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AI가 다 해’ 일자리 빼앗길 걱정도 필요없는 미래

[AI요약] 오픈AI 수장 샘 알트먼이 미국 금융당국 회의에서 파격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인공지능이 궁극적으로 인간 노동력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 전망하며, 한 세기 후에는 현재 우리가 '직업'이라 부르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샘 알트먼은 AI 발전으로 모든 직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지=오픈AI 블로그 갈무리)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오픈AI를 이끄는 샘 알트먼이 던진 화두가 전 세계적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 주관 금융권 컨퍼런스에 알트먼이 연사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가 밝힌 AI 시대 전망은 상당히 급진적이었다. 가디언, CNN 등 주요 외신들이 그의 발언을 일제히 조명했다.

'대형 금융기관 자본 규제 체계'를 논의하는 연준 회의 석상에서 알트먼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기존 직업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AI가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거의 모든 역량을 갖추게 되면서, 인간이 담당해야 할 영역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알트먼은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일자리를 뺏긴다는 걱정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뉘앙스다. 애초에 '일'이라는 개념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알트먼의 예측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머지않아 국가 정상들이 챗GPT와 같은 AI 시스템의 분석과 권고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내다봤다. 동시에 일부 국가들이 AI를 군사적·파괴적 목적으로 전용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이런 미래에서 오픈AI는 인류의 기술적 진로를 설계하는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알트먼이 꼽은 '가장 먼저 사라지는 직업군'은 고객 응대 서비스다. 그에 따르면 이 분야의 AI 전환은 이미 상당 부분 완료됐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객센터 전화 연결은 오랫동안 악몽 같은 경험으로 통했다. 끝없는 자동응답 메뉴, 수십 분에 달하는 대기시간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AI 상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복잡한 전화 연결 단계가 사라지고,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알트먼은 "요즘 기업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마치 뛰어난 전문가와 대화하는 것 같은 AI가 응대한다"며 "전화 돌림이나 부서 이관 없이 한 번에 모든 처리가 끝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상담원이 실수 없이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며, 인간 상담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낸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영역에 대해서도 알트먼은 주목할 만한 견해를 밝혔다. 현재 챗GPT의 의료 진단 정확도가 상당수 의사를 능가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기술적 우위가 곧바로 AI 단독 의료 서비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솔직히 제 건강 문제를 AI에게만 맡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저만 구식인 걸 수도 있지만요." 알트먼의 이 발언은 기술 발전과 인간적 신뢰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알트먼이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AI의 군사화다. 적대적 세력이 AI 기반 사이버무기로 미국 금융 인프라를 타격하는 상황이 그가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악몽이라고 한다.

음성 합성 기술도 양날의 검이다. 놀라운 기술 진보지만, 아직도 상당수 금융사가 목소리 인식을 본인 확인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정교하게 복제된 목소리로 신원을 사칭하는 금융 범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다.

알트먼은 한 발 더 나아가 초지능(superintelligence) AI에 대한 통제력 상실 가능성도 언급했다. 인류가 AI에 지나친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했다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인공 초지능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알트먼은 2030년대에 인간의 인지 능력을 압도하는 AI가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초지능'의 정확한 정의나 달성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샘 알트먼은 곧 AI를 악용한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영상 통화로 인해 사기 문제가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미지=테드 영상 갈무리)

알트먼의 이번 연준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 전환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백악관은 조만간 'AI 액션플랜'을 공개할 예정인데, 핵심은 규제 완화와 데이터센터 확충이다. 오픈AI가 이 계획 수립에 조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것은 정권에 따른 실리콘밸리의 행보 변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오픈AI를 비롯한 AI 기업들은 오히려 정부에 규제 강화를 요청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대중국 기술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개발 가속화 논의가 주류가 됐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로 '백악관 프리패스'를 쥐었던 인물은 일론 머스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알트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오픈AI는 내년 초 워싱턴DC에 첫 오피스를 연다. 30여 명 규모로 시작하는 이 공간은 단순 사무실이 아니다. 정책 결정권자들과의 소통 창구이자, 최신 AI 기술 시연장, 그리고 공무원·교육자 대상 AI 리터러시 교육 센터 역할을 겸할 예정이다.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기술 접근성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연구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알트먼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역사적 관점을 제시했다. "현존하는 직업 대부분이 사라지겠지만, 그 자리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일이 생겨날 것입니다. 100년 후 사람들이 돌아보면, 오늘날 우리가 '진정한 직업'이라 여기는 것들을 그들은 갖지 않을 겁니다."

AI를 활용한 음성 사칭이 영상통화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현재는 목소리 복제 수준이지만, 조만간 실제와 구별할 수 없는 화상통화 딥페이크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오픈AI 자체가 이런 도구를 개발하지는 않지만, 기술 발전의 흐름상 전 세계가 대비해야 할 과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알트먼은 겸손한 태도로 발언을 맺었다. "그럴듯한 예측들이 넘쳐나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AI는 워낙 복잡하고 전례 없는 기술이라 미래를 점치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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