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탈출한 양자컴퓨터, ‘상업용 퀀텀-AI 센터’ 강남 비즈니스 중심가에 상륙

SDT, 민간 최초 퀀텀-AI 융합 데이터센터 가동…"미래 기술 아닌 현재 솔루션"
정진욱 의원·곽관용 서울시 정무수석  및 LG·MS 임원 등 정·재계 인사 참석 ‘첫발’ 응원
20큐비트 양자컴퓨터 ‘Kreo’와 엔비디아 GPU, ‘큐레카’ 솔루션으로 완벽 통합 제어
4일 진행된 행사에는 정치권과 산업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모였다. 국회에서는 정진욱 의원이, 서울시에서는 곽관용 정무수석이 참석해 국내 양자 산업 성장을 응원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서성일 상근부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사진=SDT)

서울 도산대로, 명품 브랜드 매장과 힙한 카페가 즐비한 강남 한복판에 이색적인 시설이 등장했다. 바로 양자컴퓨터를 실제 가동하는 상업용 데이터센터다.

5일 양자기술 기업 SDT에 따르면 강남구 도산대로 일대에서 열린 개관 행사를 통해 이 시설의 문을 공식 개방했다. 국내에서 민간 기업이 주도해 양자컴퓨터와 AI 연산 시스템을 결합한 데이터센터를 상업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진행된 행사에는 정치권과 산업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모였다. 국회에서는 정진욱 의원이, 서울시에서는 곽관용 정무수석이 참석해 국내 양자 산업 성장을 응원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서성일 상근부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도 뜨겁다. 마이크로소프트 한국법인과 LG전자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고, SDT와 양자컴퓨터 상용화 협력을 진행 중인 미국 업체 애니온 테크놀로지스의 로저 루오 최고경영자는 미국에서 직접 날아왔다.

경북·광주·인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방문 의사를 밝히며 지역 산업과의 접점 모색에 나섰다.

20큐비트 '크레오', GPU와 협업으로 성능 극대화

센터의 핵심 설비는 SDT가 자체 개발한 초전도 방식 양자컴퓨터 '크레오(Kreo)'다. 20큐비트 규모의 이 시스템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 서버 'DGX B200'과 연동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두 시스템을 나란히 배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SDT의 클라우드 플랫폼 '큐레카(QuREKA)'가 양자 프로세서(QPU)와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데이터 정제나 복잡한 사전 작업은 GPU가 신속하게 처리하고,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많아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이 어려운 핵심 문제는 QPU가 맡는 식이다.

이런 분업 구조 덕분에 현존 슈퍼컴퓨터로도 풀기 힘든 복잡한 최적화 문제나 시뮬레이션 작업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SDT 측 설명이다.

"과학 실험 도구에서 비즈니스 무기로"

윤지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양자컴퓨터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실험실 안에 갇혀 있었다"며 "이제는 기업들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강남 도심 한가운데서 실제로 가동되는 양자컴퓨터를 보며, 이것이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내일 해결해야 할 산업 과제에 투입 가능한 현실적 기술임을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SDT는 국내에서 드물게 양자컴퓨터의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하드웨어 설계부터 부품 제조, 시스템 조립, 소프트웨어 개발,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까지 이른바 '풀스택' 기술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번 데이터센터는 이런 기술력과 최신 인프라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양자컴퓨터의 안정적 작동을 위한 극저온 냉각 시스템부터 대규모 GPU 클러스터, 그리고 이들을 매끄럽게 조율하는 소프트웨어 레이어까지 모두 SDT가 직접 설계하고 구축했다.

산업 현장 투입 준비 완료

개소식 참석자들은 실제 가동 중인 양자컴퓨터 설비를 둘러보며 냉각 원리, 연산 효율성, 제조업 등 실제 산업 분야 적용 가능성에 대해 활발히 질문했다. 특히 제조 강국 한국이 양자 기술을 어떻게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SDT는 앞으로 이 센터를 거점으로 금융, 제약, 물류, 화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 기업들에게 양자-AI 하이브리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구 목적이 아닌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양자컴퓨터를 투입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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