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역할이 사라진다? AI가 만드는 187조 디지털마케팅 혁명

  • 검색은 죽었다, 대화형 AI가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
  • 2027년 예고된 변화, 에이전트가 당신의 고객이 된다

2023년 1월, 현대백화점은 AI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도입했다.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AI 기반 1대1 고객 상담 서비스였다. 현대백화점 지점 안내부터 더현대닷컴 온라인몰 문의, 쇼핑 혜택, 팝업스토어, 신규 오픈 브랜드 정보까지 모두 AI가 처리했다. 심층 상담이 필요할 경우에만 상담원이 연결됐다. 3년이 지난 2026년 현재, 현대백화점은 직원들의 실제 업무 노하우를 학습한 AI 멘토 'Hai'까지 도입하며 13개 직무 분야에서 AI 전환을 완성했

2023년 1월, 현대백화점은 AI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도입했다.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AI 기반 1대1 고객 상담 서비스였다.
‘Hai’는 정식 도입 이후 일평균 350건이 넘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홈페이지)

토스는 더 나아갔다. 결제 데이터 기반의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분석해 유저의 실제 관심사와 니즈를 추정하는 광고 플랫폼 '토스애즈'를 만들었다. 어디에 돈을 쓰는 사람인지, 어떤 소비를 반복하는지에 대한 비식별 처리된 안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효율을 극대화했다. 독자적인 머신러닝 최적화 시스템으로 광고주들은 정교한 타겟팅 성과를 얻었다.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만 광고를 노출시킨 것이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디지털마케팅이 지난 20년간 쌓아온 모든 룰이 붕괴하는 순간, 지금 우리는 그 한가운데에 서 있다.

■ 검색은 죽었다, 대화가 지배한다

링크를 비교하지 않는다. 구글이 예측한 2026년 소비자의 모습이다. AI가 제공하는 요약된 답변에서 의사결정이 끝난다. 상단 노출을 두고 싸우던 검색엔진 최적화는 이제 답변 엔진 최적화로 전환됐다. 인크로스가 발표한 2026 디지털마케팅 트렌드 리포트는 이를 GEO라는 키워드로 정의했다. 생성형 엔진 최적화, 즉 AI의 답변 영역에 브랜드가 노출되도록 하는 기술이 새로운 경쟁력이 됐다는 것이다.

실무 현장에서는 질문형 제목 설계, 문단 첫 줄 결론 제시, 명확한 수치와 근거 포함 등 AI가 인용하기 쉬운 구조로 콘텐츠를 재설계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는 "블로그 글을 쓸 때 이제 사람보다 AI가 먼저 읽는다는 전제로 쓴다"고 말했다.

구글은 2026년 마케팅 트렌드 발표에서 소비자 행동이 단순 사실 확인에서 역동적인 탐색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를 결합한 대화형 검색이 일상화되면서 검색창은 창의적인 캔버스로 진화했다. 소비자는 AI가 입력한 텍스트를 넘어 자신의 의도를 이해하기를, 그리고 보다 실질적이고 시각적인 답변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 숏폼이 187조 시장을 만들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의 분석은 충격적이다. 글로벌 숏폼 관련 시장규모가 2021년 432억달러(약 60조원)에서 2026년 1350억달러(약 187조원)로 연평균 25.6%씩 성장한다. 5년 만에 3배가 넘는 규모다. 이 변화의 핵심은 숏폼이 더 이상 조회수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는 점이다.

숏폼은 이제 미니 세일즈 퍼널 그 자체다. (사진=생성형 AI)

메조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숏폼 시청 시간은 44분으로 전체 동영상 시청 시간 97분의 45.3%에 달한다. 특히 10대는 전체 동영상 시청 시간 2시간 4분의 절반 이상인 1시간 4분을 숏폼 시청에 사용했다. 2026년 숏폼 커머스는 콘텐츠 시청부터 상품 태그 확인, 결제, 추천까지 전 과정을 플랫폼 내부에서 완결시킨다. 이탈 단계가 최소화된 것이다.

또, 메타는 릴스와 어드밴티지플러스 광고 덕분에 2026년 24.1%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구글의 11.9% 성장을 압도하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구글을 제치고 세계 최대 디지털 광고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아마존까지 합세하면서 디지털광고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재편됐다.

실무 현장에서는 3초 훅, USP 제시, 사용 장면, 구매 유도의 흐름을 가진 콘텐츠 제작이 표준이 됐다. 성과가 좋은 숏폼을 상세페이지나 광고로 재활용하는 전략도 일반화됐다. 숏폼은 이제 미니 세일즈 퍼널 그 자체다.

■ 크리에이터를 섞어라, 매체는 버려라

매체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크로스가 제시한 크리에이터 믹스 전략이다. 어떤 플랫폼을 쓸지보다 어떤 크리에이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됐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확산과 개인화 알고리즘 발달, AI 기반 콘텐츠 편집 솔루션의 대거 출시로 크리에이터 수가 급증하면서 광고 전략도 플랫폼 단위에서 채널과 크리에이터 단위의 나노 믹스로 이동했다.

구글은 젊은 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 크리에이터로 성장하여 브랜드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토리에 참여하고 리믹스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창의적 극대주의에 대한 기대는 브랜드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성공적인 마케팅은 캠페인의 도달 범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팬들이 함께 세계관을 공동 창조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소유된 충성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 AI는 이제 마케팅 조직의 OS다

AI는 카피 생성 도구 단계를 넘었다. 이제는 마케팅 조직의 운영체제가 됐다. 리서치 자동화, 콘텐츠 초안 작성, 소재의 자동 A/B 테스트, 데이터 요약과 인사이트 추출 자동화까지. AI 기반 리서치로 시작해 AI가 콘텐츠 초안을 작성하면 인간이 편집하는 구조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세일즈포스는 2026년 에이전트포스 디지털 서밋에서 마케터의 역할이 단순 실행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를 기획하고 설계하며 브랜드 전략과 감성적 가치를 설계하는 전략적 디렉터로 변화한다고 분석했다.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이 확산되면서 마케터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데서 나아가 AI 에이전트를 리딩하는 역할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신제품이나 서비스 테스트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적은 인력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마케터의 새로운 업무가 됐다.

■ 쿠키는 죽었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만 살아남는다

타사 쿠키 기반 타깃 광고는 효력을 잃었다.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와 함께 브랜드가 직접 확보한 퍼스트파티 데이터가 중요해졌다. 뉴스레터, 커뮤니티, 웨비나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데이터 구조를 구축하고 CRM에 자동 적재하는 전략이 표준화됐다.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데이터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토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활용해 유저 페르소나를 구성하고 정교한 타겟팅 광고를 시작하는 방법을 실제 사례로 공개했다. 고객 세그먼트로 마케팅을 나누고, 행동 기반 메시지로 전환을 유도하는 3단계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 2026년 2월, 네이버가 열어젖힌 새로운 문

2026년 2월 26일, 네이버는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약 4개월간의 베타 운영을 마치고 6월 30일 정식 출시됐다. 사용자가 쇼핑 키워드를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탐색 가이드를 제시하고, 상품 비교와 리뷰 분석, 맞춤 추천까지 한다. 집에 도착했을 때 AI 에이전트가 먼저 대화를 건다. 최근 밀키트를 검색한 이력이 있다면 "오늘 저녁은 밀키트 어때?"라고 제안한다. 클릭도 검색도 필요 없다. 그저 "좋아"라고 답하면 주문이 완료된다.

이것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에이전트 커머스는 AI가 사용자의 의도와 조건을 파악해 상품 검색, 비교, 추천 등 구매 전반의 과정을 대신 수행하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AI 쇼핑 에이전트는 모두에게 퍼스널 쇼퍼를 제공한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태어났다.

■ 2027년, AI 에이전트가 당신의 고객이 된다

AI 에이전트를 상대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사진=생성형 AI)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링크드인이 발표한 2027년 디지털마케팅 예측에 따르면 구매의 상당 부분이 개인 AI 에이전트에 의해 중개될 전망이다. 일상적이거나 리서치를 거친 구매는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한다. 브랜드가 에이전트 가시성을 위해 최적화되지 않으면 추천 목록에서 사라진다.

에이전트 친화적 콘텐츠는 명확한 답변, 권위 있는 증거, 합성 리뷰 시뮬레이션을 포함한다. 또한 마케팅은 주목 경제에서 의도 경제로 전환된다. 소비자와 그들의 에이전트가 명확한 욕구를 표현하면, 마케팅은 선언된 의도를 포착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프롬프트 기반 랜딩 페이지, 왓츠앱 봇, 제로파티 데이터 도구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사이트로의 트래픽은 급감한다. 답변이 AI, 채팅, 소셜 안에서 제공되기 때문이다. 2027년에는 대부분의 전환이 클릭 없이 일어난다. 에이전트 추천, 임베디드 구매, 소셜 체크아웃을 통해서다. 제로클릭 환경 최적화가 필수가 된다. 리치 스니펫, 쇼퍼블 릴스와 틱톡, 다이렉트 메시징 커머스가 주요 전환 경로로 부상한다.

■ 휴먼 콘텐츠만이 살아남는다

AI가 웹을 범람시키면서 신뢰는 무너졌다. 2027년 브랜드는 경험 기반 스토리텔링, 직원 크리에이터, 마이크로 다큐멘터리, 제로 AI 증명 배지로 승부한다. 진정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범용 AI 콘텐츠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사람이 주도하는 캠페인이 성과를 압도한다. UGC, 비하인드 신, 창업자 음성이 주요 전략으로 부상한다.

대중 팔로워 피로감도 심화된다. 닉시 디스코드, 텔레그램 그룹, 레딧 커뮤니티, 비공개 왓츠앱 커뮤니티가 충성도와 매출을 견인한다. 2027년에는 커뮤니티 해자가 팔로워 수보다 중요해진다. 자체 소유 커뮤니티, 링크드인의 직원 옹호, 한국 중소기업을 위한 지역 왓츠앱 그룹 투자가 필수 전략이 된다.

■ 마케팅은 시스템의 경쟁이다

2026년 디지털 마케팅은 캠페인이 아니라 구조의 경쟁이다. AEO, 숏폼 커머스, 퍼스트파티 데이터, AI 오퍼레이션까지 7가지 핵심 트렌드가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2027년에는 더 과격해진다. AI 에이전트가 구매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고, 인간의 콘텐츠만이 신뢰를 얻으며, 클릭 없는 전환이 일상화된다.

마케터의 역할도 재정의된다. 단순 실행자에서 벗어나 AI를 리딩하고 브랜드의 감성적 가치를 설계하는 전략적 디렉터로 전환된다. 기술은 거들 뿐이다. 결국 마케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며, AI는 그 과정을 빠르고 정교하게 만드는 도구일 뿐이다.

187조 시장이 열렸다.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는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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