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사기극을 벌여 몰락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백악관을 향해 공식 사면을 요청하며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교도소 수감 기간을 단축해 주는 감형이 아니라, 지정된 형기를 모두 채운 뒤 가해진 사회적 제약과 형벌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형 집행 완료 후 대통령 사면’ 청원서를 정부에 정식 제출했다. 지난 2024년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지 2년 만에 본격적인 신분 복권 조치에 나선 셈이다.
이번 사면 신청은 천문학적인 피해를 양산한 금융 범죄자가 자신의 범행에 대한 법적 책임을 끝까지 회피하려 한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자아내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이미 원심의 유죄 판결을 무력화하기 위한 재판 항소 소송을 진행 중이며, 법원에 사건을 다시 심리해 달라는 재심까지 청구한 상태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흔들려는 전방위적인 법적 투쟁과 동시에, 행정부 수반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까지 동원해 범죄자 낙인을 지우겠다는 고도의 계산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뱅크먼프리드가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자산 기조와 관대한 사면권 행사 이력을 노려 이 같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가상자산 비즈니스에 직접 관여해 온 트럼프 가문의 백악관은 지난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을 사면하는 등 코인 업계 인사들에게 우호적인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뱅크먼프리드의 신원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사면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어, 대규모 자산 증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비난 여론 속에서 실제 백악관이 그를 구제할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