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테크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인력의 상당수를 감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라클이 규제 당국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 세계 총 직원 수는 14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만 2,000명과 비교해 일 년 만에 2만 1,000명이 급감했다. 오라클 측은 내부 운영 전반에 걸친 AI 기술의 본격적인 도입과 배치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의 핵심 도화선이 되었음을 공식 인정했으며, 향후 기술 고도화에 따라 추가적인 감원이 이어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무더기 해고 사태는 작년부터 이어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증설 자금을 확보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은 해고 근로자들을 위한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으로만 이미 18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의 막대한 자금을 지출한 상태다. 이 같은 행보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기존 인력을 줄여 현금을 쥐어짜 내는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의 최근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제적으로 인건비를 삭감하고 메타가 수천 명의 인력을 해고 후 AI 직무로 재배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재 오라클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연산 수요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대형화하고 있으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최대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해 오라클과 미국 내 4.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을 공급받는 대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라클은 미국 내 정규직 4만 9,000명과 해외 인력 9억 2,000만 명의 지분 구조를 유지하는 한편, 글로벌 고객사들의 폭발적인 AI 워크로드를 감당하기 위해 기존 인력 효율화와 인프라 전환 작업을 동시에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