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브랜드 사르투가 첨단 가상현실 기술을 만나 새로운 패션 경험의 장을 열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건축미학에서 영감받은 가방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이 브랜드는 가상제작 전문기업 엔피와 손잡고 독특한 영상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영상에서 눈에 띄는 장면은 사르투의 대표 제품인 미니멀 백이 증강현실 기법으로 일반적 크기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입체 오브제로 탈바꿈한 부분이다. 실물 가방이 마치 현대미술 설치작품처럼 공간을 지배하는 연출은 절제된 배경 속에서 더욱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만들어낸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기 일산에 자리한 대규모 LED 버추얼 스튜디오 '엔피 XR 스테이지'에서 이뤄졌다. 약 300평 면적의 이 제작시설은 디지털과 실물이 결합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촬영 중에도 디지털 오브제의 배치나 비율을 즉시 조정할 수 있어, 창작자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다.
사르투가 추구해온 간결함과 구조미는 이러한 기술적 장치를 통해 공간 속에서 섬세하게 표현됐다. 실재와 가상이 경계 없이 섞이는 몰입형 환경에서 브랜드의 철학이 시각언어로 전환된 것이다.
특기할 점은 브랜드 창업자 장소영 대표가 화면에 직접 등장해 디자인 철학과 창작 과정의 배경을 친히 설명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맥락까지 전달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장 대표는 이번 작업에 대해 "첨단 촬영 환경 덕분에 사르투가 지닌 미니멀한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며 "기술을 활용한 브랜드 표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체감했고, 앞으로도 다채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엔피의 백승업 대표 역시 "독창적 디자인 언어를 가진 사르투의 미적 가치를 디지털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은 흥미로운 도전이었다"며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영상은 예술과 디지털 기술의 접점을 탐구하는 '아트 오디세이: 현실을 넘어(Art Odyssey: Beyond the Reality)' 기획의 일부다. 엔피는 이 연작을 통해 공간디자이너 배지연, 댄스팀 칠릿(Chilllit)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들과 협업해왔다. 이날 공개된 콘텐츠는 에스콰이어 인스타그램 계정과 엔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한편 사르투는 2023년 출범 후 서울패션위크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국내 패션씬에 급부상했다. 론칭 8개월 만에 파리 시장에도 진출한 이 브랜드는 건축, 미술, 특히 브루탈리즘(Brutalism) 사조에서 모티프를 얻어 가방을 조각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독자적 정체성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