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정 상법으로 인한 투자계약과 경영 거버넌스 변화… 스타트업 생존에 미칠 영향은?

법조계와 창업 생태계 관계자들 한자리에, 개정 상법 이후 스타트업 거버넌스 방향 논의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 “경직된 투자계약상 동의권 구조, 유연성 확보 필요해”
종합토론에서 투자 계약 자유 원칙과 생태계 구조적 한계 두고 열띤 논의 이어져

최근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권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1·2차 상법 개정안이 모두 국회를 통과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은 더 이상 ‘회사’만이 아닌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며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통해 대주주의 이사회 독식구조를 견제하고 일반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더불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도 예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과 재계의 갑론을박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방침까지 더해지며 논쟁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야당인 국민의힘 측에서는 “상법 개정과 모순”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법 개정은 비단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속성상 지속적인 투자 계약이 이뤄지고 경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한국벤처투자법학회와 한국벤처창업학회는 지난 18일 ‘투자계약과 경영 거버넌스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공동 개최하며 법조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서울 강남 디캠프 선릉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세미나에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학계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해 개정 상법과 투자계약 구조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사진=법무법인 미션)

이날 서울 강남 디캠프 선릉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세미나에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학계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해 개정 상법과 투자계약 구조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행사의 문을 연 한국외국어대학교 최명철 교수는 “투자계약상 사전동의권과 상법 개정안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가지고 스타트업 경영 거버넌스를 다각도로 살펴볼 것”이라며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한국벤처투자법학회 회장이자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인 김성훈 변호사는 환영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가 단순한 정책 제언을 넘어 실질적 공론의 장으로 기획됐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한국벤처투자법학회는 VC와 로펌의 실무가 중심으로 결성된 학회로, 단순 연구를 넘어 정책기관, LP, VC, 스타트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하며 생태계의 계약 구조와 거버넌스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인사말에 나선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우진 회장은 경영학 교수 중 창업학에 관심 있는 회원들로 구성된 학회를 소개하며 김성훈 변호사의 학회 창립과 연구 활동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법학의 어려운 용어 속에서도 결국 핵심은 ‘사전동의권’, 즉 다수결을 어떻게 거버넌스에 반영할 것인가에 있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후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계약상 경영상 동의권과 경영 거버넌스-사전동의권에 대하여

이날 첫 세션은 ‘투자계약상 경영상 동의권과 경영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김성훈 변호사의 발제로 시작됐다. 김 변호사는 투자계약상 사전동의권의 실무적 의미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말문을 열었다. (사진=테크42)

이날 첫 세션은 ‘투자계약상 경영상 동의권과 경영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김성훈 변호사의 발제로, 김 변호사는 투자계약상 사전동의권의 실무적 의미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말문을 열었다.

김 변호사는 “투자계약서 사전동의권과 스타트업 거버넌스가 다 약간 어려운 단어 같지만, 투자계약을 실제로 체결해 보시거나 또 실제로 투자를 받아본 스타트업들, 또 투자계약을 다루는 일을 업으로 하시는 분 입장에서는 매일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고 운을 뗐다.   

“투자 유치라는 것을 조금 간단하게 설명하면 회사법적으로는 유상증자입니다. 돈이 들어와서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는 거죠. 그 주식은 제3자 신주 배정 형태의 유상증자로 발행됩니다. 기존 주주들에게 균등하게 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사람들에게 주는 거죠. 이때 투자자는 여러가지 약속을 담은 계약을 회사와 그 회사의 창업자와 체결하는데 이걸 ‘투자계약서’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계약서가 주식 발행 주수와 전환 조건 등을 담은 한두 페이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30페이지 분량의 복잡한 조건들로 채워진다는 점이다. 주를 이루는 것은 투자 이후 회사와 창업자, 투자자사이에 권리·의무 관계를 규정하는 내용이다. 김 변호사는 “법학적으로 우리나라 회사법은 주주와 주주 사이의 계약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정보 공개가 의무화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회사인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가 실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후관리와 모니터링은 필수적이다. 이때 법적 근거를 투자계약서에 ‘투자계약상 중요한 경영상 사항에 대한 사전동의권’이라는 형태로 담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사전동의권이 한국 투자계약서에서 사실상 모두 들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말을 이어갔다. (사진=테크42)

“우리 회사법상 회사를 구성하는 여러 주주들이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주주총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주주와 주주 사이에 어떤 법률 관계는 없습니다. 단지 주주가 회사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정도죠. 그렇게되면 주주평등의 원칙, 즉 1주 1의결권의 원칙상 소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는 사실 회사의 거버넌스에서 어떤 영향력을 끼치거나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게 어렵습니다.”

이러한 제약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들에게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VC가 스타트업에 투자 시 통상 10% 이내로 지분 취득을 하게 되는데,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며 집행한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스타트업의 경영상 의사결정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 공개가 의무화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회사인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가 실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후관리와 모니터링은 필수적이다. 이때 법적 근거를 투자계약서에 ‘투자계약상 중요한 경영상 사항에 대한 사전동의권’이라는 형태로 담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사전동의권이 한국 투자계약서에서 사실상 모두 들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말을 이어갔다.

“실제로 이 투자계약서상 동의권은 모든 투자자와 창업자 간의 상호 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 원칙이자 핵심입니다. 동의권에는 보통 정관 변경, 신주 발행·자본 증감, 스톡옵션 부여, 이해관계인과의 자기거래 등에 대한 동의 사항을 열거해 놓는데, 그 VC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 중 하나가 자본의 증가, 신주 발행에 관한 경우입니다. 원래 신주 발행이 이사회 결의 사항인데, 이를 통해 헐값에 신주가 발행되면 소수 지분을 가진 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분이 희석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이때는 원칙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의권 구조를 통해 방어할 수 있는 장치를 계약을 통해 만들어 놓은 것이죠.”

사전동의권이 불러온 의사결정 구조의 경직성

문제의 핵심은 후속 투자가 거듭되며 다수 투자자 구조에서 발생하는 의사결정 구조의 경직 상황이다. 가령 한 스타트업이 시리즈B 정도의 투자 단계까지 가게 되면 누적 투자금은 적어도 100억원이 넘게 된다. 투자사도 10곳이 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게 되면 계약상 사전동의권은 사실상 비토권(거부권)의 성격을 띠게 된다. 경영상 중요한 결의사항이 대부분 동의를 받게 돼 있는 상황에서 여러 투자사 중 단 한 곳이라도 특정 안건에 대해 거부하면 실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구조는 다운 라운드(스타트업이 경영상 이유로 이전 대비 기업가치를 낮춰 진행하는 자금조달) 상황에서 특히 문제가 된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몇 년 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사실상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금리는 자본을 조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이야기합니다.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주식의 가격은 떨어지게 되겠죠. 결과적으로 똑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과거에 이자율 1%대의 스타트업 주식 가치와 이자율 5%대 상황에서 스타트업 주식 가치는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 시기에 자금조달이 필요한 스타트업은 다운라운드를 통해서라도 신규 자금을 확보하려 하지만, 기존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할 때보다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로 투자받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습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실제 이러한 이해관계로 인해 무너지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았다. 고금리 상황에서 다운 라운드를 통해서라도 자금이 조달되면 생존할 수 있었던 스타트업이 한 두 투자사의 반대로 인해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유연한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진=테크42)

김 변호사에 따르면 실제 이러한 이해관계로 인해 무너지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았다. 고금리 상황에서 다운 라운드를 통해서라도 자금이 조달되면 생존할 수 있었던 스타트업이 한 두 투자사의 반대로 인해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유연한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정도의 심각한 위기로 번지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저는 거버넌스를 보고 있습니다. 즉 유연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는 개별적 동의권 구조에서 사실 스타트업은 자본조달이나 여러 의사결정에 있어 극도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죠. (그렇게 스타트업이 문을 닫게 되면)주식회사법 원칙 상 회사가 변제하고 파산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대표이사가 팀이라도 살리고 사업모델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신은 한푼도 안 가져도 되니 매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도 거부됩니다. 이정도 상황이 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동의할 수 있는데, 개별 투자자중 어느 한 곳만 반대해도 안되는 구조라면 생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회사라도 무너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해외 사례 참고해 거버넌스 구조의 유연성 만들어야… 정책적 리더십 필요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이러한 사전동의권과 관련해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진행된 판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해 특정 주주에게 유리한, 상환 우선주와 같은 이익을 부여하는 것,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주식 본질의 원칙에 반해서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어 대법원에서는 “주주평등의 원칙상 특정 주주에게만 권한을 부여하는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유효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며 이후 관련 업계의 엇갈린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VC 입장에서는 ‘무조건 사전동의권은 다 유효하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법학계에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고요. 법학 교수님들은 판결이 나오면 그걸 가지고 연구를 하시는데 벤처·스타트업과 관련된 갈등이 판결과 판례까지 나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죠. 이에 한국벤처투자법학회는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투자계약상 사전동의권에 대한 법학적 쟁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례들도 같이 보게 됐죠.”

김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이나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투자계약 구조나 거버넌스에 있어 우리나라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동의의 대상은 비슷하지만 동의 주체가 달랐던 것이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해외에서는 투자자들 간 공동의 표준계약이나 조건부 동의권 모델을 통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사례가 많음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현실적 접근을 통한 개별동의권 구조의 변화를 주문했다.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기준에 맞는 집합동의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생각이다. (사진=테크42)

“미국과 싱가포르의 경우 한두 투자자가 반대한다고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투자자의 의견이 모이면 거기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창업자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사회 중심으로 중요 의사결정을 할 때 투자자가 선임한 이사가 참여해 관리감독을 같이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죠. 그래서 저희 클라이언트인 스타트업이 해외VC로부터 투자를 받는다고 할 때 또는 투자자가 투자한다고 할 때 늘 요구하는 것이 거버넌스 정비예요.”

나아가 김 변호사는 현실적 접근을 통한 개별동의권 구조의 변화를 주문했다.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기준에 맞는 집합동의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생각이다.

“VC들이 현재의 동의권 구조를 만든 이유는 각 퍼드의 운영 관리자로서의 의무에 충실하기 위해 서라고 생각해요.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현재와 같은 거버넌스가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의 어려움을 초래한다면 이걸 풀어내야 하는 것은 결국 정책 결정권자들입니다. 그래서 더욱 VC, 스타트업, 창업 정책 연구자들 간 지혜를 모으고 우려점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스타트업의 대응은?

이날 두 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선 유석현 변호사는 '상법 개정이 스타트업 거버넌스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신설된 3% 룰 등 상법 개정사항이 스타트업의 이사회 운영, 투자유치, 경영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했다. (사진=테크42)

이날 두 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선 유석현 변호사는 '상법 개정이 스타트업 거버넌스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신설된 3% 룰 등 상법 개정사항이 스타트업의 이사회 운영, 투자유치, 경영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했다.

유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스타트업은 이사회 구성과 동의권 조항 등에서 외부 투자자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며, 창업자의 경영권 보호와 투자자 신뢰 확보를 동시에 고려한 계약 구조와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변호사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 있지 않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주주들이 이사에게 제기할 수 있는 이의 제기를 언급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번 개정으로 인해 이사의 형사상 배임죄가 확대되는지 여부입니다. 이번 상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주주와 회사 사이에는 여전히 민법상의 위임관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를 위하여 표현 하나로 회사와 주주간 관계가 신설됐다고 해도 이 해석은 총주주의 이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총주주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임에 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해도 개별 주주에 대해서는 위임이 발생할 수 업는 구조라는 거죠. 따라 현재 이사는 개별적인 주주로부터 배임죄의 죄책을 직접 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는 김 대표변호사와 유 변호사 외에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전공 교수, 박희덕 트랜스링크 대표이사,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이우진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이 좌장으로 토론을 이끌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는 김 대표변호사와 유 변호사 외에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전공 교수, 박희덕 트랜스링크 대표이사,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이우진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이 좌장으로 토론을 이끌었다. (사진=테크42)

먼저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세 번의 투자 과정을 언급하며 “각각의 투자사에게 동의를 받는 것은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서 대표는 동의권에 대한 실무적인 변화 시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저희가 시리즈B를 받을 때는 오늘 김성훈 변호사님이 발제에서 언급하신 거버넌스 형태를 도입했습니다. 저희 시리즈B에는 꽤 많은 투자자가 들어왔는데 각각의 투자자에게 동의를 얻는 형태가 아니라 투자자의 3분의 2가 동의하면 동의를 받은 것으로 하는 계약서를 체결했죠.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당시 저희 요구를 투자자들도 흔쾌히 받아 주셨습니다. 즉 이런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안되는 건 아니고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도 봅니다. 또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투자계약시 동의권에 대해 이해도가 낮아 활용을 잘 못하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다시 말해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잘 활용 못하고 있는 거죠. 이러한 상황이 좀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김 교수는 “창업자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청사진을 보면서 달려나가고 있는데, 그때 필요한 돈의 성격은 사실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돈”이라며 “계약 구조에서는 개별 주주의 동의를 조건으로 넣어 계약 구조는 역설적으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테크42)

김주희 교수는 학계·생태계 관점에서 발언했다. 김 교수는 “창업자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청사진을 보면서 달려나가고 있는데, 그때 필요한 돈의 성격은 사실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돈”이라며 “계약 구조에서는 개별 주주의 동의를 조건으로 넣어 계약 구조는 역설적으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더 나아가 “비즈니스와 창업자를 이해하는 생태계 구성원들의 이해도(집합 지성)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비즈니스와 창업자를 이해하는 생태계 구성원들의 집합 지성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가 투자계약 관계에서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적립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하고, 어떤 법 조문에도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박희덕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실무적 부담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 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질적인 것들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은 투자 계약 제도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사진=테크42)

이어 박희덕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실무적 부담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 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질적인 것들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은 투자 계약 제도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LP와 GP 간의 보고 요구가 중첩돼 혁신을 저해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LP들이 GP에게 보고를 요구하고, 또 은행 등 LP의 요구가 각기 다른 상황에서 결국 GP는 ‘보고 업무’가 늘어나고 그 과정이 혁신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주주구조와 SI(전략적 투자자) 문제도 언급했다.

“소액 주주가 아니고 최소 20% 가진 주주라도 반대할 수 있습니다. 컬리의 주주로 들어와 있던 SI 투자자 사례를 보면, 방향성이 틀리면 회사가 크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동의권이 있으면 권한이 있는데, 그게 압박 수단이 되어버리니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스타트업 경영권 보호와 투자자 신뢰 확보가 상충하는 과제임을 짚으며, 최근 상법 개정에 따른 거버넌스 설계의 정교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유 변호사는 스타트업 현장에서 동의권과 이사회 구조 문제로 인한 투자자와 창업자 간 의견 조율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계약 단계부터 양측이 거버넌스 리스크를 충분히 점검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구체적 합의가 필수임을 강조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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