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 2025년 12월 글로벌 TV 점유율 16%로 삼성 제치고 1위..."계절적 요인 작용"

2025년 12월, 세계 TV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 전자기업 TCL이 월간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앞서며 시장 정상에 올라선 것이다. 비록 단일 월 기준이지만, 한국 기업이 오랫동안 지켜온 TV 시장 지배력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19일 공개한 최신 글로벌 월간 TV 트래커에 따르면, 2025년 12월 TCL의 글로벌 TV 출하 점유율은 16%를 기록했다. 삼성은 13%에 머물렀다. 두 기업 간 3%포인트 격차는 수치상 작아 보이지만, 삼성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

TCL 약진의 배경에는 지역별 맞춤 성장 전략이 있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출하량을 대폭 늘리며 전년 동월 대비 10% 성장을 달성했다. 북미와 서유럽 등 성숙 시장에서의 소폭 부진을 신흥시장 확대로 상쇄한 셈이다.

글로벌 월간 TV 트래커 (출처=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은 북미와 남미에서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서유럽과 중동·아프리카에서 더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11월 17%였던 점유율이 12월 13%로 4%포인트 급락했다. 다만 4분기 전체로 보면 삼성의 출하량이 TCL보다 2% 앞서 있어, 단기 변동으로 해석할 여지도 남는다.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0.13% 소폭 감소하며 TV 시장의 정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3위를 차지한 또 다른 중국 업체 하이센스는 12월 출하량이 전년 동월 대비 23% 급감했다. 중국 시장 내 1위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전체 수요가 같은 기간 18% 위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특정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구조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밥 오브라이언 리서치 디렉터는 TCL의 꾸준한 점유율 상승 흐름과 삼성의 정체를 대조하며 경고음을 냈다. 그는 "TCL이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한다면 삼성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CL과 소니의 협력은 저가 물량 중심 전략에서 고급 제품군으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12월은 연말 계절성과 지역별 재고 조정, 물류 일정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시기로, 단일 월 데이터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4분기 전체 기준으로는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OLED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을, TCL은 중저가 물량 확대와 프리미엄 진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TV 제조사들이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가 2026년 글로벌 TV 시장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조상돈 기자

james@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한국 생성형 AI 사용률 40.6%…세계 12위로 네 계단 상승

한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한국의 AI 사용자 비중은 40.6%를 기록하며 세계 12위까지 올라섰다. 1분기보다 3.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한국은 세 분기 연속 주요 경제권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오리 로봇' 완판이 보여준 홈로봇 대중화...연 15%대 성장

홈로봇 시장이 연평균 15%대 성장하며 로봇청소기를 넘어 소셜·반려로봇 대중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허깅페이스의 오리 로봇 '마이크로덕' 흥행과 국내 부품사 로보티즈의 공급망 편입 사례로 시장 전환점을 짚는다.

애플, 19년 만에 아이폰 접었다…첫 폴더블 '듀오' 공개

애플이 2007년 초대 아이폰 출시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평면 디자인을 벗어났다.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는 19.3cm 대화면과 티타늄 힌지를 갖췄다. 존 터너스 신임 CEO 취임 후 첫 대형 제품 발표라는 점도 주목된다.

애플까지 뛰어든 폴더블폰 전쟁…"대화면은 좋지만 가격·내구성은 여전한 숙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누적 출하량이 올해 말 1억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애플 참전으로 재편되는 삼성·화웨이·애플 3파전 구도와 폴더블폰의 장단점을 함께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