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안 예산은 늘리는데 운영은 따로 논다…한국 기업 68% ‘통합 미완’

보안 운영 최대 부담은 인력 부족·도구 파편화…고도화 단계 조직은 16%
통합 보안 플랫폼 도입률 20%→12~24개월 내 57% 전망
91% AI 예산 확대 계획…데이터·자동화·통합 기반 부족이 활용 걸림돌
포티넷이 포레스터 컨설팅(Forrester Consulting)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5%는 파편화된 보안 도구와 아키텍처를 가장 시급한 사이버보안 과제로 꼽았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안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실제 보안 운영 환경은 이를 뒷받침할 만큼 통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기업에서는 여러 보안 도구와 프로세스가 각각 분리돼 운영되는 문제가 AI 기반 보안 체계 구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티넷이 포레스터 컨설팅(Forrester Consulting)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5%는 파편화된 보안 도구와 아키텍처를 가장 시급한 사이버보안 과제로 꼽았다. AI 기반 위협을 지목한 응답도 63%에 달했다. 위협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인력 부족이 53%, 도구 파편화가 49%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아시아·태평양(APAC) 12개국의 사이버보안 의사결정권자 58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국내에서는 54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기업들이 AI 보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과 별개로, 실제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흩어진 보안 체계와 데이터를 먼저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도구는 늘었지만 연결은 부족…고도화 단계 16%

국내 기업의 보안 운영 환경에서 두드러진 문제는 개별 보안 솔루션의 부족보다는 기존 도구와 프로세스를 얼마나 일관된 체계로 연결했느냐였다.

조사 대상 조직 가운데 68%는 보안 도구와 프로세스가 완전히 통합되지 않아 실제 운영 과정에서 편차가 발생하는 ‘중간 단계’에 머물렀다. 보안 환경 전반의 통합이 이뤄지고 AI가 실질적인 운영 과정에 활용되는 ‘고도화 단계’에 도달한 조직은 16%에 그쳤다.

기업들이 보안 업무에서 AI 활용을 확대하더라도 여러 시스템에서 만들어지는 정보가 분산돼 있거나 자동화 수준이 낮다면 AI가 활용할 수 있는 운영 기반 역시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보안 운영 구조 자체를 단순화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통합 보안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한 조직은 20%였지만 향후 12~24개월 내에는 이 비율이 5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통합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로 국내 응답자의 60%가 ‘도구 난립 해소’를 꼽았다. 이어 통합도 개선이 56%, 하이브리드 환경의 복잡성 관리가 42%였다. 앞으로 보안 운영센터(SOC) 자동화와 가시성 개선, 플랫폼 통합 역시 주요 투자 방향으로 제시됐다.

플랫폼 통합 필요성은 커졌지만 비용·운영 중단이 장벽

통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해서 실제 전환이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응답자의 69%는 전환 비용과 기존 운영의 중단 가능성을 플랫폼 통합 과정의 장벽으로 지목했다. 통합 플랫폼 하나가 모든 보안 영역에서 필요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55%였다. APAC 전체 조사에서는 같은 항목이 각각 51%, 46%로 나타나 국내 응답자들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기업들의 단기 투자 우선순위에서도 이 같은 간극이 드러났다. 향후 12개월 동안 중점을 둘 영역으로 사고 대응을 꼽은 응답자가 44%로 가장 많았고 위협 탐지 개선이 41%로 뒤를 이었다. 반면 보안 운영 단순화와 도구 난립 해소를 우선순위로 선택한 비율은 31%였다.

다만 플랫폼 통합 이후 운영 성과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는 높았다. 응답자의 약 90%가 운영 지표 개선을 예상했으며, 60% 이상은 탐지·대응 시간과 보안 분석가 생산성, 전반적인 SOC 효율성 등이 10% 이상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예산 91% 늘린다…문제는 AI가 쓸 ‘통합된 기반’

AI 투자 의지는 더욱 뚜렷했다. 국내 응답자의 91%가 AI 관련 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두 자릿수 수준의 증가를 예상했다. 60% 이상은 AI가 탐지 정확도를 높이고 대응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전반적인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AI를 보안 운영의 복잡성을 줄이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나타났다. AI 기반 자동화와 보안 운영을 통해 수작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57%였으며, 중앙집중식 통제가 강화될 것이란 응답은 56%, 일관된 정책 적용을 기대한 비율은 54%였다.

그러나 실제 AI 운영을 확대하려면 기존 보안 환경 정비가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리된 보안 환경과 제한된 자동화 수준, 통합되지 않은 데이터가 AI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으며 상당수 조직은 아직 AI를 대규모 보안 운영에 적용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에 머물렀다.

포레스터 컨설팅은 APAC 기업들이 AI 기반 위협과 내부 시스템의 복잡성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안 투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밴 컨(Van Con) 포티넷코리아 지사장 대행은 “파편화된 도구와 제한된 가시성, 급증하는 보안 경보로 위협 탐지·대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AI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려 해도 이를 뒷받침할 통합 기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포티넷은 가시성과 자동화, AI 기반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통합 플랫폼을 통해 보안 아키텍처 단순화와 복원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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