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희정 커넥팅더닷츠 대표 “아이 돌봄 시장의 문제, 공급자 관점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수요자에만 집중했던 아이 돌봄 시장의 문제, 공급자에 집중하니 새로운 가능성 발견
딸이 지어준 초기 사명 ‘째깍악어’,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 쌓은 경험 반영해 시장 개척
아이 돌봄 서비스를 넘어 반려동물, 가족 모두의 생애주기를 돌보는 서비스로 확장

사례1

지방에 살며 이제 막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를 두고 있는 A씨는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다. 회사 업무로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야 하기 때문에 주중 등원과 하원은 상대적으로 업무 시간 조정이 가능한 남편이 도맡고 있다. 부모님도 계시지만 멀리 사시는 탓에 도움을 요청하기는 어려 상황. 일찌감치 A씨가 출근 한 뒤 아이를 입히고 먹이고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는 일은 오롯이 남편 몫이다. 남편은 다시 오후가 돼 아이를 픽업하고 집에 데려와 씻기고 저녁까지 먹인다. A씨가 집에 돌아오는 것은 그 즈음이다. 대신 남편에게는 주말 휴식을 보장해 주려 한다. 하지만 남편 역시 주중 아이를 돌봐야 하는 탓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종종 주말 출근에 나선다. A씨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가 유치원에 머무는 전후 2~3시간을 맡아 줄 도움이다. 서울은 이러한 돌봄 공백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다고 하지만 지방은 그 마저 그림의 떡이다.

사례2

보육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B씨는 한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수년간 근무하며 적잖은 경험도 쌓았다. 부모님들에게 인정 받는 실력 있는 보육교사였지만, 갑작스레 근무하던 유치원이 원생 감소를 이유로 문을 닫으며 본의 아닌 실직상태가 됐다. B씨와 마찬가지로 보육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육아나 실직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는 이들은 적지 않다. 관련 자격증은 140만 건 이상 발급됐지만, 실제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채 20만명이 안 되는 정도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보채는 아이로 인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너무 우울한 느낌보다는 살짝 난감한 정도의 표정으로 부탁해, 조금 더 밝게
아이 돌봄 문제는 대개 수요자 관점에서 해법이 논의되지만, 공급자 관점의 문제를 푸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커넥팅더닷츠는 이를 실제로 서비스로 제시하며 입증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사례1의 A씨가 직면한 상황은 아이 돌봄 이슈가 거론 될 때마다 익숙하게 언급되는 수요자의 문제다. 반면 사례2와 같이 아이 돌봄 시장에서 공급자 입장에 선 B씨가 직면한 문제는 간과되곤 한다. 이렇듯 복잡다단한 아이 돌봄 시장의 문제를 ‘공급자’ 중심의 접근으로 풀어가며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에듀테크 기업 ‘커넥팅더닷츠’다.

이 기업이 제공하는 아이 돌봄 서비스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주 양육시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개념이다. 바로 A씨가 간절히 원하는 등원 전후 2~3시간, 혹은 방학이나 갑작스러운 출장, 야근으로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때 필요한 전문 인력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쉬고 있는 전문가들, 즉 잠재적 공급자들을 시장으로 유도하며 해결했다.

째깍악어를 통해 부모의 요청을 받은 악어 선생님이 아이를 돌보는 모습. 커넥팅더닷츠의 아이 돌봄 서비스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주 양육시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개념이다. 바로 부모들이 간절히 원하는 등원 전후 2~3시간, 혹은 방학이나 갑작스러운 출장, 야근으로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때 필요한 전문 인력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쉬고 있는 전문가들, 즉 잠재적 공급자들을 시장으로 유도하며 해결했다. (사진=커넥팅더닷츠)

2016년 에듀테크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커넥팅더닷츠’는 그렇게 공급자와 수요자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아이 돌봄 시장의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 모바일 매칭 플랫폼 ‘째깍악어’로 시작한 커넥팅더닷츠의 사업은 2020년부터 오프라인 돌봄 공간 ‘째깍섬’으로 확장되며 정규 수업과 놀이, 돌봄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했다. 현재 ‘째깍섬’은 전국 7개 센터로 운영 중이다. 그렇게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구축하며 확보한 누적 회원만 45만명, 국내 최대 규모다. 돌봄 시간은 53만 시간을 넘고 있다.   

커넥팅더닷츠는 앞서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그와 함께 서울시 등 지자체를 비롯해 삼성, LG, SK 등 50여곳의 기업과 돌봄 서비스 파트너십을 통해 매년 2배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그간 누적 투자 유치액은 310억원에 달한다.

째깍섬 키즈 클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커넥팅더닷츠)

이 같은 성과 뒤에는 김희정 대표의 남다른 경영 리더십이 있다. 김 대표는 중앙대 경영학과와 연세대 MBA 출신으로, 한국존슨앤드존슨, 리바이스코리아, 매일유업 등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사업개발 등을 담당했다. 그러한 경험은 ‘째깍악어’라는 브랜드 구축과 아이 돌봄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어져 온 사업 확장 과정에 고스란히 녹아 들었다.  

지난 2023년 ‘째깍악어’에서 커넥팅더닷츠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에는 아이 돌봄을 넘어 시니어와 반려동물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전 생애주기 돌봄 에듀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내년 창업 10주년을 앞둔 커넥팅더닷츠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커넥팅더닷츠가 혁신적인 에듀테크 기업으로 주목 받게 된 이유는?

김희정 커넥팅더닷츠 대표. 김 대표는 한국존슨앤드존슨, 리바이스코리아, 매일유업 등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사업개발 등을 담당했다. 그러한 경험은 ‘째깍악어’라는 브랜드 구축과 아이 돌봄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어져 온 사업 확장 과정에 고스란히 녹아 들었다. (사진=테크42) 

커넥팅더닷츠의 지난해 매출은 125억원, 올해는 2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한편으로 스타트업으로써 성장 동력을 꾸준히 키워온 결과다. 김희정 커넥팅더닷츠 대표가 올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이다. 이를 위해 ‘째깍악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째깍섬’을 통한 기업 및 공공기관과 제휴, 키즈 클래스 플랫폼 ‘째깍박스’ 등 상품군을 전략적으로 구성하는데 집중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를 조합하는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해 왔다”며 공급자 중심의 사업 전략을 언급했다.

“외부에서 볼 때 아이 돌봄 사업은 언뜻 수요자 중심의 사업 같지만, 저희는 공급자 중심의 사업이라고 판단했어요. 돌봄 서비스는 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문제는 항상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거든요. 결국 이 사업의 성패는 선생님들이 이 일을 좋아하고 지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어요.”

째깍악어의 교사, 이른바 ‘악어 선생님’들의 선발은 보육 관련 자격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적잖은 보육교사들이 유치원, 어린이집의 폐쇄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경력 단절을 겪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보육교사 자격증 발급 건수가 140만 건 이상이지만, 현업에 계신 분은 20만명도 안 됩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역량을 살릴 곳이 없었어요. 저희는 그런 분들에게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 거죠. 다시 아이 돌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기뻐하시더군요. 결과적으로 공급자인 선생님들이 좋아하고 만족하면서 일하니까 서비스 질도 함께 올라갔고, 부모님들의 만족도도 함께 커지게 된 거죠.”

이러한 경험은 오프라인 돌봄 서비스 센터인 ‘째깍섬’으로, 다시 돌봄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는 시니어 교육과 펫케어 사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이 역시 공급자가 중심이 되는 서비스를 고민한 끝에 진행됐다. 돌봄 대상이 바뀌어도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판단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째깍악어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다른 영역이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서비스 확장 과정을 설명했다.

“인구변화로 인해 보육시설이 줄어들고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돌봄 교사들 사이에 적지 않았어요. 이 분들의 고민은 저희 고민이기도 했죠. 그러다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교육을 구상했죠.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이 역시 아이 돌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어르신들, 은행 가는 것도 힘들고 키오스크나 온라인 쇼핑도 어려워하세요. 그런데 우리 선생님들이 친절하고 반복적으로 눈높이에 맞춰 말씀도 잘하시니 교육도 문제없겠다 싶었죠.”

커넥팅더닷츠는 돌봄교사를 활용해 은행연합회와 함께 시니어 대상 디지털 금융교육을 진행하며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다. 선생님들도 ‘뭘 더 공부하면 되느냐’ ‘아이들 만나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만나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반려동물 돌봄 역시 같은 연장선에 있다. 김 대표는 “돌봄 공급자 입장에서 보면 아이 돌봄과 시니어, 펫 돌봄은 고객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진=커넥팅더닷츠)

실제 커넥팅더닷츠는 돌봄교사를 활용해 은행연합회와 함께 시니어 대상 디지털 금융교육을 진행하며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다. 선생님들도 ‘뭘 더 공부하면 되느냐’ ‘아이들 만나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만나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반려동물 돌봄 역시 같은 연장선에 있다. 김 대표는 “돌봄 공급자 입장에서 보면 아이 돌봄과 시니어, 펫 돌봄은 고객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구조”라며 말을 이어갔다.  

“아이 돌봄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가야 해요. 그런데 펫 돌봄은 ‘오후에 한 번 와서 우리 아이 산책 시켜달라’ ‘고양이 모래 갈아달라’는 등의 요청이 주로 와요. 공급자 입장에서는 돌봄 서비스를 위해 이동하는 사이, 잠시 여유가 생기는 시간대에 펫 돌봄도 함께 할 수 있어요. 고객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스케줄을 짤 수 있는 거죠.”

김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이와 같은 확장을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고 말한다. 창업 당시에는 그저 아이를 돌보는 문제를 잘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하지만 돌봄 문제에 밀접하게 다가서면 설수록 다양한 인구변화에 따른 사회 구조와 수요의 변화, 그리고 공급자의 현실을 알게 됐다. 결국 그 과정에서 커넥팅더닷츠만의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모델이 탄생한 셈이다.

일·가정 양립 고민에서 시작된 창업,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경험 반영해

김 대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창업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간의 고충이 적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커넥팅더닷츠를 통해 만들어 온 성과를 보면 그녀의 창업은 필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겪었던 육아의 어려움, 커리어를 지키며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누구보다 절절히 경험했기에, 결국 문제 해결자로 나선 것이다.

“솔직히 예전에는 일 욕심, 성취욕이 적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게 되면서 회사도 집도 100점이 아닌 것 같고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주변 동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일과 개인 삶이 양립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했죠. 처음부터 돌봄 서비스를 떠올렸던 건 아니에요. 제과점 창업을 고민하기도 했죠(웃음).”

하지만 끝까지 마음속에 맴도는 아이템은 육아였다. 김 대표는 매일유업 유아식 사업부장 시절의 경험을 떠올렸다. 식품의 안전과 고객 신뢰, 위기관리 능력까지 두루 경험했던 시절이었다. 돌봄이라는 민감한 서비스를 기획할 때 그 경험들은 고스란히 훌륭한 자본이 됐다.

“식품 산업 분야는 먹거리 관련 안전 사고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기 힘들어요. 제조를 아무리 공들여 해도 원료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유통 과정에서도 그렇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런 이유들은 상관이 없게 되죠. 그럴 때 중요한 것이 고객과 평소에 쌓아 놓은 신뢰예요.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공장 견학을 하며 안전하게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본 소비자들이 우리 편이 돼 줬죠. 아이 돌봄 역시 다르지 않아요. 아무리 실력과 책임감을 겸비한 선생님을 선발하고 관리한다고 해도 안전사고로부터 완벽히 자유롭지 않죠. 물론 크게 불미스러운 일은 없지만, 평소 어떻게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문제 발생 시 사후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고객은 믿음을 주는 팬이 될 수 있어요. 그 점을 매일유업에서 많이 배웠죠.”

여기에 더해 커넥팅더닷츠의 초창기 사명인 ‘째깍악어’의 브랜딩은 한국존슨앤드존슨 브랜드 매니저와 리바이스코리아 마케팅 매니저의 경험, 엄마라는 개인적인 경험이 절묘하게 교차한 결과다. 김 대표는 “브랜드 스토리와 확장성에 중점을 뒀다”며 ‘째깍악어’ 브랜드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커넥팅더닷츠의 초창기 사명인 ‘째깍악어’의 브랜딩은 한국존슨앤드존슨 브랜드 매니저와 리바이스코리아 마케팅 매니저의 경험, 엄마라는 개인적인 경험이 절묘하게 교차한 결과다.

“사실 직관적으로 보면 ’돌봄’이나 ‘케어’와 같은 단어가 들어가야 했겠죠. 하지만 너무 상투적인 이름은 쓰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와 이야기하며 어떤 이름이 좋을까 물어봤더니, 대뜸 피터팬에 나오는 ‘째깍악어’를 이야기하더군요. 아이들을 괴롭히는 후크 선장이 무서워하는 대상이 시계를 삼킨 악어잖아요. 그 악어와 같이 아이들을 지켜주는 존재로 ‘째깍악어’라는 이름이 떠올랐어요. 째깍이라는 단어가 주는 서비스적인 느낌도 좋았고요. 째깍째깍 알아듣고, 째깍째각 수행하고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서비스라는 거죠. 그러면서 ‘엄마 아빠는 피터팬과 웬디가 돼 네버랜드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이는 안전하게 째깍악어가 지켜줄게요’라는 브랜드 스토리가 만들어졌죠. 나중에는 딸 아이가 네이밍 지분(?)을 요구하더라고요(웃음).”

김 대표가 자신의 경력과 경험, 그리고 현실적인 육아 고민을 접목해 하나의 브랜드화 한 커넥팅더닷츠의 스토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진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 역시도 마찬가지다.

돌봄 시장의 공급자 문제에 집중하니… 수요자 만족도는 자연스레 커져

사업 초기, 김 대표의 우선 목표는 단순히 돌봄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 보다는 아이가 10분이라도 혼자 남지 않도록 틈새를 메워주는 구조, 그리고 그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먼저 검증하는데 집중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제 경험을 돌이켜봤어요.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어요. 정말 내 일에 집중할 몇 시간 동안 아이가 나를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죠. 그리고 적어도 선생님이 아이를 때리는 일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 절박한 심정을 떠올리며 믿을 만한 선생님을 플랫폼이 검증해주고 당장 필요할 때 빠르게 반응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설을 세웠죠. 이 서비스가 가능 하려면 그냥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까다롭게 검증하고 교육을 거친 선생님들이 필요했어요.”

그렇게 김 대표는 ‘째깍악어’ 초기부터 선생님 선발 시 범죄이력 조회부터 교육, 동영상 프로필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도입했다. 그 외에도 모의 돌봄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안심 검증 시스템’을 적용했다. 시장에 나오는 공급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까다로운 조건까지 제시하니 초기 모집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며 곧 진짜 ‘실력 있는’ 선생님들의 반응이 왔다고. 결국 ‘째깍악어’의 선발 프로세스는 자연스러운 필터로 기능하며 플랫폼 성공의 초석이 됐다.

김 대표는 초기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 아동돌봄지도사 자격증 제도를 만들었다.

돌봄 시장에 대한 구조적 이해는 서비스의 확장성과도 직결됐다. 김 대표는 초기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 아동돌봄지도사 자격증 제도를 만들었다. 업계 최초로 보험 상품을 설계하기까지 했다. 당시 보험사에는 유사 사례조차 없던 상황이었다.

“부모님들께 확실하게 신뢰를 주는 방법으로 보험 상품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를 믿어달라’는 말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인 거죠. 문제는 보험을 가입하려 해도 상품이 없었다는 거였어요(웃음). 고민 끝에 초기부터 투자를 해 준 HGI가 현대해상의 손자회사 관계라는 점을 떠올리고 도움을 요청했어요. 보험 상품을 만들면 마케팅 비용으로 생각하고 저희가 가입하겠다고 했죠. 결국 1년 동안 저희 데이터를 제공하며 설득한 끝에 현대해상에서 아이 돌봄 서비스와 관련된 보험 상품을 만들었어요.”

B2B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한 과정도 흥미롭다. 커넥팅더닷츠는 상품권을 통해 째각악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 복지몰 입점을 시도했다. 이 역시 최초였고 당연히 벽에 부딪혔다. 째깍악어 상품권이 유가증권처럼 인식된 탓이었다. 김 대표는 보험 상품을 제안할 때와 마찬가지로 진정성을 무기로 설득에 나섰다.

“보험도 기준이 없어서 상품이 만들어지지 못했던 것이니 기업 복지몰도 설득을 하면 가능할 거라고 봤어요. HR 담당 임원 분을 만나서 이게 진짜 복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설득해서 결국 업계 최초로 입점에 성공했죠.”

그렇게 삼성을 시작으로 이어진 국내 대기업 복지몰 입점은 B2B 영업의 교두보가 되었고, 이는 다시 자연스레 지자체와 협력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장을 키워가는 노력 한편으로 주목할 부분은 커넥팅더닷츠가  2019년 개설한 ‘아동창의연구소’다. 이를 통해 커넥팅더닷츠는 교육 콘텐츠 품질 관리와 교사 교육 체계 내재화에 집중했다. 그러한 노력은 다시금 2020년 오프라인 서비스 ‘째깍섬’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듣던 중 한편으로 온라인에서 시작한 서비스를 굳이 힘들여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던 이유가 궁금해졌다.  김 대표는 “공교롭게도 오픈 직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아 힘들었다”면서도 당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째깍악어’ 플랫폼을 알리는 디지털 마케팅 비용이 적지 않았음에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업은 신뢰가 필요한 사업인데 당시만해도 부모님들이 광고만 보고 선생님을 집으로 부르는 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유아교육전에서 아이를 돌봐주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고 가능성을 알아봤죠. 엄마가 문의하는 사이에 아이는 벌써 선생님을 따라 들어가서 놀고 있더군요.”

째깍섬 키즈 클래스 '도시농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사진=커넥팅더닷츠)

그렇게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몰에 첫 매장을 오픈한 째깍섬은 정규 클래스(드로잉, 도시농부, 오감놀이, 스튜디오)와 놀이터, 공방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전국 각지로 센터를 늘리고 있다. 째깍섬의 프로그램들은 앞서 언급된 ʻ아동창의연구소’에서 개발된 콘텐츠로 매월 업데이트가 되고 있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이제 커넥팅더닷츠는 단순히 플랫폼 서비스를 넘어, 돌봄 시장의 생태계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그 과정에는 커넥팅더닷츠의 콘텐츠 허브였던 아동창의연구소 확대 계획도 포함돼 있다.

한편으로 커넥팅더닷츠의 성과는 보건복지부 장관상, 국무총리 표창, 서울시장 표창 등 공공 기관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 보육과 아이 돌봄이 공공 서비스 영역이라는 점에서 커넥팅더닷츠의 성과는 정부 기관에서도 눈 여겨 보고 있다는 의미다. 김 대표 역시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사회서비스원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사회적 서비스 영역에서 민간과 공공 협력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돌봄은 민간 혼자 잘할 수도 없고 공공의 힘만으로도 풀 수 없는 문제예요. 또 공급 방식이 계속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만의 일도 아니고 여성가족부만의 일도 아니에요. 고용노동부 문제도 포함돼 있고 행정안전부 문제도 일부 있어요. 이렇듯 복잡한 문제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봐요. 시니어 돌봄 역시 사실상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돌봄과 돌봄 주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영역 등의 B2G(정부 대상 비즈니스)는 반드시 연계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아이 돌봄 영역을 넘어 생애주기 전반의 서비스로 확장 본격화

‘째깍악어’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시작한 커넥팅더닷츠는 이제 아이 돌봄을 넘어,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2023년 커넥팅더닷츠로 사명을 바꾼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찍는 수많은 점들이 결국 연결돼 하나의 의미있는 별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는 단일 서비스를 넘어 일상 속의 다양한 필요를 관통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아이와 어르신이 함께 어울리는 돌봄 공간을 만드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이들 공간과 어르신 교육·커뮤니티가 함께 있는 공간에서, 은퇴한 시니어가 아이 돌봄에 참여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커넥팅더닷츠는 아이와 시니어가 함께 살아가는 주거 환경과 관련해 아파트 건설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김 대표가 말하는 진정한 스케일업은 시장의 흐름보다 한 발 앞서 나가면서도, 현실적 지속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와 사업적 가치의 균형점을 잡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회적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어야 한다”면서도 “규모 있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손익 구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조직이 커지고, 다양한 사업군이 생겨나는 가운데 “우리가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느냐”는 물음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아이 돌봄을 넘어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나이 들어 병 들고 삶을 유지하는 사이클에서 늘 도움을 줄 수 있는 해결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테크42)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공급자를 검증해 플랫폼을 통해 소개한다는 것이 와우 포인트(WoW Point)가 됐어요. 그 사이 AI 시대가 됐고 육아 환경도 많이 바뀌었죠. 아이는 더 많이 줄며 정부의 지원은 늘었고, 부모들의 눈 높이도 달라졌죠.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성숙도도 달라졌고요. 당장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수익화하면 성장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에 집중하다 보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 개발에는 소홀해 질 수 있어요. 그래서 가능한 커넥팅더닷츠라는 조직이 처음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을 때처럼, 성장통을 계속 즐기는 조직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죠.”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커넥팅더닷츠는 어느새 100명이 훌쩍 넘는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고객들로부터 “째깍악어 없었으면 아이를 어떻게 키웠을까”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 그러한 피드백은 김 대표에게 다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 커넥팅더닷츠는 아이 돌봄을 넘어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나이 들어 병 들고 삶을 유지하는 사이클에서 늘 도움을 줄 수 있는 해결사가 되려 해요. 인류가 있는 한 계속 필요 한 서비스, 변화에 맞게 진화하면서 삶에 꼭 필요한 서비스로 성장하며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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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은 줄고, 같은 공고는 반복…소셜섹터 ‘인력 순환’ 구조 드러났다

3년간 뉴스레터 데이터 81만 클릭 분석…채용·기부·AI 교육 트렌드 변화 확인 일자리 의제는 여전히 최상위, 건강·웰빙 급증…불평등 관련 콘텐츠는 감소 공동채용·참여형...

‘AI’를 향한 아마존의 거대한 ‘20년 승부수’

[AI요약] 20년전 생소한 개념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AWS를 출시한 후, 해당 서비스를 인터넷 기반 도구에 의존하는 거의 모든 기업에게 필수불가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