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원 돌파한 비트코인...왜 오르나?

돈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이런 철학적인 의미를 따지자는 것이 아닙니다. 

돈은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필요한 수단입니다. 물물교환의 기준이 되는 물품(조개껍질, 쌀 등 곡식, 비단, 금 등)이 돈의 시작이죠. 돈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고 변할 것입니다. 

지금의 돈은 어떤가요? 요즘 지갑 속에 두둑하게 지폐를 넣고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각종 'OO페이' 서비스와 모바일뱅킹을 통해 전자적 거래가 대세죠.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돈은 전자화폐化 돼버렸습니다. 추세를 볼 때, 미래에는 보고 만질 수 있는 현물로써의 돈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가 물물교환의 기준, 즉 돈이 될 수도 있겠죠. 

다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돈이라는 것은 중앙에서 관리하는 기구가 있고, 이들 기구들이 각 나라를 대표함과 동시에 전세계 경제와 밀접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국제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대표적으로 미국의 달러)가 있고, EU의 유로·일본의 엔·영국의 파운드 등이 준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거래를 위해서 필요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이 견고한 시스템 내에서 일종의 국제 경제 질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중앙에서 관리하는 기구가 없습니다. 국제 금융거래 시스템 밖에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들이 '통화'로써 인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알 만한 전문가들이나 학자, 정치인들이 비트코인을 도박이나 사기 정도로 치부했을 정도였죠. 

이미지 =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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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원 돌파한 비트코인...왜 오르나?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죠. 물물교환의 기준이 반드시 기존의 통화(돈)로 한정 짓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고, 이를 현금으로 자유롭게 바꾸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차를 살 때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 또한 하나의 전환점이 됐죠. 

특히 비트코인은 전체 공급(통화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이론상 화폐 가치의 하락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현재 거래 규모는 1860만개 수준) 물가·환율·이자율 등 경기 흐름에 따라 인플레이션 등을 반복하는 기존 통화와 달리 안전 자산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는 이유죠.

기존 안전 자산은 '금'이 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안전 자산으로서 금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증을 했죠. 급기야 3월 14일에는 6만달러 선을 넘어 한화로 7천만원을 돌파해 버렸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2배가 넘은 증가폭입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이미 1조달러를 넘었고요. 

비트코인의 활용폭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통화로 인정하지 않았던 금융권의 시각 또한 달라졌죠. 일론 머스크의 예고(?) 외에도, 신용카드 사인 비자·마스터카드 역시 비트코인을 지급 결제 수단으로 검토 중입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로 했고,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과 스퀘어는 이미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했습니다.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얼마고, 어떻게 될까?

비트코인 반대론자들의 보수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근본적인 가치가 제로(0)라는 뜻입니다. 지구촌 모든 구성원이 이를 금이나 기축통화, 혹은 돈과 같은 가치를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비트코인 옹호론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죠. 

다만 가치를 매기는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를 따져보면, 현재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는 아닙니다. 현재 시장에서 1 비트코인의 가치는 한화로 7천만원 수준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가치는 0원이 될 수도 있고, 1억원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금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명목화폐로 가치를 인정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법정화폐가 될 것이라고 보면 안됩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과 같은 관리 기구가 없어, 그 자체의 가치 안정에 정부가 개입하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경제 상황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죠. 변동성이 너무 크고 급등락을 반복하는 투기장을 연출하고 있기에 기축통화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봐서는, 훌륭한 대체 투자 수단 위치까지는 오른 듯 합니다.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상, 우리가 비트코인이 '실물이냐 아니냐'를 두고 보수적 관점에서 논쟁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닙니다. 이미 디지털 시장에서는 가상화폐가 지역화폐나 수표 같은 '사실상의' 대체 통화로 쓰이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통화 기능만을 강조한 결제 수단(화폐)으로 보거나, 보고 만질 수 있는 실물 자산으로 접근한다면 내재가치가 제로인 신기루로 전락하겠죠.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유력한 대체 투자 수단인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물이 없는' 디지털 자산인 만큼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음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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