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이메일 서비스에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본격 결합한 'AI 인박스' 기능군을 선보였다.
구글 측은 전 세계에서 매달 30억 명이 활용하는 지메일에 이번 AI 기능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사용자들이 쏟아지는 메일 속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지메일 책임자인 블레이크 반스 부사장은 "현대인들이 받는 이메일 양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단순히 메일을 보내고 받는 것을 넘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AI 인박스의 핵심은 수신함 재구성이다. 과거처럼 도착 시간 순서대로 메일이 나열되는 대신, AI가 사용자별 상황을 분석해 맞춤형 요약 정보를 화면 상단에 배치한다.
예를 들어 내일이 마감인 공과금 고지서나 다음 주 병원 예약 리마인더처럼 '지금 바로 처리해야 할 사항'은 '추천 액션' 영역에 묶여 나타난다. 반면 택배 배송 알림이나 카드 이용 내역서처럼 확인만 하면 되는 정보성 메일들은 '최근 소식' 섹션에서 주제별로 정리된다.
'AI 오버뷰'라는 이름의 새 검색 기능도 눈길을 끈다. 사용자가 복잡한 검색어를 입력하는 대신, "작년 여름에 집 수리 견적서 보내준 업체가 어디였지?"처럼 평소 말하듯 질문만 던지면 AI가 수천 통의 과거 메일을 샅샅이 훑어 관련 정보를 요약해서 보여준다. 여러 사람이 오랫동안 주고받은 긴 메일 스레드를 열 때도, AI가 전체 내용을 핵심 포인트 위주로 자동 정리해준다.
작성 지원 기능도 강화됐다. '작성 도우미'는 간단한 지시만으로 이메일 초안을 자동 생성해주고, '스마트 답장 제안'은 사용자의 평소 말투와 대화 맥락을 학습해 어울리는 답장 문구를 추천한다. 유료 구독자에게는 문법과 문장 스타일까지 세밀하게 다듬어주는 '교정' 기능도 제공된다.
구글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사용자의 메일 내용을 AI 모델 학습 데이터로 절대 활용하지 않으며, 모든 분석 과정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환경에서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새 기능은 순차 출시된다. AI 오버뷰의 메일 요약 기능과 작성 도우미는 무료 사용자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인박스 직접 질문 기능과 고급 교정 도구는 유료 구독(구글 AI 프로·울트라) 회원에게만 열린다. AI 인박스는 현재 제한된 테스트 그룹에만 제공되며, 수개월 내 전체 사용자로 확대될 예정이다.
구글 내부 조사에 따르면, 지메일 이용자 10명 중 8명 이상(85%)이 AI의 개인화 기능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구글이 오픈AI, 앤스로픽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생성형 AI 시장에서, 지메일이라는 거대한 사용자 생태계를 무기 삼아 AI 전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