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룹이 중남미에서 대형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상 최대 규모의 벤처 자금이 몰렸던 이 지역의 테크 붐이 얼마나 빠르게 식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소프트뱅크는 중남미 전용 펀드 $80억(약 12조 2,160억원)을 이미 전액 소진했음에도, 선호 투자 기준인 건당 $5,000만(약 765억원) 이상의 딜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브라질 총괄 파트너 알렉스 샤피로는 최근 2년간 신규 계약이 단 두 건에 그쳤다고 밝히며, "유럽·미국·아시아에서 보는 수준의 강한 기업을 찾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드웨어 인프라 부족, 좁은 인재풀, 타 지역 대비 적은 투자 규모를 이유로 들면서 "중남미에서 앤트로픽이나 오픈AI 같은 기업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중남미 스타트업 투자는 2021년 $160억(약 24조 4,8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43억(약 6조 5,661억원)으로 쪼그라들었으며, 2022년 펀드를 이끌던 마르셀로 클라우레가 급여 갈등으로 퇴사한 것도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소프트뱅크는 포트폴리오에 담긴 80여 개 기업 중 상당수가 IPO 여건이 갖춰지면 상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 앞으로는 독자 데이터를 보유한 소비자 대상 AI 기업을 중심으로 비전펀드를 통해 선별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