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에도 못 채운다"…아마존이 2200억 달러 쏟아붓는 이유

  • 4960억 달러 수주 쌓였지만 컴퓨팅 파워 바닥났다
  • 루이지애나 한 곳에만 180억 달러…AWS가 그리는 '무한 순환'
AWS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가 실적발표 자리에서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올해도 수요를 못 채우고,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의 입에서 나온 이 고백은 현재 클라우드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마존의 예측은 맞아 떨어질 것인가? (사진=생성형 AI)

AWS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가 실적발표 자리에서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올해도 수요를 못 채우고,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의 입에서 나온 이 고백은 현재 클라우드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26년 2분기, AWS는 4960억 달러의 수주잔고를 안고 있다. 한화로 약 700조 원이 넘는 규모다. 문제는 이걸 처리할 인프라가 없다는 것.

루이지애나주 북서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이곳에 120억 달러를 투자한다던 AWS가 8월 들어 계획을 바꿨다. 60억 달러를 추가해 세 번째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짓기로 한 것이다. 미국 한 주에만 180억 달러를 쏟는 배경엔 단순한 논리가 있다. 지금 짓지 않으면 2~3년 뒤 손님을 돌려보내야 한다.

매트 우드(Matt Wood) 아마존의 인공지능 부문 부사장은 "변덕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2200억 달러라는 숫자 뒤엔 명확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고객이 인공지능을 쓸수록 AWS의 다른 서비스도 같이 늘어난다. 데이터가 쌓이고,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지면 다시 인공지능 수요가 커진다. 우드는 이걸 '플라이휠'이라고 불렀다. 한번 돌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바퀴.

AWS는 2분기에 422억 달러를 벌었다. 1년 전보다 36.7% 늘었다. 18개 분기 만에 가장 빠른 속도다. 연환산 매출은 1690억 달러로 뛰었고, 영업이익률은 39.4%를 찍었다. 재시는 "2028년 수요만 봐도 놀랍다"고 덧붙였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2년 뒤 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칩을 깔고 전력망을 구축하는 데 최소 2년은 걸린다.

우드가 설명하는 플라이휠의 핵심엔 에이전트가 있다. 스스로 코드를 짜고 돌리는 인공지능 말이다. 이것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빠르면서도 전력을 적게 먹는 칩이 필요하다. AWS는 자체 칩 그래비톤으로 승부를 걸었다. 5세대 모델은 코어가 192개다. 캐시는 전 세대보다 5배 커졌고, 코어끼리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33% 줄었다. 에이전트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기 딱 좋은 구조다.

훈련과 추론엔 또 다른 칩이 들어간다. 트레이니엄3는 3나노 공정으로 만든 AWS 첫 칩이다. 칩 하나가 초당 2.52페타플롭스를 처리한다. 메모리는 144GB, 대역폭은 4.9TB/s다. 추론 전용 칩인 인퍼렌시아는 속도에 집중했다. 아마존 쇼핑 도우미 루퍼스가 이 두 칩을 함께 쓰면서 응답 속도가 2배로 빨라졌고 비용은 절반이 됐다.

AWS의 주요 파트너사인 IT 서비스 기업 인노베이티브 솔루션즈(Innovative Solutions)의 저스틴 코피 CEO는 "사람들이 모른다"고 말했다. "지금 컴퓨팅 용량이 얼마나 부족한지를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비용 때문에 못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가 인공지능으로 하려는 걸 다 처리할 리소스가 없습니다." 코피는 아마존이 지금 엄청난 돈을 쏟는 건 2~4년 뒤를 내다본 판단이라고 봤다.

데이터센터는 미국 전역에서 올라가고 있다. 루이지애나만이 아니다. 훈련용, 추론용, 에이전트 실행용. 우드가 말한 세 종류 인프라를 다 갖춰야 한다. 미국 데이터센터 용량은 앞으로 두 배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베드록이라는 플랫폼도 빼놓을 수 없다. 2026년 1분기에 베드록이 처리한 토큰 수가 그 전까지 합친 것보다 많았다. 기업들이 여기서 에이전트를 만들고 굴린다. 론칭 초기 900개였던 솔루션이 1년도 안 돼 3300개를 넘었다.

우드는 순환 구조를 이렇게 정리했다. "인공지능 쓰면 에이전트 늘고, 에이전트 늘면 CPU랑 AWS 서비스 더 쓰고, 그럼 데이터 쌓이고, 데이터 쌓이면 인공지능 더 쓰고." 끝이 없다.

AWS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네이티브 스타트업들은 연평균 156% 속도로 자란다. 전체 스타트업 평균이 65%니까 두 배가 넘는다. 이 중 55%는 직원 1명당 4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린다. 10억 달러 가치에 도달하는 시간도 3.5년으로 줄었다. 예전엔 7년 걸렸다.

재시가 꺼낸 '2028년 수요'라는 표현은 의미심장하다. 지금 당장도 모자란데 2년 뒤엔 더하다는 뜻이다. AWS는 그 격차를 메우려고 2200억 달러를 던진다. 플라이휠이 한번 돌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인공지능이 클라우드를 키우고, 클라우드가 다시 인공지능을 키운다. 루이지애나 들판에 콘크리트를 부어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돌아가는 바퀴를 멈추지 않기 위해서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뮤즈' 돌풍 3주…AI 에이전트, 보안·유통 시험대에 서다

메타 AI 에이전트 '뮤즈'가 출시 12일 만에 챗GPT 초기 다운로드 기록을 넘어섰고, 국내에서도 VPN 우회 사용이 번지고 있다. 맥 앱 제로데이와 아마존 차단으로 드러난 보안·유통 과제를 분석한다.

美 행정부, 클래리티법 대신 SEC·CFTC 앞세워 가상자산 규제 정비 나선다

미 상원의 클래리티법 절차표결 무산 이후 백악관과 재무부가 SEC·CFTC의 현행 권한을 활용한 가상자산 제도 정비를 공식화했다. SEC 토큰화 주식 '혁신 면제'와 비트코인 반등 흐름을 함께 짚었다.

타다, 반복 이동 한 번에 묶는다…최대 4주 ‘정기 예약’ 출시

출퇴근·등하원·병원 방문 등 반복 일정 한 번에 등록 요일·시간·경로 설정하면 최대 28건 예약 생성…날짜별 조정 가능 선호 드라이버·카시트 차량 지원…변경·취소도...

[현장] 기술만으론 부족하다…딥테크 투자부터 상장까지 ‘시장 검증’이 가른다

딥테크(Deep Tech)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년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보틱스, 헬스케어 등 12대 신산업 분야에 투입된 벤처투자금은 5조2014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 6조8111억원의 76.4%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AI와 로보틱스를 향한 투자 집중도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