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퍼슬리가 서비스 엔진을 전면 개편했다. 단순 검색형 챗봇을 넘어 의사의 임상 판단 과정을 모방하는 '추론형 인공지능'으로 탈바꿈하며, 동시에 접근 장벽을 낮추기 위해 기본 기능을 완전 무료화했다.
31일 퍼슬리 측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멀티스텝 리즈닝(다단계 추론)' 기술 탑재다. 환자가 "두통과 어지러움이 있는데 고혈압약을 먹어도 되나요?"라고 물으면, 과거엔 단순히 "고혈압약 복용 시 주의사항"만 안내했다면, 이제는 ▲기저질환 확인 ▲증상 간 연관성 분석 ▲복약 타이밍 검토 등 여러 단계를 거쳐 맥락을 파악한 뒤 답변을 제시한다.
이는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증상→병력 확인→감별진단→치료 방향 제시"의 사고 흐름을 따르는 것과 유사한 접근이다. 퍼슬리 측은 "질문 하나에도 숨은 맥락이 많다. AI가 이를 읽어내도록 엔진 구조 자체를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신뢰성 강화도 함께 이뤄졌다. 약 200만 건 규모의 검증된 의료 데이터를 구축하고, AI가 이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사고 필터링(Thought Filtering)' 기술을 적용했다. 국내외 주요 대학병원 임상 가이드라인과 공신력 있는 논문 데이터베이스에서만 근거를 찾도록 제한해, 생성형 AI가 종종 보이는 '사실처럼 보이는 거짓 정보(할루시네이션)' 생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기술 진화와 함께 이용 정책도 대폭 손봤다. 기본 질문은 횟수 제한 없이 평생 무료다. 고급 추론 엔진이 적용된 '프로(Pro) 답변'도 매일 일정량은 무료로 제공되며, 무제한 사용을 원하면 멤버십을 구독하면 된다. 회사 측은 "비용 부담 때문에 중요한 건강 질문을 망설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퍼슬리는 최근 서울시와 서울대 AI연구원이 공동 운영하는 'AI허브'에 입주하며 공공·학계의 기술 검증도 받았다. 또한 올해 초 오픈AI 한국 지사 설립과 맞물려 GPT 모델 제작사와 직접 협업하며 의료 분야 언어모델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남궁현 공동대표는 "이번 업데이트로 퍼슬리는 '정보를 찾아주는 도구'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을 돕는 파트너'로 한 단계 도약했다"며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의료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