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톰슨로이터 코리아가 운영하는 법률 정보 플랫폼 '로앤비'가 17일, 판례 데이터베이스(DB)를 기존 대비 6배 규모로 확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하급심 판례 대량 공개'다. 대법원 판례 중심이었던 기존 법률 DB 시장에서, 로앤비가 지방법원·고등법원 판례까지 대거 수록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 "하급심 판례가 실무의 80%를 결정한다"
법조계에서는 "실무에선 대법원 판례보다 하급심 판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실제로 변호사들이 다루는 사건 중 대법원까지 가는 비율은 5% 미만이다. 대부분은 1심 또는 2심에서 결론이 난다. 그런데 기존 법률 DB는 대법원 판례 위주로 구성돼 있어, 실무 변호사들이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로앤비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인천지법 등 전국 주요 법원의 하급심 판례를 대량 수록했다. 톰슨로이터 코리아 관계자는 "특히 부동산, 계약, 노동, 손해배상 등 실무에서 자주 다루는 분야의 하급심 판례를 집중적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 법률 전문가 100명이 6개월간 '검증' 작업
단순히 판례를 많이 넣는 게 아니라, '퀄리티 컨트롤'에 공을 들였다는 게 로앤비의 설명이다. 약 100명의 법률 전문가(변호사, 로스쿨 교수 등)가 6개월간 참여해 각 판례를 검토했다.
검증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① 쟁점 중심 정리: 판결문 전체가 아닌, 핵심 법리와 쟁점만 추출
② 키워드 태깅: 부동산·계약·손해배상 등 실무 키워드로 분류
③ 인용 판례 연결: 해당 판례가 인용한 대법원 판례와 연결
이를 통해 사용자는 '부동산 매매계약 해제 + 손해배상'과 같은 복합 키워드로 검색하면, 관련 하급심 판례와 대법원 판례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됐다.
■ 경쟁사 대비 '하급심 판례 수' 압도적
현재 국내 법률 DB 시장은 로앤비, 법률신문사의 '로앤컴', 법무법인 KCL의 '케이스노트' 등이 경쟁 중이다. 로앤비는 이번 업데이트로 하급심 판례 수에서 경쟁사를 크게 앞질렀다고 주장한다.
톰슨로이터 코리아 측은 "경쟁사 대비 약 3배 이상의 하급심 판례를 보유하게 됐다"며 "특히 2020년 이후 최근 5년간 판례를 집중 수록해 실무 활용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앤비의 이번 움직임은 법률 DB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하급심 판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검색 속도 50% 단축… AI 요약 기능도 추가
단순히 판례 수만 늘린 게 아니다. 검색 엔진도 대폭 개선했다. 기존 대비 검색 속도가 약 50% 빨라졌고, AI 기반 판례 요약 기능도 새로 추가됐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계약 해제"로 검색하면, AI가 관련 판례 10건을 분석해 '계약금 반환 의무, 중도금 지급 후 해제 가능 여부, 손해배상 범위' 등 핵심 쟁점별로 요약해준다.
김준원 톰슨로이터 코리아 대표는 "단순 판례 나열이 아닌, '인사이트 제공'이 목표"라며 "AI와 전문가 검증을 결합해 법률 리서치 시간을 기존 대비 30%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규 가입자·변호사 합격자 대상 프로모션
로앤비는 이번 업데이트를 기념해 두 가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① 무료 추가 프로모션 (4월 14일~5월 13일)
② 변호사 합격자 지원 프로모션 (4월 25일~5월 31일)
■ 6월 5일 '리걸테크 포럼 2025' 개최
톰슨로이터 코리아는 오는 6월 5일, '리걸테크 포럼 2025'를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생성형 AI와 법률 실무의 만남'이다.
2017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이 포럼은 국내 법조계에서 리걸테크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받는다. 올해는 특히 챗GPT, 클로드 등 생성형 AI가 법률 실무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명한다.
주요 세션은 △AI 판례 검색의 미래 △생성형 AI를 활용한 계약서 검토 △법률 AI 윤리와 책임 문제 등이다.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로스쿨 교수, AI 전문가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 법률 DB 시장 '하급심 판례 전쟁' 시작
로앤비의 이번 행보는 법률 DB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경쟁사들도 하급심 판례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은 판례를 무료로 공개하지만, 이를 실무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로앤비가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경쟁사가 빠르게 추격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법률 DB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로펌, 기업 법무팀, 개인 변호사 등이 주요 고객이며, 최근 AI 기능 강화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