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위기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구축, 제 역할 할까?

[AI요약]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악재에 대내외적인 기업 이미지 실추와 기업가치 하락 등 실체적인 위기를 경험하며 그간 계열사 별 독립경영 체계 중심의 ‘각자도생’식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위기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계열사 갑질,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카카오가 새해 벽두부터 카카오페이 대표 및 임원진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방식)을 통한 집단 주식 매도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지켜보는 대·내외 시선은 싸늘했다. 특히 이번 경우는 내부 반발이 강하게 불거졌다. 덕분에 그간 상생안 등을 바탕으로 진행되던 카카오의 대내외적인 노력은 빛이 바래게 됐다.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퇴보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 된 것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이어 최근 연이어진 그룹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에 나섰다.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악재에 대내외적인 기업 이미지 실추와 기업가치 하락 등 실체적인 위기를 경험하며 그간 계열사 별 독립경영 체계 중심의 ‘각자도생’식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위기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카카오공동체에 속한 몇몇 계열사의 성장·수익 중심적인 돌출 행보는 카카오 전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며 대내외적인 신뢰도 하락을 몰고 왔다.

이는 연초부터 카카오를 비롯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주가 급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 10일 하루 만에 증발한 카카오계열 시가총액은 3조원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재는 ‘현재진행중’이다. 카카오가 컨트롤타워 구축에 나선 것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 그로 인해 커지는 대내외 불신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김범수 의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에 따르면 새롭게 조직되는 컨트롤타워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원활한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017년 만들어진 공동체컨센서스센터를 위기 관리 조직으로 확대 개편한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이하 얼라인먼트센터)’다. 이를 총괄하는 것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로 알려졌다.

연 이어 터진 악재, 유형도 천차만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주식 '먹튀' 논란은 결국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자신 사퇴'로 이어졌다. (사진=카카오)

지난해 계열사 갑질,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카카오가 새해 벽두부터 카카오페이 대표 및 임원진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방식)을 통한 집단 주식 매도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지켜보는 대·내외 시선은 싸늘했다.

시장에는 ‘카카오페이는 더 이상 성장 여력이 없다’는 잘못된 시스널을 주는 것이었고, 내부적으로는 함께 고생해 카카오페이를 만들어 온 직원들을 배신하는 일이었다.   

특히 이번 경우는 내부 반발이 강하게 불거졌다. 사태가 확산되며 카카오노동조합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퇴’를 촉구했고, 이는 결국 류 대표의 자진 사퇴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3일 카카오페이 상장 당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북을 치고 있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성공을 이끈 리더에서 한순간에 '주식 먹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사진=카카오페이)

하지만 카카오노조의 문제 제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류 전 내정자의 주식 매도 사실이 알려지며 문제 제기가 됐지만 선임을 강행하며 위기 감지와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전검 프로세스 강화’ 등의 강도 높은 대책 수립을 회사에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노조 측은 대량 주식 매도로 논란이 된 류 전 내정자 및 임원진의 남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취소 등 이사회 차원의 제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골목상권 철수, 기금 3000억 마련 ‘상생’도 빛 바래

지난해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에 '탄력 요금제'가 적용되며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을 폐지해야 했다. (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무리한 수익화 과정에서 비롯된 갑질 논란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은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대책 회의를 소집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대대적인 상생안을 내 놓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업은 철수하고 요금 인상 논란이 있던 카카오택시의 ‘스마트호출’은 폐지했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도 하향 조정하고 중개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우선배차를 유료화한 ‘프로 멤버십’도 월 9만 9000원에서 3반 9000원으로 인하했다.

이는 악화된 여론은 물론 이에 귀 기울인 정치권 주도로 진행되는 빅테크·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와 같은 상생안이 나오기 이전,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계열사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수익화에 따른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최근 발생한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주식 ‘먹튀’ 논란도 그 때와 다르지 않다. 예측할 수 있는 위기였고, 관리 됐다면 막을 수 있었던 위기이기도 했다.

덕분에 그간 상생안 등을 바탕으로 진행되던 카카오의 대내외적인 노력은 빛이 바래게 됐다.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퇴보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 된 것이다.

규제 강화에 직면한 카카오,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 제 역할 할까?

카카오에서 출범하는 컨트롤타워인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를 총괄하는 것은 여민수 공동대표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카카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부기관의 플랫폼 규제는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카카오 등 몇몇 급성장한 빅테크·플랫폼 기업들이 자초한 일이기도 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그간 지속적인 컨트롤타워 부재와 스타트업 방식의 기업 운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급기야 김범수 의장이 ‘자기 사람을 너무 챙긴다’는 말까지 돌았다.

이러한 여러 이유 외에도 최근 카카오는 각 계열사 리더들이 자리를 옮기는 등 대대적인 리더십 교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간 불거진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무리한 수익화 문제가 내수시장에 집중돼 있는 사업 형태라는 지적에 따라 향후 사업 방향을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전환하는데 따른 사전 정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공동체 전략 방향의 얼라인먼트(정렬)을 체계화하고 고민하는 조직, 위기를 관리하는 조직으로서 얼라인먼트센터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연말 신설된 미래이니셔티브센터와 합을 맞추며 카카오 그룹 운영의 양대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얼라인먼트센터를 총괄하는 것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다. 카카오 경영을 맡은 여 대표가 얼라인먼트센터로 내부 살림 총괄과 위기를 단속한다는 것이다.

향후 카카오는 지난해 신설된 미래이니셔티브센터와 위기를 관리하는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가 그룹 운영의 양대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범수 의장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에 관여하며 이사회 의장으로서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카카오)

얼라인먼트센터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과거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미전실), SK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같은 ‘그룹 의사결정 조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간 카카오에서 전해진 상생안과 김범수 의장이 언급한 바를 통해 유추해 볼 때, 얼라인먼트센터는 향후 10년 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이뤄가겠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바닥으로 떨어진 기업 이미지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기 관리가 필수다. 특히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카카오가 그간 보여준 혁신에 대한 고객 신뢰와 지지가 뒷받침 돼야 설득력이 생긴다. 하지만 불신과 함께 플랫폼 기업 규제를 지지하는 여론은 커지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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