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중심 재편된 2025년 테크 생태계, 그 이면의 명암

[AI요약] 올해는 AI가 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의 외형적 변화가 돋보였다. 또한, 관세로 인한 기술업계의 긴장으로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진 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진정 미래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한, 올 한해 중요한 기술 뉴스를 짚어본다.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생성형 AI가 올해부터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이미지=세계경제포럼)

올 한 해 기술 산업은 인공지능을 축으로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단순히 신제품 출시를 넘어, 사용자 경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였다. 동시에 국제 무역 긴장과 규제 강화는 업계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겼다.

인공지능, 보조 도구에서 핵심 인프라로

지난 수년간 '미래 기술'로만 여겨졌던 생성형 인공지능이 2025년 들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제미나이3 프로, 챗GPT 5.2, 라마4 같은 차세대 모델들이 상용화되면서, 이제 AI는 '있으면 좋은' 기능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모바일 기기 내에서 AI의 역할은 극적으로 확장됐다. 화면 속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맥락에 맞는 정보를 제시하고, 전자상거래에서는 증강현실 기술로 제품 착용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한다. 검색부터 촬영, 업무 효율화까지 AI는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고, 가정용 로봇 시장까지 진출하며 그 영향력을 입증했다.

오픈AI, 구글, 삼성 등 주요 플레이어들은 화려한 데모 대신 실생활 적용에 집중했다. 사용자 행동을 학습하고 선제적으로 필요를 예측하는 지능형 시스템 구축에 주력한 결과, AI는 이제 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디지털 동반자로 진화했다. 이는 소비자 기술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접이식 디스플레이, 실험에서 실용으로

삼단 폴딩 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시도됐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화웨이의 메이트XT가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제한된 물량 탓에 '얼리어답터용 과시 제품'에 머물렀다.

삼성전자가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다. 이달 초 발표된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삼단 접이식 기술을 본격 상용화하며, 틈새 시장에 국한됐던 폴더블 카테고리를 주류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는 생태계 전반의 연쇄 반응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 최적화에 나서고, 통신사들은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하며, 개발자 커뮤니티는 멀티윈도우 환경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전략은 단순히 화면 하나를 더하는 것이 아니다. '이게 왜 필요한가'에서 '누가 이걸 활용할 수 있는가'로 질문을 바꾼 것이다. 당장 기존 스마트폰을 대체하긴 어렵지만, 태블릿과 생산성 도구의 중간 영역에서 새로운 사용 사례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녔다. 경쟁사들의 추격도 예상되며, 이는 시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극한의 얇음을 추구한 실험과 교훈

올해는 폴더블 폼팩터에 대한 더욱 실용적이고 광범위하게 스마트폰 시장에 보급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미지=삼성전자)

올해는 두께 전쟁이 재점화된 해이기도 했다. '갤럭시 S25 엣지'(5.8mm)와 '아이폰 에어'(5.6mm)처럼 극단적으로 얇은 제품들이 시장에 선보였다. 이러한 초박형 설계는 부품 배치와 방열 설계 측면에서 엔지니어링의 한계를 시험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두 제품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 성과를 기록했고, 삼성은 결국 엣지 라인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이 시도는 의미가 있다. 제조사들은 이 과정에서 신소재 적용, 고밀도 배터리 기술, 열 관리 혁신 등을 실험했다. 이러한 기술적 자산은 차세대 폴더블폰이나 롤러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재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패로 보이는 제품도 장기적 R&D 관점에서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확장현실, 드디어 현실이 되다

확장현실(XR)이 AI 기반 스마트 안경을 통해 웨어러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지=메타)

확장현실(XR) 기술이 올해 전환점을 맞았다. 여러 기업이 안면 착용 디바이스 경쟁에 뛰어들며 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메타는 새로운 AI 통합 스마트 안경을 출시했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안경은 단순한 웨어러블을 넘어, 스마트폰 기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도 메시지 확인부터 일정 관리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용 패턴의 변화를 예고한다.

구글도 I/O 컨퍼런스에서 자체 XR 비전을 공개했다. 엑스리얼의 '프로젝트 아우라'는 70도 시야각과 광학 투과 기술을 적용했으며, 2026년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한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지난 10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XR' 헤드셋 출시로 애플 비전 프로에 정면 대응했다.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기반에 제미나이 AI를 탑재한 이 제품은, 단순 앱 실행 기기가 아닌 공간 인식과 멀티모달 인터랙션이 가능한 지능형 디바이스로 설계됐다.

무역 정책이 기술 시장을 흔들다

올해 기술 업계는 지정학적 긴장의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다.

초기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가 부과됐고, 이는 빠르게 20%로 상승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는 25% 관세가 적용됐으며, 한때 145%까지 치솟아 애플 주가에 충격을 줬다. 현재는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 일률적으로 25% 관세가 적용 중이다.

반도체 칩, 메모리, 회로 기판 등 핵심 전자 부품도 관세 대상에 포함됐고, 이들 부품 대부분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공급되기에 파급력이 컸다. 백악관은 결국 일부 전자 제품에 한시적 면제를 부여했으나, 시장 혼란은 이미 확산된 후였다.

이 사태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제품 가격은 단순히 제조 원가가 아닌, 국제 정치와 무역 정책에도 좌우된다는 점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에 노출됐고, 이는 공급망 다변화와 로컬 생산 확대 논의를 가속화했다.

규제의 칼날: 호주의 청소년 보호 실험

호주 정부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파격적인 법안을 시행했다. 기술 기업들의 강력한 반발과 법적 공방에도 불구하고, 이 조치는 수주 전 발효되며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이 정책은 디지털 플랫폼 규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기업 자율 규제가 한계에 달했다는 인식 하에, 국가가 직접 개입하여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 소셜 미디어 생태계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된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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