 동참할지, 자신만의 길을 갈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이커머스도 빠르게 대응

국내 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4분기 생성형 AI를 통한 유입량이 전년 대비 2700% 급증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패션 플랫폼 W컨셉도 같은 기간 AI 경유 트래픽이 1300% 늘었다.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AI 에이전트가 자사 상품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있도록 데이터 구조를 최적화하는 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가 추천하기 쉬운 형태로 제품 정보를 가공하는 작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 앞단을 AI가 장악하면 대형 플랫폼 위주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며 "물류와 상품력 같은 커머스 본질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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