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수업노트 작성도 AI에 맡기는 시대

주로 기업에서 쓰던 줌, 팀즈, 웹액스 같은 원격 회의 도구는 이제 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업무 회의, 수업, 종교 의식, 친목 모임 등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는 디지털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를 놓칠세라 인공지능(AI) 비서가 온라인 모임에 참여해 회의록을 작성하고, 수업 내용을 필기하는 것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기업이 있다. AI 기술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터에이아이(Otter.ai)가 바로 그 기업이다.

오터에이아이의 핵심 기술은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 AI 기반 실시간 음성 녹취 관련 서비스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많다. 이들 기업과 오터에이아이의 차이는 AI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AI 기반 전사(Transcript)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사람의 목소리를 텍스트로 기록하는 서비스는 대화를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계약, 거래, 고객 상담이나 지원 같은 분야를 주요 목표 시장으로 삼는다. 오터에이아이는 사람의 대화를 텍스트로 남길 수 있는 AI의 가능성을 더 보편적인 시장에 적용하는 전략적 노선을 창업 초기부터 택했다.

오터에이아이는 수백만 시간의 오디오 녹음 파일을 데이터 세트로 활용해 AI 모델을 훈련하였다. 그리고 이 모델을 기업 및 교육 기관을 위한 실시간 전사 서비스에 적용하여 2019년부터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운 좋게도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 속에서 온라인 회의와 온라인 교육 수요가 폭발하면서 오터에이아이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시간 '목소리를 텍스트'로 바꿔주는 AI 디지털 비서

오터에이아이는 평범한 AI 기반 전사 기술을 ‘AI 기반 비서’로 포장해 실시간 전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오터에이아이 서비스는 온라인 회의에 초대하면 해당 일정에 맞춰 자동으로 참석해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남긴다.

마치 회의록 작성을 위해 누군가 회의에 참석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회의나 수업 시간에 참여를 못 할 경우 오터에이아이의 디지털 비서를 보내면 된다. 원격 회의 도구가 유행하면서 출석봇(Attendance Bot)이 유행인데, 오터에이아이의 디지털 비서는 출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 수업 내용을 빼놓지 않고 기록으로 남긴다.

오터에이아이는 AI 기술로 생산성, 효율성 강화 같은 뻔한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인간의 곁에서 함께하는 AI 기술이란 더 큰 목표를 지향한다. 이 목표는 코로나19로 사회, 경제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더 빨리 실현되고 있다. 오터에이아이의 서비스 이용자 수는 늘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져 2021년 2월 5000만 달러(약 58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물론 이상만 높은 것이 아니다. 기술력도 탄탄하다. 오터에이아이 사용자들의 피드백은 긍정적이다. 전문 용어가 많아도 대화를 깔끔하게 실시간으로 기록한다는 평이다. 양질의 데이터 세트를 통해 지속해서 조정과 최적화가 이루어지는 AI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특성상 사용자 만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을 이용하는 스타트업은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AI만으로는 뭔가 차별점을 내세우기 힘들다. 오터에이아이의 성공 스토리는 AI를 발판 삼아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어떤 시각으로 AI 기술을 바라보는 것이 좋은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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