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경쟁’ 넘어 ‘전력·인프라 전쟁’으로… 저커버그, 메타의 AI 승부수를 꺼내다

  • 수십~수백 기가와트 전력 투입 예고… ‘메타 컴퓨트’로 AI 인프라 직접 구축
  • MS·구글 이어 메타도 독자 노선… 생성형 AI 시대, 클라우드 패권 재편 가속
메타(Meta)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메타(Meta)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단순히 AI 모델을 고도화하는 수준을 넘어, 전력·데이터센터·반도체까지 아우르는 ‘물리적 인프라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자사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를 통해 ‘메타 컴퓨트(Meta Compute)’라는 새로운 AI 인프라 이니셔티브 출범을 공식화했다. 저커버그는 “메타는 이번 10년 동안 수십 기가와트(GW)의 전력을 활용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수백 기가와트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이를 어떻게 설계하고,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맺느냐가 전략적 우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가와트는 10억 와트에 해당하는 전력 단위다. 이는 중소 국가 전체가 소비하는 전력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메타가 구상하는 AI 인프라가 단일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인프라에 준하는 규모임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미국 내 AI 관련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5GW에서 최대 50GW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타의 이번 행보는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실적 발표 당시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선도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최고의 AI 모델과 제품 경험을 만드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자본지출(Capex)을 공식화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메타가 단순 서버 증설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조달과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직접 통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메타 컴퓨트’ 프로젝트는 세 명의 핵심 임원이 주도한다. 우선 2009년부터 메타에 몸담아온 산토시 자나르단 글로벌 인프라 총괄이 기술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스택, 자체 실리콘 프로그램, 개발자 생산성, 글로벌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 구축·운영을 총괄한다. 이는 메타가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려는 장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장기 수급 전략과 산업 분석은 다니엘 그로스가 맡는다. 그는 오픈AI 전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와 함께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를 공동 창업한 인물로, 지난해 메타에 합류했다. 저커버그는 그로스가 “장기 용량 전략, 공급업체 파트너십, 산업 분석, 사업 모델링을 담당하는 새로운 조직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협력 창구는 디나 파월 매코믹 메타 사장 겸 부회장이 담당한다. 미 정부 고위직을 지낸 그는 각국 정부와 협력해 인프라 구축, 투자, 금융 조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규모 전력 사용과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정책·규제와 직결되는 만큼, 정치·외교적 조율 능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메타의 결정은 글로벌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AI 인프라 자립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및 전력 인프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으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12월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인터섹트(Intersect)를 인수하며 수직계열화를 강화했다. 아마존 역시 AWS를 중심으로 원전·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향후 AI 경쟁의 핵심 축을 ‘알고리즘’에서 ‘전력과 토지, 그리고 데이터센터’로 이동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 차이가 점차 좁혀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저비용의 대규모 연산 능력을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메타 측은 ‘메타 컴퓨트’에 대한 추가 세부 내용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생성형 AI 시대를 둘러싼 빅테크의 경쟁이 이제 코드와 데이터의 싸움을 넘어, 국가 인프라급 자원을 둘러싼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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