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트라이에브리싱 2025] ③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의 조건… “긴 호흡으로 끈기를 가지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하라”

마크앤컴퍼니 ‘2025 Mark Growth Showcase’ 세션3 ‘Expand : 글로벌 협력의 확장’
김영민 피트 대표, ‘Simple Sharing Big Potential’ 주제 발표… 빠른 성장 위해 글로벌 선택
어도비·로레알·미즈호은행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 한자리… 글로벌 협력의 경험과 과제 공유
이날 마지막 세 번째 세션은 글로벌 문서 공유 솔루션 ‘피트페이퍼(Feat Paper)’를 개발한 피트의 김영민 대표가 나서 ‘Simple Sharing Big Potential’ 주제 발표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B2B SaaS의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단 1%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진출의 필연성을 설명했다. (사진=테크42)

글로벌 진출은 이제 적잖은 스타트업들에게 현실화된 주제가 되고 있다. 한국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더욱 승부욕을 일으키게 한다. 대·중견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이러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서도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트라이에브리싱 2025 둘째 날, 마지막 세션의 주제 역시 ‘Expand : 글로벌 협력의 확장’이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고, 빅테크·글로벌 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룬 자리다.

이날 마지막 세 번째 세션은 글로벌 문서 공유 솔루션 ‘피트페이퍼(Feat Paper)’를 개발한 피트의 김영민 대표가 나서 ‘Simple Sharing Big Potential’ 주제 발표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피트의 글로벌 시장 도전 과정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하며 스타트업의 글로벌 확장에 필요한 태도와 전략을 공유했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김영민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고, 한동환 어도비 상무, 이현웅 로레알 코리아 PL, 고연선 미즈호은행 부문장이 참여해 각자의 글로벌 협력 경험과 과제를 공유했다.

한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100분의 1에 불과해

피트는 B2B 과정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문서를 웹 기반으로 공유하고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PDF 솔루션 ‘피트페이퍼’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자는 기존 PDF 문서에 동영상, GIF, 링크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손쉽게 추가해 링크 형태로 공유할 수 있고, 열람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 고객의 관심 콘텐츠와 전환 가능성까지 분석할 수 있다.

피트는 B2B 과정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문서를 웹 기반으로 공유하고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PDF 솔루션 ‘피트페이퍼’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자는 기존 PDF 문서에 동영상, GIF, 링크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손쉽게 추가해 링크 형태로 공유할 수 있고, 열람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 고객의 관심 콘텐츠와 전환 가능성까지 분석할 수 있다.

피트는 지난해 2월 글로벌 서비스를 공식 출시한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전 세계 1만개 이상 고객사를 확보했다. 연간 성장률 540%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료 고객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0% 증가했다.

이날 김영민 대표의 발표는 피트가 직면했던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글로벌 전략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기업에서는 고객 리드를 확대하기 위해 소개 자료를 보내고, 투자 유치를 위해 IR 자료를 공유하며, 세일즈팀은 제안서를, 구직자는 포트폴리오를 보냅니다. 하지만 회신률은 5%가 채 되지 못합니다. 저희 피트 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글로벌 B2B SaaS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들을 언급했다. 우선 꼽은 것은 기업의 신뢰와 프로덕트의 상품성, 즉 완성도다. (사진=테크42)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트페이퍼는 PDF 포맷을 활용해 링크 형태로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여기에 동영상, 캘린더, 구글 연동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결합할 수 있다. 또한 상대가 문서를 열람하며 어떤 부분에 집중했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애널리틱스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글로벌 약 3만 개 기업이 피트페이퍼를 사용하고 있으며, 북미가 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피트가 이렇듯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이유는 뭘까? 김 대표의 발언은 꽤 의미심장했다.

“저희가 속한 B2B SaaS의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 시장은 단 1%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국내 시장을 모두 석권했다고 해도 글로벌 시장을 100분의 1로 쪼개는 것과 동일하다는 말이죠. 저희 선대의 창업 선배님들께서는 항상 시장을 쪼개라고 하셨죠. 쪼갤 수 있을 만큼 쪼개서 거기서 1등을 하라고요. 하지만 국내 시장을 쪼개는 것이 나을까요. 글로벌 시장을 쪼개는 게 나을까요. 저희는 빠른 성장이나 글로벌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높은 가능성을 보고 글로벌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글로벌 B2B SaaS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들을 언급했다. 우선 꼽은 것은 기업의 신뢰와 프로덕트의 상품성, 즉 완성도다. 서비스 완성도를 올리는 것은 기업이 문을 닫기 전까지는 끝까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하지만 신뢰도는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과연 피트의 비결은 무엇일까? 김 대표 역시 그 어려움을 인정하며 말을 이어갔다.

피트는 글로벌 SaaS 서베이 폼 서비스 ‘탈리(Tally)’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피그마(Figma)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문서 관련 키워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글로벌 고객을 확보했다. 이어 어도비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어도비 익스프레스’ 공유 탭에 피트페이퍼가 기본 설치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신뢰는 단시간에 쌓을 수 없죠. 작은 기업일수록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글로벌이 가진 신뢰와 브랜드를 저희 것으로 옮겨오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가 갖고 있는 많은 유저와 힘을 저희 팀으로 옮겨오기 위한 전략이었죠.”

김 대표에 따르면 피트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제품 퀄리티에 대한 집착 ▲고객 및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와의 시너지 ▲피트만의 자체 성과다. 피트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력을 추진했다.

먼저 비슷한 규모의 글로벌 SaaS 서베이 폼 서비스 ‘탈리(Tally)’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피그마(Figma)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문서 관련 키워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글로벌 고객을 확보했다. 이어 어도비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어도비 익스프레스’ 공유 탭에 피트페이퍼가 기본 설치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발표 말미, 김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스타트업에 필요한 건 슈퍼맨 같은 협력자”라며 “앞으로도 많은 대기업과 기관이 스타트업의 슈퍼맨이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협력에서 배운 것과 풀어야 할 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글로벌 협력의 현장 경험과 과제가 심도 깊게 다뤄졌다. 김영민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았고, (왼쪽 두번째부터) 한동환 어도비 상무, 이현웅 로레알 코리아 PL, 고연선 미즈호은행 부문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사진=테크42)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글로벌 협력의 현장 경험과 과제가 심도 깊게 다뤄졌다. 김영민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았고, 한동환 어도비 상무, 이현웅 로레알 코리아 PL, 고연선 미즈호은행 부문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한동환 상무는 10여년 간 어도비에 몸담으며 파트너십과 사업 개발 제휴 업무를 총괄했다. 한 상무는 “어도비는 창업 이후 42년 간 꾸준히 외부의 협력과 인수합병, 또 이어지는 이노베이션을 함께 진행하는 모델을 이어왔다”며 운을 뗐다.

“어도비는 별도로 외부와 협력을 위한 조직이나 제도를 따로 두지는 않았어요. 새로운 기술 분야가 등장하고 각 팀이 필요하다면 인수합병까지 그냥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어 왔죠. 한국 스타트업들도 최근의 디지털 혁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다양한 노력들이 활발하게 가시화되며 자연스럽게 매칭하는 기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최근에는 국내 20~30개 회사들을 만나며 단계적으로 (협력을)밟아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동환 상무는 10여년 간 어도비에 몸담으며 파트너십과 사업 개발 제휴 업무를 총괄했다. 한 상무는 “어도비는 창업 이후 42년 간 꾸준히 외부의 협력과 인수합병, 또 이어지는 이노베이션을 함께 진행하는 모델을 이어왔다”며 운을 뗐다. (사진=테크42)

 이현웅 PL 역시 로레알 한국에서 오픈이노베이션과 어브센스 리서치 팀을 총괄하고 있다. 이 PL은 “로레알은 전 세계 뷰티 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소비자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접한 한국 스타트업은 기술적 강점과 빠른 실행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협력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가 로레알에 합류한 8년 전만 해도 본사나 다른 나라 팀들과 소통할때는 코리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케이팝과 케이컬처로 인해 굉장히 인지도가 달라졌죠. 지속적으로 코리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업이나 기술적으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이 기회를 삼아 미디어로 촉발된 코리아에 대한 관심을 각 분야의 사업으로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거죠.”

고연선 부문장은 금융권의 시각에서 글로벌 협력의 과제를 짚었다. 미즈호은행은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스타트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입장에서 고 부문장이 가장 중요한 보는 요소는 신뢰와 리스크 관리다. 앞서 김영민 피트 대표의 발표 내용과 다르지 않은 포인트다. 고 부문장은 재차 “스타트업이 글로벌 협력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이 협력할 때 직면하는 현실적인 장벽도 언급됐다. 이와 관련 한동환 상무는 “스타트업은 기술이 뛰어나도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 경험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웅 PL은 로레알 한국에서 오픈이노베이션과 어브센스 리서치 팀을 총괄하고 있다. 이 PL은 “로레알은 전 세계 뷰티 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소비자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접한 한국 스타트업은 기술적 강점과 빠른 실행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협력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테크42)

이현웅 PL 역시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려면 조직 내 문화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며 “글로벌 협력은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고, 의사결정 구조도 복잡하다. 이를 감안하고 끈기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연선 부문장은 미즈호은행에서 비즈니스 분석과 매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 부문장은”2022년부터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며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한국 스타트업도 이에 반응해 일본을 진출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즈호은행은 계좌를 보유한 스타트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혁신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금융지원을 받게 하거나 네트워킹을 통해 투자로 연결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최근에는 저희 자체적으로 CVC를 설립해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고연선 부문장은 미즈호은행에서 비즈니스 분석과 매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 부문장은”2022년부터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며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한국 스타트업도 이에 반응해 일본을 진출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테크42)

각 기업들이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해 협업할 스타트업을 선별하는 기준, 방식에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공유됐다. 어도비의 경우 과거처럼 PoC(기술검증)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한국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자사 제품을 연결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API와 SDK를 강화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현웅 PL은 로레알이 추구하는 스타트업 인재상을 말하기도했다. 이 PL이 언급한 세 가지 키워드는 ‘커뮤니케이션’과 ‘연결’ 그리고 ‘끈기’다.

“이를 테면 로레알 핏(fit)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선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연결을 잘 만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제가 생각했을 때 끝기가 있어야 하죠. 대기업은 일처리가 느릴 수가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여름에는 아예 셧다운이에요(웃음). 저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 살아 서양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프랑스는 또 다르더군요. 그분들은 시작부터 뭔가를 제안하면 안돼요. 시간을 들여 끈기를 가지고 설득할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죠.”

이는 일본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고 부문장은 “일본도 굉장히 느린 편”이라며 말을 보탰다.

“저희는 보통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요. 한국 기업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스타트업들은 보통 굉장히 빠르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있어요. 저희가 매칭을 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메일을 보내 미팅을 하면 굉장히 좋아하는데 막상 연락이 없어서 고민하기도 해요. 그러다가 한참 지나 긍정적인 반응이 오죠. 그런 상황을 잘 극복해서 기업 간 신뢰를 쌓게 되면 그게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토론 말미에서 패널들은 “글로벌 진출은 이제 필수”라며 다시금 긴 호흡으로 끈기를 가지고오픈이노베이션 등을 통한 지원자와 멘토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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