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마케터, 이제 '매출 책임자'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정민아 대표의 신작이 제시하는 AI 시대 생존법

인공지능이 기업 마케팅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면서 마케터들의 역할 재정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앨리슨하이퍼앰을 이끄는 정민아 대표가 최근 펴낸 신작은 이런 시대적 요구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담고 있다. 작년 B2B 마케팅 분야에서 주목받았던 전작의 속편 성격인 이번 책은 전략 수립보다는 현장 실무 집행에 무게를 둔다는 점이 특징이다. 많은 기업이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실제 고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적 고민을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실무자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 다루는 핵심은 크게 네 가지 캠페인 유형으로 정리된다. 브랜드 구축부터 시작해 수요를 만들어내는 과정,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방법까지 각 단계별로 실제 적용 가능한 사례를 제시한다. 특히 각 캠페인마다 점검표와 실행 일정을 함께 제공해 이론에 그치지 않고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작이 "우리 회사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가"라는 거시적 질문을 던졌다면, 이번 책은 "시스템을 갖췄는데 왜 성과가 안 나오나"라는 미시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정 대표가 이번 책에서 강조하는 개념 중 하나가 최고매출책임자, 즉 CRO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서는 CEO 바로 아래 서열로 자리잡은 이 직책은 마케팅과 영업, 고객 관리 부서를 아우르며 회사의 수익 창출을 총괄한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거나 잠재 고객 명단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종 매출 수치까지 책임지는 역할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마케터의 이런 역할 확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 시대라고 해서 마케터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정 대표의 핵심 메시지다. 오히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마케팅 전문가에게 AI는 강력한 협업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나 리드 확보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관점에서, AI 도구들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효율화하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전작과 이번 신작은 각각 전략과 실행이라는 두 축을 담당하며 상호보완적 구조를 이룬다. 전작에서는 전략 수립부터 콘텐츠 기획, 채널 선택, 캠페인 설계, 성과 측정까지 다섯 개 영역을 중심으로 20개 점검 항목을 제시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하되 한국 기업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론을 담았다. 이번 속편은 그런 전략적 토대 위에서 실제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각 캠페인 유형별로 구체적 실행 단계와 타임라인을 제공한다.

두 권을 함께 읽으면 B2B 마케팅의 전체 그림을 조망하면서도 세부 실행 방법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략 없는 실행은 방향을 잃기 쉽고, 실행 없는 전략은 공허하기 마련이다. 이 시리즈는 그 두 가지를 모두 다루면서 마케팅 조직이 겪는 전형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2002년 설립된 앨리슨하이퍼앰은 PR과 디지털 마케팅,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온 전문 기업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 마케팅보다는 기업 간 거래에 특화돼 있으며, 특히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을 위한 별도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정 대표는 이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무를 연결하는 실용적 가이드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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