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에 한국 TV 기업 '직격탄'...북미 매출 48% 위태

트럼프 차기 정부의 관세폭탄으로 인해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TV 전략을 펼쳐온 한국 기업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폭탄이 시행될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디스플레이 완제품의 80%가 관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멕시코를 통한 수입 비중이 높은 TV 부문에서는 25%의 멕시코 관세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중국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미 TV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매우 견고한 상황이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북미 TV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매출 점유율은 48%로, 중국(27%)을 크게 앞서고 있다. 출하량은 중국 28%, 한국 27%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매출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TV 시장 국가별 비중, 2024년 1-3분기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중국 정부는 이러한 관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조3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장기국채 중 일부를 가전제품 보조금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들은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한국 TV 제조사들은 멕시코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동남아시아 생산 물량 확대를 검토 중이며, 미국 내 직접 생산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 역시 이에 대응하여 하이센스는 유럽 공장을, TCL은 유럽과 동남아시아 생산기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제혁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더라도 글로벌 TV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관세폭탄은 새로운 협상용 카드일 수 있어 정책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월 4일 0시(미국 현지 시각)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가 발효됐다. 당초 같은 시점에 발효 예정이었던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30일간 유예됐으나, 중국에 대한 조치는 예정대로 시행됐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보복 관세와 함께 미국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 대미 희귀 광물 수출 통제를 발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글로벌 관세 전쟁의 전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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