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상회의 서비스로 잘 알려진 줌 커뮤니케이션즈가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자동화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22일 발표에 따르면, 단순히 회의를 돕던 AI가 이제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자율 실행형 AI'다. 사용자가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필요한 작업을 처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이나 구글 워크스페이스 AI와 경쟁하는 구도가 더욱 뚜렷해졌다.
업무 관리부터 음성 메모까지, 5가지 신기능 투입
줌이 새롭게 선보인 기능은 크게 다섯 가지다. 먼저 '줌 태스크'는 회의록과 이메일, 채팅에서 해야 할 일을 자동으로 찾아낸다. 예를 들어 "다음 주 화요일에 김 대리와 미팅"이라는 대화가 오가면 AI가 알아서 일정을 제안한다.
'보이스 레코더' 기능은 줌 앱 없이도 작동한다. 스마트폰에서 대화를 녹음하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되고, 중요한 내용만 추려준다. 오프라인 미팅이나 전화 통화도 기록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5월 중 모바일 앱에 먼저 적용되며, 여름에는 회의실용 하드웨어인 '줌 룸'에도 탑재된다.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워크플로우 오토메이션' 기능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회의가 끝나면 자동으로 요약본을 팀 채팅방에 올리거나, 특정 키워드가 나오면 관련 부서에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향후 프로젝트 관리 툴 '지라'와도 연동될 예정이다.
월 12달러로 '나만의 AI 비서' 만들기
기업이 자사 업무 환경에 맞춰 AI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유료 옵션도 나왔다. '커스텀 AI 컴패니언' 애드온(월 12달러)을 구매하면 회사 내부 데이터를 학습시킨 맞춤형 AI 비서를 구축할 수 있다.
줌이 제공하는 'AI 스튜디오'에서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설정하면 된다. 코딩 지식이 없어도 가능하다. 여름부터는 앤트로픽의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와 구글의 'A2A(에이전트 투 에이전트 프로토콜)' 기술도 지원해, 외부 AI 서비스와의 연동이 더 쉬워진다.
아바타 기능도 추가됐다. 사용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학습한 가상 캐릭터가 회의에 대신 참석할 수 있다. 기본 템플릿은 무료지만, 완전히 커스터마이징하려면 유료 플랜이 필요하다.
"AI가 업무를 대신 실행하는 시대 열렸다"
제프 스미스 줌 제품 총괄(AI·미팅·스페이스 부문)은 줌이 지난 1년간 AI 중심 전략을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웃룩, 지메일, 구글 캘린더 등 주요 업무 도구와 이미 연동돼 있어 단순한 비서를 넘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적용된 에이전틱(자율 실행) 기능 덕분에 사용자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의도를 파악하고 스스로 움직인다"며 "앞으로도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는 AI 솔루션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줌의 이번 행보는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성장세를 AI로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 화상회의 툴에서 벗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슬랙, 구글 미트 등과 경쟁하는 '종합 협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사용자 반응은 엇갈릴 듯
다만 실제 업무 환경에서 얼마나 유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일정이나 요약본이 오히려 혼선을 줄 수 있고, 음성 인식 정확도도 한국어 환경에서는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월 12달러의 추가 비용이 중소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본 AI 기능은 유료 구독자에게 무료 제공되지만, 고급 기능을 쓰려면 별도 결제가 필요하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을 365 구독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택해 대조적이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이슈도 쟁점이다. AI가 회의 내용과 이메일, 채팅을 모두 분석하는 만큼 민감한 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줌 측은 데이터가 암호화되고 사용자 동의 하에만 처리된다고 설명하지만, 기업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