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의 누적 펀딩 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20년 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이다. 최근에는 보드게임·TRPG와 게임을 비롯해 팬덤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프로젝트가 펀딩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백패커가 운영하는 텀블벅은 지난 6월 29일 기준 누적 펀딩 금액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지금까지 진행된 프로젝트는 약 8만개이며 누적 후원 수는 1000만건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펀딩 참여층에서는 20대와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텀블벅 펀딩에 참여한 후원자는 약 95만명이다. 여성 비중은 69.8%, 남성은 30.2%였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46.7%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어 30대 23.9%, 10대 13.9%, 40대 9.8%, 50대 5.8% 순이었다.
보드게임·TRPG 펀딩액 2년 새 4배 이상으로
최근 성장 폭이 두드러진 분야 가운데 하나는 보드게임·TRPG다. 해당 분야 펀딩 금액은 2023년 25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110억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증가율은 328%에 달한다.
개별 프로젝트에서도 억원대 펀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종료된 ‘역대 최고의 호러스토리 보드게임 출시’ 프로젝트에는 약 3억6000만원이 모였고, 지난달 종료된 ‘당신이 빚은 영웅, 당신이 만드는 운명’은 약 4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게임 분야의 규모도 확대됐다. 펀딩 금액은 2023년 51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134억4000만원으로 약 1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프로젝트 수도 408건에서 684건으로 늘었다.
디지털게임에서는 2024년 진행된 ‘한정판 산나비 오피셜 아트웍스 & 미공개 데이터팩’이 14억3000만원을 모아 해당 카테고리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고 기록은 ‘어이쿠! 왕자님 15주년 리마스터 재발매’의 13억5800만원이었다.
팬덤 결집한 콘텐츠 IP…단일 프로젝트 88억원 기록
캐릭터와 굿즈 등 기존 콘텐츠 IP를 활용한 프로젝트도 대규모 후원을 끌어냈다.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 단행본 및 굿즈’ 프로젝트는 88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텀블벅에 따르면 국내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후원자 수 기준 기록도 콘텐츠 IP 분야에서 나왔다. ‘달빛천사 15주년 기념 국내 정식 OST 발매’ 프로젝트에는 7만2000여명이 참여해 역대 가장 많은 후원자 수를 기록했으며, 펀딩 금액은 26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사례는 크라우드펀딩의 활용 범위가 제품 제작을 위한 초기 자금 확보에서 팬덤이 이미 형성된 게임·캐릭터·콘텐츠 IP의 상품화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누적 펀딩 5000억원은 창작자와 후원자가 함께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며 “게임, 굿즈, 출판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펀딩 이후 판매까지 연결…상시 판매 대상 확대
텀블벅은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도 창작자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일부 카테고리에 상시 판매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디지털 창작물을 대상으로 상시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18일부터 보드게임과 타로카드 등 실물 제품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처럼 일정 기간 후원을 모집하고 프로젝트를 종료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펀딩을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한 창작물이 이후에도 판매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익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