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매물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데이터로 중고차 시장 바꾸는 '첫차'

많은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하지만, 그 데이터에 두는 의미는 다릅니다. 중고차 매매 플랫폼 서비스 '첫차'를 운영하는 미스터픽에게 데이터는 곧 신뢰이자 기대입니다. 허위 매물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된 중고차 시장을 변화시키고, 중고차를 사고자 하는 운전자와 팔고자 하는 보유자에게, 그리고 이를 연결해주는 딜러에게 깨끗한 시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고차 중개·매매 관련 불만 상담 건수는 2014년 이후 연 1만건이 접수되는 등 꾸준하게 이어졌습니다. 결국 시고 맛없는 레몬만 있는 시장처럼 중고차 시장에서도 점점 불량품만 남게 되고 구매자 역시 시장을 외면하게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첫차는 이러한 상황을 자신들 혼자서 바꿀 수 없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적어도 첫차의 생태계 안에서는 중고차 구매자든, 구매자를 찾는 딜러든, 딜러에게 차량을 보내는 판매자든 모든 관련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첫차의 '클린엔진' 시스템과 현대차와 함께한 '커넥티드카 프로젝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중요한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스터픽의 유왕수 데이터 운영 셀장과 유병진 서비스기획팀 플래너를 만나 첫차 서비스가 어떻게 중고차 시장을 바꾸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Q. '클린엔진 시스템'은 무엇인가?

유왕수 미스터픽 데이터 운영 셀장(이하 유왕수): 클린한 중고차 시장을 만들기 위해 첫차 서비스에서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시장에 나와 있는 중고차를 검증하고, 이를 통해 가치를 높여주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중고차 시장에는 허위 매물이 분명 있다. 사려고 찾아갔더니 정작 차는 없어서 당했다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제대로 시장 거래가 되려면 중고차가 정말 국토교통부의 매매상품용으로 등록됐는지, 또 그 중고차 딜러가 올린 차량의 가격이 적정 시세인지 먼저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나아가 차량 소유자가 자신의 차량을 팔기 위해 딜러를 만날 때에도 확실한 정보에 기반해야 한다. 클린엔진 시스템은 중고차의 정확한 데이터가 오고 갈 수 있도록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Q. 데이터 검증을 위한 기준이 있나?

클린엔진 시스템은 유효성과 적정성을 기준으로 두고 중고차를 검증한다. 유효성은 말그대로 '이 중고차 합법적인 매물인가' 묻는 것이다. 허위매물은 딜러가 미보유 차량을 사진을 찍어 예비 구매자를 현혹한 다음, 다른 차량으로 유인한다.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다. '클린엔진'은 해당 차량이 정식으로 등록된 차량이 맞는지 검증한다.

두번째는 적정성이다. 만약 해당 중고차가 정식 등록된 게 맞다면 과연 정확한 정보로 입력된 것인지, 혹은 판매 가격은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클린엔진 시스템은 하루에 2000~3000 대 가량 이뤄지는 거래 정보와 데이터를 DB로 구축하고, 단순히 주행거리에 따른 시세 판단을 넘어 차량의 연식에 따라, 또 옵션 유무의 트림에 따라 각 데이터를 정제하고 중고차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딜러가 적정 가격이 700만원인데,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여서 7000만원으로 입력했다면 그 차량은 아예 시세 범위에서 벗어난 차량이기 때문에 첫차에 등록 자체가 되지 않는다. 클린엔진이 다 막아주는 셈이다.

유왕수 미스터픽 데이터 운영 셀장

Q. 사실 데이터는 다른 중고차 플랫폼도 가지고 있다. 첫차만의 차별점이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운영 노하우 기반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이 중고차 시장 내 구매자와 딜러, 그리고 판매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지 봐야한다.

첫차는 중고차 데이터를 통한 시장의 깨끗한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구매자든, 딜러든 어느 한쪽의 입장만 들어주는 게 아니라 각 당사자 간의 차량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관점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깨끗한 중고자 시장을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다.

구매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딜러에게도 관리 측면에서 클린엔진 시스템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딜러 입장에서 다양한 수단을 통해 중고차 매물을 선보이고 있다 보니, 차량 등록부터 이 시점에서 판매 중인지 혹은 팔렸는지 등 관리가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등록 과정에서의 세그먼트나 차량 집중 관리 부문 등을 구분해 딜러들을 지원하고 있다. 예전에 하루 정도 이슈가 있어 시스템을 일시 중지한 적이 있는데, 그때 딜러들에게 빨리 복구해 달라는 불만(?)을 받은 적도 있다. 모두 시장에 대한 비대칭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봐주면 좋겠다.

첫차의 클린엔진 시스템의 기준은 '유효성'과 '적정성'

Q. 클린엔진 시스템을 일반 구매자도 사용해볼 수 있나?

첫차 앱 내 '신호등 검색' 서비스를 보면 된다. 클린엔진 시스템이 거래 당사자 간의 정보를 연결하기도 하지만, 신호등 검색의 기반이기도 하다. 신호등 검색은 어떤 차량이 현재 중고차 시장에 실제 매물로 나왔는지 확인하는 기능이다.

어떤 다른 중고 플랫폼에서 봤는데 이게 중고차 실제 거래가 가능한 적합한 매물이 맞는지 궁금하다면 신호등 검색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만약 해당 차량이 검색 시, 특정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차량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허위매물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법적 등록된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간 거래가 아닌 이상, 해당 매물로는 중고차 거래 할 수 없다.

신호등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8개월 정도 됐는데, 그동안 100만 건 가량 조회됐다. 놀라운 건 조회 건수 중 약 70%가 허위매물이라는 결과가 뜬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구매자들이 실제 시장에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호등 검색 서비스

Q. 그런 의미에서 커넥티드카 프로젝트는 클린엔진의 확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신차 제조사인 현대차와 중고차인 첫차가 함께 하게 된 것인지 히스토리가 궁금하다.

유병진 서비스기획팀 플래너(이하 유병진): 첫차에는 '내차팔기'라는 차량 경매 서비스가 있다. 본인 소유의 차량을 판매하려는 사용자가 차량을 경매에 붙이면 첫차 인증 딜러가 매입 견적을 입찰하고, 경매가 종료되면 딜러는 입찰 금액을 토대로 그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등록 프로세스가 항상 고민이었다. 판매자가 차량을 경매에 등록하려면 11단계나 거쳐야 하는데, 이걸 조금이라도 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소유자 입장에서 보면 내가 어떤 등급의 차량을 샀는지, 또 연식은 몇 년 식이고 정확한 주행거리도 알 수 없어 등록 과정이 어렵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보니 등록 과정 중 이탈률도 높았다.

그러던 와중에 현대차 측에서도  커넥티드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는데 이걸 어떻게 중고차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었다. '어떻게 데이터로 중고차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측면에서 서로에게 바라는 기대와 의도가 잘 맞았다.

Q. 이 커넥티드카 연동을 통해 등록 과정이 많이 간소화됐나? 그 효과가 궁금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판매자는 차량 정보를 하나하나 기억해내지 않고도 빠르게 내차 팔기에 차량을 경매 등록할 수 있다 보니 등록 절차를 완료하는 커넥티드카 연동 판매자 비율이 연동하지 않은 차량 판매자 등록 완료율보다 10% 높다. 게다가 이 정보는 제조사에서 제공한 데이터다 보니 매입 딜러도 신뢰가 높아져서 딜러의 경매 입찰 활동 역시 150% 상승했다.

또 차량 낙찰률도 높아지고, 낙찰가격도 상승하는 효과가 나왔다. 첫차의 내차팔기를 활용하는 사용자와 경매 등록 차량의 수도 매월 약 15%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향후 모든 차종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이 있다.

첫차 데이터센터

"'어떻게 데이터로 중고차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측면에서

서로에게 바라는 기대와 의도가 잘 맞았다"

Q. 커넥티드카의 정보는 기존 알고 있는 중고차 정보와 많이 다른가?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처럼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디테일한 데이터들이 있다. 예를 들면 어느 정도의 강도로 브레이크를 밟는 주행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 차량의 컨디션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을 정도다. 중고차를 판단함에 있어 가치가 있고, 이는 그동안 숨어 있었던 데이터가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고차는 같은 1만 키로의 주행거리라도 운전에 따라 달라진다. 간단한 예로 핸들은 얼마나 꺾었는지, 주 운행 시간은 언제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딜러에게 관리가 잘됐다는 말만 듣고 검증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실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유병진 미스터픽 서비스기획팀 서비스 플래너

Q. 커넥티드카 연동의 고도화 계획이 궁금하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실시간 초연결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고차를 가치를 새롭게 산정하는 것이다. 현재는 그 가능성에 대해 사용자 즉, 구매자와 판매자 그리고 딜러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는 단계다. 첫번째 페이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까지 중고차 시장에 없던 새로운 가치가 생겨났으니 이걸 기반으로 어떤 생태계가 만들어질지 기대된다.

Q. 첫차 자체의 목표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 같다. 마지막 질문으로, 첫차의 지향점을 말해달라.

우리가가 표방하는 아이덴티티는 '첫차는 최고의 중고차 테크 기업이 된다'이다. 그런 관점에서 첫차의 데이터와 기술력을 활용해 중고차 시장 내 모든 참여자가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겠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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