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빅테크가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뭘까?

[AI 요약]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는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단적으로 꼽아보자면 외부 활동 자제,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온라인 서비스 이용율 증대, 집을 중심으로 한 생활 루틴의 변화 등이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온라인 서비스와 디지털 혁신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통신사, 빅테크, IT기업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비전을 수립하고 국내외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64억 달러(약 125조원)에서 오는 2025년 5044억 달러(약 593조원)으로 매년 30% 정도의 성장세가 예측되고 있다.


통신사를 비롯한 빅테크, IT기업들이 앞다퉈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며 의료 분야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헬스케어 분야는 엄청난 미래 가치를 지닌 신사업으로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금융 분야를 시작으로 시범 서비스에 나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은 장차 의료 데이터로도 이어진다.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공공 의료 데이터를 비롯 그간 의료계가 보유하고 있던 데이터 활용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역시 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 요인이 되고 있다.

특징적인 점은 그간 각각의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금융 분야에서는 기존 금융사는 물론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이 영역 파괴의 무한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금융 분야에서 벌어지는 양상을 봤을 때, 의료 분야 역시 기존 병원과 보험사는 물론 최근 앞다퉈 헬스케어 신사업 발표에 나선 통신사 및 빅테크, IT 기업들이 합종연횡하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가 제시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가능성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는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단적으로 꼽아보자면 외부 활동 자제,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온라인 서비스 이용율 증대, 집을 중심으로 한 생활 루틴의 변화 등이다.

그 영향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기업들이 엄청난 성장을 이어갔고, 이를 지켜본 다른 기업들도 저마다 플랫폼 구축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온라인으로 쏠리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이전까지 디지털 전환이나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을 가졌던 소비자는 물론 기업들 조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그 과정에서 찬반 논란이 심했던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도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전향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즉 디지털 헬스케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대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디지털 서비스의 거부감이 낮아지며 원격진료에 대한 논의도 전향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의료계, 보험사가 아닌 기업들이다. 온라인 서비스와 디지털 혁신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통신사, 빅테크, IT기업들은 저마다 비전을 수립하고 헬스케어 사업에 나서고 있다.

그 양상을 보면 빅테크의 경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통해 향후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의료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통신사는 조만간 원격 의료가 가시화 될 상황을 대비해 자사의 이용자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인구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헬스케어 무한 경쟁의 서막 오르나?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지는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이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각국의 의료 전문가들 중에는 향후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을 예고하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인구 고령화는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많은 나라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즉 다른 말로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업들에게 지속적인 수요가 보장된, 소위 ‘돈이 되는’ 사업인 셈이다.

이를 감지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선언한 통신사, 빅테크, IT기업 등의 사업 내용을 보면 그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저마다 자사의 강점을 활용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모양새다.

먼저 통신 기업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살펴보면 KT는 지난해 말 미래가치추진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 P-TF 조직을 신선하고 의료 마이데이터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폼을 만든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6월부터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미국 전자약 개바회사 '뉴로시스마'에 최근 500만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뉴로시스마는 미국 FDA로부터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 승인을 최초로 획득한 기업이다.

이를 위해 대형 병원과 헬스 데이터 연결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는가 하면, 대한심부전학회 등과 입원 위험 관리 서비스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미국 전자약 개발회사인 ‘뉴로시스마’와 협업해 전자약의 국내외 사업에 나선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뉴로시그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 승인을 최초로 획득한 기업으로 KT는 최근 이 회사에 500만 달러(약 58억 6000만원)를 투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한편, 울산과학기술원 등과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술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또한 관계사인 LG전자와 함께 뇌질환 디지털 치료 전문 기업 ‘로완’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및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케어에이트 DNA’와 손잡고 국내 최초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집으로 배송된 검사 키트에 침을 묻혀 보내면 질병 유무와 함께 영양소, 식습관, 피부상태, 불면증 여부, 요요 가능성, 근육발달 능력 등의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DTC)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빅테크의 양대 강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한 인적, 기술적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황희 헬스케어 CIC 대표. 황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20곳이 상의 해외 병원과 디지털 병원 혁신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이미지=카카오)

카카오의 경우 지난 2일 사내독립기업인 ‘헬스케어 CIC’를 설립하고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지케어텍 부사장 겸임)을 대표로 임명했다. 또한 유전체 정보 기반 건강 기록 서비스 ‘레어노트’를 만든 휴먼스케이프를 인수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자사의 디지털 기술 역량과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시작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황 대표의 선임 배경 역시 해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해 본 경험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카카오는 아직 규제에 가로 막힌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보다 해외 시장 공략에 먼저 집중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앞서 카카오는 투자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난 2019년 아산병원과 함께 아산카카오메디털데이터를 설립하는가 하면, 그해 5월에는 연세대의료원과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하는 등 국내 대형 병원과 손잡고 꾸준히 의료 데이터 역량을 키워왔다.  

네이버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 강화를 위한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하고 로봇수술 전문가인 나군호 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엑셀러레이터 D2SF를 통해 의료 관련 기술 전문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기업으로는 엔서(치매 조기진단), 휴레이포지티브(만성질환관리), 아모랩(생체전자공학기술), 아이크로진(유전자 정보분석), 큐에스택(진단키트), 딥메디(심혈관 질환 관리), 두잉랩(인공지능 영양관리앱) 등이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네이버 또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염두하고 있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일례로 2019년 일본 자회사 라인이 소니 계열의 의료플랫폼 업체 ‘M3’와 합작법인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해 현지에서 원격 의료사업을 시작한 것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3는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갤러시워치 시리즈로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워치3는 혈압, 심전도, 혈액 내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 가능하다. 특히 산소포화도 측정은 스마트워치 최초로 탑재된 기능으로 심전도 기능과 가속도 센서를 포함한 기술적 고도화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워치3는 장애인·고령자를 위한 케어 서비스 지원 기기로도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역시 스마트워치 최초로 탑재된 ‘낙상 감지’ 기능 덕분이다. 사용자의 낙상 상황이 발생하면 스마트워치는 자동으로 사전 저장된 보호자 연락처로 알람을 보내고 통화 연결을 시도한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64억 달러(약 125조원)에서 오는 2025년 5044억 달러(약 593조원)으로 매년 30% 정도의 성장세가 예측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ICT 기술에 기반한 데이터 처리, 분석기술 경쟁력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통신사, 빅테크, IT기업 등이 내세우는 경쟁력이며, 이들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기도 하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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