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R(광학문자인식) 시장에서 조용히 성장해온 한국딥러닝이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다. 설립 이후 외부 투자 없이 자체 매출만으로 흑자를 유지해온 이 회사가 첫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추진하며 13개 포지션의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딥러닝은 현재 누적 매출 100억원, 고객사 80곳을 확보한 상태다. 무차입 흑자 경영이라는 드문 행보를 보여온 배경에는 공공·기업 시장에 특화된 VLM(대규모 시각언어모델) 기반 OCR 솔루션이 있다.
차별화 포인트는 '비정형 문서 처리'다. 일반 OCR은 정형화된 문서에 최적화돼 있지만, 한국딥러닝의 'DEEP OCR+'는 5년간 축적한 텍스트·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한 자체 VLM 'DEEP IMAGE'를 기반으로 수기 문서, 복잡한 레이아웃의 기업 문서까지 인식한다. 회사 측은 이를 "국내 최초 VLM 기반 OCR"이라고 소개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기관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8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삼성생명, 신한은행 등 주요 금융사와 국토교통부, 법무부 등 정부 기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OCR 업계 관계자는 "공공 시장은 보안과 정확도 요구가 높아 검증된 기술력 없이는 진입이 어렵다"며 "한국딥러닝이 무차입 흑자를 유지한 것은 초기부터 고객사 확보에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번 채용은 기술 개발팀 확대가 핵심이다. AI 엔지니어(시니어/주니어), Vision AI 엔지니어, 백엔드·프론트엔드 엔지니어, AI 데이터 라벨링 PM 등 기술 개발팀만 7개 포지션을 채용한다. B2B·B2G 기술사업팀 4개, 경영본부 2개 포지션도 함께 모집한다.
회사는 '풀스택 개발자 양성'을 강조한다. 대기업의 분업 구조와 달리 기획부터 배포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며, 신입도 프로젝트 핵심 기여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엔비디아 인셉션 멤버로 최신 GPU 환경을 제공하고, GPT 기반 생산성 도구와 컨퍼런스 참여 기회도 지원한다.
첫 VC 투자 유치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회사 측은 투자사와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다. 최근에는 KAIST 출신 연구원을 영입하는 등 기술 전문성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는 OCR 시장의 경쟁 격화를 예상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Clova OCR',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 아이(i)' 등 대기업 플랫폼이 이미 시장을 선점했고, 최근에는 업스테이지,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AI 스타트업도 문서 처리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VLM 기반 OCR은 차별화 포인트지만, 대기업과의 가격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한국딥러닝 대표는 "개발자의 성장이 회사 성장의 핵심"이라며 "안정된 재무 기반을 바탕으로 기술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