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료 법적공방 2차전, 넷플릭스가 ISP?

[AI요약]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법적공방 2차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재판부가 기술적 쟁점을 중심으로 요구한 2차 변론에서 넷플릭스가 자사를 CP가 아닌 ISP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한국과의 ‘망 이용료’ 공방은 넷플릭스가 반드시 이겨야 할 싸움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최근 2차 변론에서 자사를 'ISP'라고 주장하며 의아함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법적공방 2차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재판부가 기술적 쟁점을 중심으로 요구한 2차 변론에서 넷플릭스가 자사를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아닌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 변론에서 주장한 ‘빌앱킵(상호 무정산)’과 자체 개발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에 이어 새롭게 들고 나온 논리다.

앞서 줄곳 CP 입장으로 법적 논리를 펼쳐왔던 넷플릭스가 돌연 자사를 ISP라고 입장을 바꾸며 무리수를 두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재판부 역시 2차 변론에 앞서 “국제적 관심이 뜨거운 만큼 사안”이라고 밝힌 것처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법적공방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등의 CP와 ISP, 정부 등이 모두 시선을 집중하는 사안이 되고 있다.

쟁점 1. 무정산 인지 유무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료' 법적 공방은 이제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법적공방 2차전의 주요 쟁점은 ‘빌앤킵’ 즉 상호 무정산을 각각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다. 2차변론에서 양측은 그간 경과와 기술·법률적 주장을 담은 프리젠테이션을 30분씩 진행했다.

우선 넷플릭스의 주장은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료’에 대해 애초부터 상호 무정산이라는 점을 알고 대가 없이 연결했으며, 인터넷의 비용 부담은 ‘자사의 망 비용은 자사가 충당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것이다. 또 OCA 연결지점 이후 이용자까지 콘텐츠 전송의 주체는 SK브로드밴드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가 이미 2016년부터 미국 시애틀을 시작으로 OCA와 직접 연결을 시작했고 2018년에는 SK브로드밴드 요청으로 이를 도쿄로 변경했으며 2020년 홍콩도 추가됐다는 점을 밝혔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상거래의 기본은 유상’이라고 반박하며 넷플릭스가 주장하는 ‘빌앤킵’은 동등한 ISP사이에 적용하는 정산 방식이라는 점과 함께 앞서 넷플릭스가 근거로 든 OCA 연결 방식과 별개로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는 추후 협의사항으로 남겨 놨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OCA의 경우도 넷플릭스 자체 CDN(콘텐츠 전송네트워크)의 일종이라는 것이 SK브로드밴드의 논리다. 이 경우 현 인터넷 서비스 구조에서 많은 CP들이 CDN 업체를 통해 ISP에 망을 연결하고, CDN은 그에 대한 망 이용 대가를 ISP에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역시 망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쟁점 2. 넷플릭스가 ISP라고?

넷플릭스는 위와 같은 예를 제시하며 자사를 OCA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와 피어링 방식으로 직접 연결하는 일종의 '송신 ISP'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지=넷플릭스)

넷플릭스가 2차 변론에서 새롭게 들고 나온 주장은 자신들이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관점에서 ‘송신 ISP’에 해당하고, SK브로드밴드가 ‘착신 ISP’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이는 줄곧 CP 입장에서 변론을 펼쳐왔던 그간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라 의아함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가 펼치는 ‘송신 ISP’ 주장을 살펴보면 넷플릭스의 연결 방식은 한국 내 CP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 내에서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는 ‘송신 ISP’ 역할로 CP들에게 전 세계 인터넷에 대한 접속 서비스를 제공 하는 대가로 ‘망 이용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넷플릭스와의 관계에서 SK브로드밴드는 ‘착신 ISP’가 된다는 논리다.

넷플릭스가 자사를 ‘송신 ISP’라고 하는 바탕에는 SK브로드밴드의 주장과 달리 자사 OCA를 자체 CDN으로 보지 않으며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와 ‘피어링(직접접속)’ 방식으로 직접 연결하고 있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주장하는 ‘송신 ISP’와 ‘착신 ISP’ 개념은 인터넷 시장에서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빌앤킵’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과 별개로 현상만을 놓고 봤을 때, 넷플릭스의 ‘송신 ISP’ 주장은 기존 CP 입장에서 펼쳐왔던 논리와 배치되는 것으로, 무리수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을 비롯한 각종 문제에 전혀 끼어들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난감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최근 대폭락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지=MSN 금융)

최근 넷플릭스의 대·내외적인 상황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가입자수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이어진 ‘주가 대폭락’ 쇼크를 겪고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곧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 계정 공유 제한, 광고형 저가 구독 상품 등으로 이미지 역시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한국과의 ‘망 이용료’ 공방은 넷플릭스가 반드시 이겨야 할 싸움이 되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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