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모든 것이 통한다" 본격화되는 테크기업들의 ‘슈퍼앱 전략’

[AI요약] 최근 앱을 기반으로 금융, 여행, 모빌리티,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이어가던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무기로 영역을 확장하며 ‘슈퍼앱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빅테크가 이미 상당 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후발 주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슈퍼앱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앱을 기반으로 금융, 여행, 모빌리티, 이커머스 등 특화된 서비스를 이어가던 테크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무기로 영역을 확장하는 '슈퍼앱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앱을 기반으로 금융, 여행, 모빌리티,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이어가던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무기로 영역을 확장하며 ‘슈퍼앱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양상을 보면 언뜻 1990년대 말 인터넷 대중화 시대에 네이버를 비롯한 다음, 야후, 라이코스, 엠파스 등 다양한 포털이 등장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쳤던 것이 떠오른다.

당시에도 각 기업들은 메일, 카페, 블로그 등 저마다의 무기를 바탕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거대 검색 포털로 등극한 뒤에는 상품 판매, 유통, 금융, 문화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분야에 사업 확장을 진행했다. 이는 포털 전쟁에서 승리한 네이버, 메신저 서비스로 시장을 확장한 카카오를 통해 다시금 슈퍼앱 전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각 테크기업들의 슈퍼앱 전략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 금융, 여행, 모빌리티, 이커머스 등 버티컬 플랫폼(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을 공략하는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에 주력하던 기업들은 그간 끌어 모은 이용자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를 위한 수익모델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와 같은 움직임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우버, 페이팔, 스포티파이와 같은 기업들 역시 자사 앱을 수퍼앱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네카오 Vs. 도전자들

네이버, 카카오가 인터넷 대중화 시기부터 다져온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 후발 주자들은 확실한 전문 분야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확보한 뒤 관련 비스니스로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토종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커머스, 결제, 예약 등 생활밀착형 슈퍼앱으로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독점과 갑질 이슈는 이들 두 기업을 괴롭히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볼 때 이들 기업들이 때때로 무리수는 두는 배경에는 특화된 서비스를 무기한 후발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인 도전을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빅테크가 이미 상당 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후발 주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슈퍼앱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데크들의 슈퍼앱 전략이 이미 확보된 절대적인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반면 후발 주자들의 슈퍼앱 전략은 교통, 금융, 이커머스 등 확실한 하나의 전문 분야를 통해 이용자를 확보한 뒤 그 전문 분야와 연관성이 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주자들이 최근 금융의 슈퍼앱을 천명한 토스,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금융 영역으로 확장하는 쿠팡 등을 꼽을 수 있다. 숙박앱에서 시작해 테크, 전자상거래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야놀자, 중고거래 분야에서 하이퍼로컬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는 당근마켓도 빼 놓을 수 없다. 그 외에도 이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배달의민족, 명함관리 앱에서 채용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리멤버, 상장이 진행 중인 쏘카 등이 슈퍼앱 경쟁에 나서고 있다.

1000만을 넘어 2000만 앱으로 발돋움하는 당근마켓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하이퍼로컬 개념을 활용한 당근마켓은 놀라운 성장을 거뒀다. (이미지=픽사베이)

올해 초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중고거래앱 조사에서 당근마켓은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천만을 가뿐히 넘었던 이용자는 다시 1676만명으로 증가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에서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쿠팡, 네이버지도, 밴드에 이어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 기준으로는 쿠팡을 제친 6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당근마켓의 슈퍼앱 전략은 하이퍼로컬 서비스에 기반한다. 이는 ‘아주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의미하는데 당근은 우리나라의 동네 문화에 집중했다. 하이퍼로컬의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동네 단골집, 이를테면 부동산, 미장원, 슈퍼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지역 커뮤니티와 같은 개념이다. 당근마켓은 이를 디지털 서비스로 만들었다.

초기 중고거래 서비스로 시작한 당근마켓의 누적 이용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800만명을 넘고 있다. 당근마켓은 이를 기반으로 지역 기반 커뮤니티, 광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지역 기반 ‘로컬 커머스’와 당근페이를 통한 간편결제로 금융 분야까지 영역 확장이 이뤄지는 중이다. 지난해 말 당근마켓이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는 60가지가 넘는다. ‘당근게임’ ‘당근심부름’ 등 지역 커머스와 상권에 바탕을 둔 슈퍼앱 전략은 올해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고 있다.

토스가 검색기능 테스트를 진행하는 이유

토스의 성공은 사용자 관점에 기반한 금융 편의성 제공에 바탕을 두고 있다. 토스는 이를 은행, 증권은 물론 모빌리티, 통신 사업과 연계해 강화하고 있다. (이미지=토스뱅크)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앱 내에 검색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는 토스가 이제까지 내 놓은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는 물론 다른 생활 영역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토스의 MAU는 1427만명을 기록, 금융 플랫폼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는 100만명 이상 격차를 벌린 상황이다.

토스의 강점은 넓은 이용자 세대 분포와 충성도다. 20대부터 50대까지 고루 분포된 가입 고객의 90%가 활성 이용자다. 이는 올해 초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된 후 토스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는 토스가 고객 편의성에 집중해 다른 은행의 금융 업무를 비롯해 증권, 보험, 결제를 모두 할 수 있게 한 ‘락인 효과’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토스가 지향하는 슈퍼앱 전략에는 자사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만을 염두하지 않는다. 지난해 차량 호출 앱 ‘타다’를 인수하며 토스와 타다 서비스 간에 연계를 강화했다. 또 최근에는 알뜰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른바 금융, 모빌리티, 통신의 삼각 편대가 구축된 셈이다.

각 분야의 테크 기업들이 슈퍼앱 전략을 구사하면서 다양성이 사라지는 부작용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그 외에도 앞서 언급된 여러 기업들이 저마다의 슈퍼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국·내외 기업들의 슈퍼앱 전략이 과열 양상으로 흐를 경우다. 적지 않은 빅테크들이 이 과정에서 작은 업체를 인수하고 앞다퉈 유사 서비스로 경쟁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고, 승리한 몇몇 앱 운영사들은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슈퍼앱이 대세가 되면서 영세업체들은 경쟁에서 제외되고 다양성이 사라지는 부작용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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