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사라진다...다시 불붙는 모빌리티 플랫폼

위드코로나 실시로 조금씩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가운데, 택시 시장에 또 한 번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움직이려는 이들은 늘어나는데, 이들을 태울 택시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사람은 돌아오지만 택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11월 1일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한산했던 거리는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재택 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은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학생들의 등·하교가 이뤄지고 있다. 배달 음식을 주로 이용하던 이들도 늘어난 영업시간에 맞춰 식당가를 찾고 있다.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에 따르면,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은 시간제한은 해제됐으며, 유흥시설 역시 자정까지 운영할 수 있다. 사적 모임은 최대 12명까지 허용한다.

단계적 일상회복 전후 변화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이후, 직장인 상권 등에 위치한 매장의 매출이 전월 대비 71% 상승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저녁 모임이 늘어난 영향으로 인해 숙취해소제와 음료는 각각 47%, 43%나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유동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택시가 없다는 것. 우선 택시 기사 자체가 줄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 수는 24만2662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3만명 이상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 이후로는 매년 1만명씩 줄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코로나 이후 택시 기사도 야간 영업 선호 떨어져

또 택시가 유동 인구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는 코로나19에 의해 주요 영업 시간이 변한 영향도 적지 않다.

코로나를 거쳐오면서 유동 인구의 활동 시간에 따라 택시 기사의 영업 시간 역시 야간보다는 주간 시간으로 달라졌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심야 영업 제한 정책에 따라 택시 이용객 수는 급감한 바 있다. 코로나 이전 택시 이용은 밤 11시부터 새벽 1시에 집중됐지만, 정부의 방역 지침 이후 업소의 영업 시간이 제한되며 그 시간 대에 손님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택시 기사도 주요 영업 시간을 바꿨다.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시행에 따라 택시 영업 시간 역시 이전과 같이 변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변경된 택시기사들의 영업 시간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개인 택시를 몰고 있는 A씨는 "아무래도 주간에 콜을 확실하게 받고 밤에는 운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코로나 지나고 손님이 계실지 말지 모르는데 괜히 기름값만 낭비할 바엔 쉬는 게 낫다"고 전했다.

게다가 택시 기사 직군 자체의 고령화로 인해 빠르게 대응이 어렵다. TS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전국 개인택시 운송사업자 16만 4060명 중 60, 70, 80대 연령의 기사가 72%나 차지한다. 서울의 경우, 60대 연령 이상의 택시기사가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밤 시간의 야간 주행을 선호하지 않다 보니 택시 공급 부족으로 연결되는 것.

다시 경쟁하는 모빌리티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다시 모빌리티 플랫폼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일 글로벌 기업 우버와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인 우티(UT)는 우버와 티맵택시를 합친 UT 어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각각 존재했던 서비스 앱은 1일부터 통합됐다.

택시 중개·호출 서비스와 가맹택시를 운영하는 우티는 현재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사전 확정 요금제, 택시 합승 서비스인 UT 풀(Pool·가칭), 승객에게 빠른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UT 플래시(Flash) 등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이용요금을 조정하는 탄력요금제도 도입할 방침이다.

우티는 연내 가맹택시를 1만대까지 확장하는 한편, 추가로 2022년 중 가맹택시 1만대 이상 추가할 계획이다. 대형 세단 기반의 고급 서비스 ‘UT 블랙’도 준비 중이다. 톰 화이트 우티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택시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우티는) 전국 택시 기사를 모두 아우르는 오픈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다 역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타다는 소위 타다금지법을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 개정으로 인해 메인 비즈니스인 ‘타다 베이직’을 철수하면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타다를 인수 하면서 새로운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타다는 12월 중 7인승 대형 차량을 기반으로 한 호출 중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대 4100만원 지급 조건으로 기사를 모집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거친 후 숨 고르기 중이다. 유료 호출서비스인 ‘스마트호출’을 폐지하기는 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택시 호출앱 ‘카카오T’의 사용자수는 2800만명에 달한다. 가입 택시 기사 역시 90% 이상이며,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의 경우에도 2분기 기준 약 2만 6000대를 보유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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